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 : 2024년 8월 4일(일) (음 7/1) 오전 9시
출발 모임 장소 : KBS 앞 골목 만남의 장
산행 코스 : 사려니숲길
●심 : 원당골(오리 샤브샤브 백숙) 전)대장 김성해 스폰
참가 : 강대원, 고두승. 고창익. 김상택, 김성해, 김윤희. 백남석. 백영희, 이석련,
황요범.(10명)
후참 : 고경윤 원장
오늘은 오래간만에 ”사려니 숲‘을 찾았다.
사려니 숲은 이름부터가 환상적이고, 매혹적이다. 언제 보고 들어도 사랑스럽고 세련된 이름이다. '제주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 훼손되지 않은 청정 숲길로 유명해 특히 산행을 좋아하는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알려진 이름만치나 산행에 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려니 숲”은 그 모습 또한 환상적이다.
어느 양갓집 대청에 앉아있는 수려한 규수 같기도 하고, 곱디고운 명주실을 감아놓은 실타래 같기도 한, 그 이름에 홀랑 마음이 끌린다. 이름만 들어도 마치 첫사랑의 여인을 마주한 설렘의 숲이다. 그렇지만「사려니」의 어원이 무어냐고 물으면 명쾌한 답을 얻기가 그리 쉽지 않다.
추정컨대 「사려니」란 뜻은 실이나 끈 등을 헝클어지지 않게 둘러서 곱게 포개어 감는다. 즉「사리다」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친다. 곧, 오름의 모양이 마치 실을 사려놓은 타래를 두고 부른 이름이리라.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일흔 살 먹은 숙대낭, 하나같이 아름드리 거목으로 숲의 터줏대감이 되어 있다. 1960년 초만 하여도 제주 대-부분의 오름들은 민둥오름이었다.
제주 오름에 대한 이승만 대통령의 일화가 있다.
호주 주한대사와 이승만 대통령이 헬리콥터를 타고 별장을 향하고 있을 때였다.
주한 대사가 항공에서 내려다본 초원의 아름다움과 둥글둥글 쌓아놓은 이국적인 풍경에 매료되어 저게 무어냐고 물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은 목장에서 겨울철 소와 말의 양식을 쌓아놓은「촐눌」이라고 대답하였다.
5~60년 대의 제주 들녘의 오름들은 하나같이 벌거숭이 오름 일색이었다.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이 오름 저 오름들이 그 모습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팔월 초하루 벌초를 앞두고는 사려니 오름은 물론 주변의 수많은 오름을 찾아다니며 벌초를 하곤 했었다.
오늘처럼 울창한 삼나무숲은 1950년 말부터 1960년대 초에 들어서 산림녹화 운동과 산불 조심에 힘입어 오늘과 같은 산림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지금 와서는 사려니숲처럼 휴양림으로 트레킹족들에게는 각광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론 본래의 모습을 잃었다는 일면에서는 되새겨봐야 할 점이다.
그 옛날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넋두리를 늘어놔 본다.
산행을 끝내고 오찬 장소인「원당골」로 이동하여 김성해 전 산악 대장이 스폰 하는 오리 한 마리로 푸짐한 접대를 받았다.
(쉼터)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1915.11.25.~2001.3.21.)과 김정일 북한의 제2대 최고지도자(1942.2.16.~2011.12.17.) 둘이서 나란히 앉아 TV를 보던 중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942.1.9.~2020.10.25.)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고 연옥 문 앞까지 마중을 나갔다.
생전에 두 분은 대한민국 최고기업의 쌍벽을 이루는 그룹 총수였고, 한 사람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였다. 정주영 회장은 현대그룹의 창업주로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 중 한 명이었다. 반면 이건희 총수는 이병철의 3남으로서, 삼성 그룹을 제1위까지 부상시켰으며, 대한민국 최고 갑부이자, 세계 부자 순위 66위였다. 사망 직전 보유 재산은 약 23조 7,100억 원이다
이건희 회장은 방탄용 벤츠도 타지 않고, 수행원도 없이 홀로 걸어오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을 알아차린 이건희 회장은 이외의 영접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정주영 회장 : 소식에 의하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괜찮으시지요?
이건희 회장 : 말씀 마세요. 그사이 연옥 문을 들락날락 여러 차례 다녀갔습니다.
정주영 회장 : 이승에서는 돈만 있으면 모든 아픔이나 죽음까지도 면할 수 있다고 하던데...
이건희 회장 : 돈이 23조 원이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한낱 숫자에 불과한걸요.
정주영 회장 : 근데 총수, 내 깜빡하고 지갑을 두고 왔어요. 돈 가진 것 있으면 만원만 빌려주게나. 가는 길에 주막에서 약주나 한잔함세.
이건희 회장 : 다 두고 왔어요
정주영 회장 : 그러면 정일이가 빌려주게
김정일 수령 : 나도 그냥 왔습네다.
정주영 회장 : 에끼 사람들, 그럼 자네들도 다 빈손으로 왔구10,000. 쯧쯧
이건희 회장 : 그래서 공수래공수거라 했잖습니까?
첫댓글 황대장의 산행후기를 편안하게 읽습니다.
검정색, 녹색, 파랑색으로 글에 색을 입히고 음력날까지 놓아주니 놓치고 살았던 음력도 세어봅니다.
정주영, 김정일, 이건희까지 돈과 권력을 함께한 권력자들을 동원하여 "공수래공수거"도 위트넘치게 표현되어 재미 만점입니다.
늘 황대장님께서 산행 리드하랴 후기쓰랴 수고 많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