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호르크하이머 Max Horkheimer(1895~1973)】"도구적 이성 비판"
그의 사상은 '도구적 이성에 대한 비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의 위협에 대해 자기보존의 욕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의 위협을 모방하였고, 이 모방된 위협을 가지고 다시 자연을 지배하려고 하였다. 원시사회에서 주술을 통해 자연현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주술적 의식은 공포를 조성하는 일종의 위협으로서 근대에 이르러 주술적 요소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이후 관료제 사회에서 그 위협은 기술적으로 체계화되고 공포는 조직적으로 재생산되면서, 거꾸로 인간사회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데에 사용되어졌다. 호르크하이머는 이를 '공포의 미메시스'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그 공포의 위협을 체계화하고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도구적 이성'이다.
도구적 이성이란, 어떻게 자연을 지배하느냐에서 발전된 계산적 이성이다. 즉,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이성으로, 수학적이고 형식적인 것이 그 특징이 된다. 이 이성은 그 생각의 동기와 과정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그 결과와 목적을 성취하느냐에만 관심을 가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산성의 증가를 보여주는 기술과 과학분야는 높히 평가받게 되지만, 눈에 보이는 어떤 결과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없는 시와 소설 등의 인문학은 가치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신화시대때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며 이성의 도구적 합리성을 요구하는 실증주의와 실용주의에 이르러 만연해진 것이다. 결국 그 결과 인간을 단지 숫자로 파악하는 사회가 만들어졌고, 이는 나치의 발흥과 유대인 대학살을 초래했다는 것이 호르크하이머의 사회 진단이다.
호르크하이머는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만 그 초점을 맞추는 도구적 이성을 '주관적 이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자유, 평등, 정의, 관용의 실현을 모색했던 '객관적 이성'이 있다. 종교와 이성이 분리되기 시작했던 계몽주의 시기에 종교의 비합리성을 비판함으로써 형성된 것이 객관적 이성이었다. 그러므로 객관적 이성은, 초기에는 비판적이고 반성적인 합리성을 추구한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이성을 말했었다. 하지만 이 객관적 이성은 근대에 들어 절대화되고 형식화되면서 가치중립적이 되었고, 학문과 이성의 '중립화'는 여기에 그 어떤 반성과 비판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효율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이성의 도구화는 빠르게 촉진되었고, 결국 효율적인 성취만을 강조하는 '주관적 이성(도구적 이성)'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첫댓글 "심지어 오늘날의 독재자들이 이성에 호소할 때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많은 탱크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독재자들은 탱크를 만들 만큼 충분히 이성적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에게 양보할 만큼 충분히 이성적이어야 한다."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만 그 초점을 맞추는 도구적 이성을 '주관적 이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자유, 평등, 정의, 관용의 실현을 모색했던 '객관적 이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