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문화 산책-세비야의 이발사, 나는 이 거리의 만능일꾼
La ran la le ra, la ran la la.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
Presto a bottega, che' l'alba e' gia'.
Ah, che bel vivere, che bel piacere
per un barbiere di qualita'!
Ah, bravo Figaro! Bravo, bravissimo;
fortunatissimo per verita'!
Pronto a far tutto, la notte e il giorno
sempre d'intorno, in giro sta.
Miglior cuccagna per un barbiere,
vita piu' nobile, no, non si da'.
Rasori e pettini, lancette e forbici,
al mio comando tutto qui sta.
V'e' la risorsa, poi, del mestiere
colla donnetta... col cavaliere!!!
Ah, che bel vivere, che bel piacere
per un barbiere di qualita'!
Tutti mi chiedono, tutti mi vogliono,
donne, ragazzi, vecchi, fanciulle:
Qua la parrucca Presto la barba
Qua la sanguigna Presto il biglietto
Figaro. Figaro. Son qua, son qua.
Figaro. Figaro. Eccomi qua.
Ahime', che furia!
Ahime', che folla!
Uno alla volta, per carita'!
Pronto prontissimo
son come il fulmine:
sono il factotum della citta'.
Ah, bravo Figaro!
bravo, bravissimo;
a te fortuna
non manchera'.
Sono il factotum
DELLA CITTA'!!!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 1막 1장에서 주인공 휘가로가 신나게 부르는 아리아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의 그 노랫말 전문이다.
우리말로 풀어서 ‘나는 이 거리의 만능일꾼’이라고 한다 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랑하는 여인 로시나의 집 앞에 나타난 휘가로가, 이 거리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을 찾아 이런저런 도움을 청한다면서, 자기야말로 이 거리에서 가장 인기 있고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라곤 없는 만능일꾼이라고 한껏 뽐내며 부르는 아리아다.
마치 말의 양동이에서 쏟다 붓다시피, 쾌활하고 빠른 말투로 부르는 노래여서 듣는 사람이 다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듣다보면 어느 순간에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로 신이 나는 아리아다.
2019년 11월 12일 화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다.
오후 5시쯤 해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우리 문경중학교 16회 동문으로 ‘재경문경시산악회’에서 함께 하고 있는 홍두환 친구의 전화였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진 시간이라, 혹시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전화 한 것 아닐까 하면서 그 전화를 받았다.
내 짐작은 빗나갔다.
전혀 뜬금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 말이었다.
“형님, 저도 좀 데불고 가주세요.”
언뜻 이해가 되지를 않아서, 이렇게 되물어봐야 했다.
“오데를 데불고 가 달라는 거요?”
내 그 되물음에, 홍두환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을 했다.
“오데긴 오데라요. 문경에서 공연한다는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에 좀 데불고 가달라는 거지요.”
놀라운 답이었다.
내 그동안 나와 친분이 깊은 김선국제오페라단이 주관을 하고 이태리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인 까를로 팔레스키가 지휘하는 그 오페라를 우리 고향땅 문경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이루 헤아릴 수 없다할 정도로 주위에 소문을 냈었다.
우리 고향땅 문경에 정통 오페라가 찾아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공연이 확정되기 전부터 주위 두루 입소문을 냈었고, 확정되고 난 뒤에는 아예 ‘우리들 문화 산책-세비야의 이발사’라는 제목으로 연작의 글을 써서, 온라인 SNS에서의 내 글쓰기 공간인 Daum카페 ‘문중 13회’와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그리고 페이스북같은 곳에 공개해서 소문을 냈다.
내 그 정도하면, 주위에서 관심을 가져줄 줄 알았다.
내 그 기대는 다 헛것이었다.
아무도 내 그 하는 짓을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예 그 공연에 대해 관심조차 가지지를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고향땅 문경에 우리 같은 중학교 출신의 후배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성악가인 바리톤 서동희가, 이번 그 공연의 주인공인 휘가로 역을 맡게 되었는데도, 일절 무소식이었다.
겉으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마음속으로는 참으로 섭섭했었다.
그렇다고 한 사람 한 사람 그 뜻을 물어가며 초대를 할 수도 없었다.
거절을 당했을 때, 황당해지는 그 순간이 두려워서였다.
날이 갈수록 빈들에 마른 풀 같은 심정이 되어갔다.
홍두환 친구의 그 전화는, 바로 그렇게 바싹 말라가던 내 심정에 단비 같은 소식으로 다가왔다.
마침 딱 한 장의 여유분 초대권이 있었다.
곧바로 답을 했다.
이리 했다.
“좋아여!”
그렇게 답을 하는 순간, 홍두환 그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내 같이 떠올린 노래가 한 곡 있었다.
다들 싫다 싫다하는 중학교 총동창회장을 연임으로 맡아서 감당했던 그 친구의 헌신적 역할을 생각해서였고, 다들 쓰기를 주저주저하는 돈을 막마구 써대면서 주위와 어울려 소통하는 그 친구의 조화로움을 생각해서였다.
바로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에서 주인공 휘가로가 부르는 아리아로, 곧 이 곡이었다.
‘나는 이 거리의 만능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