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으며 살아가게 됩니다. 행복한 때도 있지만,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시절도 보내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은 그 어떠한 삶의 상황을 지나온다고 하여도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 106편은 이스라엘 민족이 지나온 역사(歷史)를 되돌아보며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하는 서사시(敍事詩)입니다. 이스라엘도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역사(歷史)를 가진 민족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역사(歷史)를 되돌아보았을 때, 그때, 그때마다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찬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전에 먼저 그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시(詩)를 시작하고 있고, 맨 마지막에도 다시 하나님을 찬양함으로 시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는 “할렐루야”로 시작하여 “할렐루야”로 끝내고 있습니다.
1절과 2절은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 놀라운 권능을 가지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시편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표현이기에 때론 상투적(常套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구구절절(句句節節) 하나님의 역사(役事)하심을 되돌아보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 삶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시고, 공의로우신 분이시기에 정의를 지키는 자들과 항상 공의를 행하는 자들에게 복을 베푸십니다(3절).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마땅히 하나님의 속성(屬性)을 따라 하나님의 속성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시고, 기뻐하시기에 하나님의 백성에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4절).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구원으로 돌보시는 분이십니다(4절). 4절에 나오는 “나를 돌보사”라는 말씀은 히브리어로 “파케데니”(פָּ֝קְדֵ֗נִי)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파카드”(פְקַד)라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찾다”, “방문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시고 기뻐하시기에 친히 찾아오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돌보시고 지켜주시고, 구원해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백성은 형통함을 누리게 됩니다(5절).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유산(遺産)을 누리며 자랑하게 됩니다. 5절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유산은 일차적으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 언약의 땅인 가나안 땅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베푸시는 온갖 좋은 것들을 다 포함하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셔서 은혜와 구원을 베푸시는 축복을 노래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6절에서는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이스라엘 백성이 지은 범죄에 대해 고백합니다(6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하시고 함께하시며 돌봐주셨는데,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사악한 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합니다. 그리고 6절 이후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의 역사(歷史)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악을 저지른 것들을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그런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택하신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셔서 용서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은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건져내어 홍해를 건너게 하신 사건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7절~12절). 하나님은 애굽에서 고통받으며 신음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모세를 택하셔서 애굽의 바로(Pharaoh)와 애굽 백성에게 열 가지 재앙을 내리셨고, 하나님의 이 기이(奇異)한 일들을 통해 애굽의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을 떠나도록 허락하였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하면서 맞닥뜨린 홍해라는 거대한 장애물 앞에서 하나님을 원망하며 하나님을 거역했던 사건을 상기(想起)시킵니다(7절). 홍해 앞에서 모세를 원망하며 하나님을 거역했던 내용은 출애굽기 14:10~12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 이름을 위하여 홍해를 맞닥뜨려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 내셨습니다(8절). 홍해를 갈라지게 하시고, 그 홍해를 광야처럼 지나가게 하시고, 뒤쫓아오던 애굽 병사들은 그 홍해가 다시 덮여 물 속에 수장(水葬)되게 하신 하나님의 권능을 노래합니다(9절~11절).
이러한 놀라운 사건을 목격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하나님께 찬양을 불렀습니다(12절, 출애굽기 15장). 하나님께 원망하면서 하나님을 거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다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은 자들을 사랑하시고, 기뻐하십니다. 그래서 죄악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오길 기다리시고, 우리가 돌이키면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시고, 모든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에게도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시고 인자하신 분이십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은혜와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물론 우리가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께 불순종할 땐, 그러한 죄악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