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안에서 밖으로 본 식당의 모습이다. 4인용 식탁 8개의 작은 식당이다.
골목 맞은 편에서...그냥 평범한 변두리 식당으로 보인다. 아니 사실이 그렇다.
가까이에서 보아도 여느 변두리 식당과 다른 것이 없다.
여길 보면 약간의 실마리가 잡힐 수도 있으나 필(feel)이 꽂히기에는 부족하다.
여길 보면 어? 이거 뭐야 할 것이나 글씨가 작아서 별로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고...
소주 뚜껑으로 장식해 놓았는데 근시인 나는 처음엔 무슨 초록빛의 화초를 걸어 놓은 줄 알았다.
자, 이제부터다. 웃기는 것은...
식사 메뉴는 '배뽈록' 이다. 하긴 맞다.
술, 좀 유식한 말을 쓰자면 주류는 '알딸딸'이다. 끄떡끄떡... 하긴 맞다.
다음. 안주, 반찬류.
'밥도둑'이다. 허긴, 그것도 그렇다. 맛만 있다면...
그런데 내용물을 보자...
해물잡탕..응아 18,000원(원은 생략할 예정이다) 아마 다음의 아가 15,000과 대비해 놓은 걸
보면 응아는 형님을 말함이렷다.
닭도리탕.. 큰집 18000 작은집 15000
김치전골 큰형님 18000, 형님 15000, 아우 12000
친가형제들 다 쓰고나니 처가로 넘어간다.
동태전골 장모 18000,처형 15000, 처제 12000
좀 확대를 해보면 잘 보이시는지?
다음은 반대편 벽이다.
두루치기라는 경상도식의 음식이 있다.
이 집의 수식어를 넣어서 두목두루치기.
머릿음절은 따서 두.. 장모 18,000
목.. 처형 15,000 목살이란다.그래서 목이다.
김.. 처제 12,000
그 아래의 치,두,루,치,기의 항의가 심하다. 왜 나는 없는 거얌...
그래, 그래, 만들어 줄께 좀 기다려 봐... 나의 말이다. 달래는 게 내 특기니까...
동동주는 세 종류... 동. 온통,동 반통, 동.새끼---아마 대포 한 잔인 모양이다.
그리고, 옆에 보이는 글들...
인터넷 상에서 본 글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 좌우간 웃기는 글이다.
여느 식당에선 볼 수 없는...
이 글은 처음 읽고 좀 어리둥절했는데 곧 주인 아줌마의 뜻을 알 것 같다.
영(뇽)감님께서 가끔 쥐어 박나 보다.
이렇게라도 해서 여론 형성을 해서 그 주먹에서 벗어나고자 함이 아닐까?
(아줌마, 아저씨 틀려도 나 뭐라 하지 말기...)
제일 중요한 것이 사실은 위의 사진이다.
먹으러 들어 온 식당, 우습기만 하면 다냐?
아니다.
첫째, 맛있어야 한다.
둘째, 싸야 한다.
셋째, 써비스가 좋아야 한다.
위의 메뉴판 '배뽈록' 중의 시골 밥상이다. 5000냥의...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칼치구이 때문이다.
적당하게, 정말 알맞게 구워진 칼치 한 토막. 구운 정도가 가히 최고다.
그리고 고등어 졸임 토막, 그리고 돼지고기 두루치기 약간. 그리고 쌈 야채.
5000원 짜리치고 생선 두가지 육류 한가지 나오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는 그렇다. 제법 푸짐하다.
약간은 칼칼한 된장찌개. 그리고 몇가지 반찬 더.
쌈야채를 포함, 된장,초장 빼고 15가지의 반찬. 누룽지 한 사발까지 추가로 준다.
이러면 손님으로서는 수지맞는 장사 아닌가.
누룽지 사진 찍는 것을 잊고 한참 먹다가 찍었다. 그 뒤가 아직 다 먹지 못한 돼지고기 두루치기.
여러분, 어떠신가? 이 정도면 ...
메뉴판 사진을 찍던 나에게 옆상에 온 손님들이 말을 붙인다.
"뭐하는 양반이쇼? 사진 찍을 것 같으면 화장실도 한 번 가 보시오..."
그래서 가 본 화장실이다.
역시 뭐가 하나 붙어 있다.
혼자 좀 낄낄 대다가 사진으로 남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그 손님들과 몇 가지의 우스운 이야기가 오고 간 다음이다.
이걸 물어 보랜다.
"아줌마,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게 뭐요?"
"바로 나예요. "
"예?..." 버~~~엉~~~
"아, 나라니까요..."
위의 미소를 활짝 짓고 있는 이 식당 사장님의 명답이다. (끝)
첫댓글 ㅎㅎㅎ재밌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ㅎ ㅎ ㅎ ㅎ..... ㅈ ㄱ
어딘지 알려주셔야....함 가볼꺼..아녜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