

서울대학교가 해방 이후 한국 최고의 대학의 위치를 쭉 지켜온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서울대학교의 근원에 대해 알아보겠음.

(사진은 구 경성제국대학 본관)
서울대학교가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의 후신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음.
하지만 서울대는 공식적으로 경성제국대학의 후신임을 인정하지 않음.
해방 직후 경성제대의 학생이 서울대에 계속다녔고, 캠퍼스도 같았는데도...
현재 대만의 타이페이대학이 일제강점기 대만에 있었던 타이페이제국대학의 후신을 자처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임.
물론 일제의 제국대학의 후신임을 껄끄러워 해서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음.
우선 첫번째, 교수진이 달랐음.
당시 경성제대 전부를 통틀어 조선인 교수는 단 한명에 불과했음.
(참고로 경성제대는 당시 조선인과 조선 거주 일본인이 입학했는데, 일본인 학생의 비중이 높았음.)
그런데 해방이 되자, 나머지 일본인 교수들은 당연히 일본으로 돌아감.
당시 한반도에서 유일한 대학이던 곳에 교수가 텅텅 빈 상황인것ㅎㄷㄷ
결국 해방 이후 경성제대를 서울대로 변하는 과정에서 빈 교수진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소수의 사람과 사립대의 교수진을 뺏어다 쓰게됨ㅋㅋㅋ
그래서 미군정이 경성제대를 서울대로 바꾸는 정책을 사립대학생들도 결사반대하게됨.
(그럼 사립대의 교수진은 누구로 충원했냐면 바로 경성제대 졸업자들임ㅋㅋㅋㅋ 고려대 같은 경우는 경성제대 졸업 후 일자리가 없어서 시골에서 농사하는 사람을 교수진으로 썼다는 말이 있을 정도... 그래서 경성제대 학맥은 고려대가 이었다는(...) 농담도 있음)
두번째, 학생 구성원도 다름
앞서 사립대라는 말을 썼는데, 한국사 공부 좀 한 사람이라면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에 있었던 대학은 경성제대 밖에 없음을 알고 갸우뚱 했을 것임.
여기서 말하는 사립대는 일제강점기 때 '전문학교'였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에 의해 대학이 된 학교들을 뜻함. 현재도 유명 사립대로 불리는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동국대 등이 일제강점기 때 전문학교였다가 추후에 대학이 된 것.
(이런 전문학교들은 사실상 대학의 기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총독부가 허락을 안 해줘서 대학이 되지 못함ㅂㄷㅂㄷ 일본때문에 근대화됬다는 말이 거짓말인 이유...)
어쨋든 일제강점기 조선에는 경성제대를 제외한 고등교육기관은 전문학교였음.
일제강점기 말에 전문학교는 관립(국립)과 사립을 합쳐서 약 20곳 정도 있었음.
그런데 이 전문학교 중 상당수가 해방 후에 서울대에 편입되게 됨.
서울대에 편입된 전문학교는 무려 8곳! 즉 한 나라의 고등교육기관 중 절반을 한 학교로 통합시킨 것임.
그 중 대부분이 총독부가 힘써 기른(?) 관립 전문학교였으니 이를 모두 총합한 서울대의 위상은 대단할 수 밖에 없음.
(서울대가 설립 초기에 캠퍼스가 서울의 여러군데에 퍼져있던 이유도 서울대가 여러 학교들이 통합된 학교이기 때문임. 박정희 정권때인 1970년대에 비로소 관악캠퍼스를 만들며 그나마 하나의 큰 캠퍼스를 가지게 됨)
즉 결론을 말하자면, 서울대는 출범부터 국내 최고의 교수진 싹쓸이 + 국내 고등교육기관 싹쓸이를 통해 만들어진 초대형 학교였기 때문에 그 영향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는 것.
+) 일제시대 전문학교였던 대학이 합쳐저 만들어진 사립대도 있음. 우선 연희대(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대(세브란스의학전문)가 합쳐진 대학이 연세대. 그리고 고려대(보성전문학교)는 원래 의대가 없었는데, 경성여자의학전문의 후신인 우석대(현재의 우석대 아님)를 합병하여 현재의 고려대 의대가 됨.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첫댓글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