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태어난 나.
이 더위에 우리 엄마는 날 낳느라고 많이 힘드셨겠다.
왜 그리 철이 없었는지?
쌀 밥과 미역국은 당연하고
개떡은 싫으니 찐빵을 해 달라 했다.
막걸리 넣어서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키고
팥은 삶아서 속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얼마나
번거로운 것인 줄 나는 몰랐다.
거뭇거뭇한 칼국수는 싫고
뽀얗고 가는 방앗간 국수를 먹을 것이라 했다.
엄마는 내 생일에 꼭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다른 해는 내 생일에 내가 미역국을 끓였다.
엄마가 나를 위한 것처럼 내가 나를 위해서다.
오늘은 미역국을 안 끓였다.
생일이 뭐 대수라고.. 그런 맘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부터 바쁜 하루였다.
며칠 전 새 아이패드가 생겼다.
어제 예쁜 꽃무늬 커버가 도착했다.
무슨 크게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데스크 컴퓨터, 최신 노트북, 구형이 된 아이패드 2개
새로 하나 더 생겼으니 아이패드만 3개다.
작은 딸은 나의 가장 가까운 벗이 아이패드라는 걸
잘 알고 있어 늘 새 버전으로 바꿔준다.
이 모든 것들은 작은딸 내외가 자신들의
책임으로 알고 있는가 보다.
저녁 무렵 퇴근하는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녁에 밥 먹을까?
식당을 가던지 TO GO를 하던지
그 둘 중의 하나다.
내가 속이 좀 안 좋고 피곤하다 했다.
토요일은 바쁘니 안 되고 일요일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는 것으로 의견 통일을 했다.
뭐 필요한 것 있냐? 갖고 싶은 것 있냐?
묻길래 딱 하나 있긴 있다고 했다.
근데 절대로 말 해 줄 수 없고
내가 살 것이라고 했다.
딸이 이 엄마가 뭐길래 말을 안 하나 하면서
궁금 해 하는 눈치다 .
평상시 내가 그런말을 잘 하지 않는다 .
엄청 비싼 팔찌 하나 사고 싶은데
살 필요가 있을까 고민 중이다.
만약에 사는것으로 맘을 정해도
내 돈으로 살것이다 .
FACE TIME으로 손자들이 노래를
불러줬다.
"HAPPY BIRTHDAY 할머니 "
이쁘고 귀엽다.
조금 전에 현관에 누가 왔다고 핸드폰
알림이 울리는 동시에 작은 딸한테
메시지가 왔다.
케이크 몇 조각이랑 치즈빵 배달시켰고
사이다는 공짜란다.
참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다.
엄마한테 생일이라고 뭐 해 달라며
떼를 쓰던 나는 오늘 60 중반의
두 딸의 엄마 , 두 사위의 장모님 , 두 손자의
할머니가 되어 또 생일을 맞았다.
몇 년 전 애들이 모였을 때 엄마 생일을
양력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고 싶지 않다 했다.
이제껏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생일이 남아 있다고 바꾸겠느냐 ,
음력이 헷갈리면 내가 일주일 전에
말해 주마 했다.
다른 때와 달리 소신 있게 말해주는
엄마가 멋있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도 말 안 해줬다.
모르고 지나가도 그리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다.
근데 내가 제일 믿는 큰 사위는
아무 말이 없네?
그럴 애가 절대 아닌데...
한마디 해 줄까?
"김서방 장모님 생신에 축하 인사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아마 너무 무안 해 하고
몸 둘 바를 몰라할 것이다.
나는 인자하고 자상하고 까탈스럽지 않은
장모님으로 쭉 인정받고 싶다.
첫댓글
아녜스님, 생신 축하합니다.
괜찮다,
필요한 것 없다라고 해도,
아침에는 자녀들의 전화를 기다리지요.
오늘은 음력 오월 24일,
생일은 아들의 해외 출장 땜에
일주일 전에 미리 다했는데도
어쩐지 서운합니다.
아들과 부산의 사위가 전화를 주니
왜 그리 반가운지요.
저녁에 남편과 함께 축하 !
저도 생일이네요.^^
아녜스님 생일 다시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제가 제 개인카페에 쓴 줄알고 올렸는데
수필방이었어요 .
안 올리던지 아니면 다듬던지 했을텐데요.
이곳은 오늘이 음력으로 5월 23일 입니다 .
제 생일이고요.
콩꽃님의 생신 축하 드려요 .
이제 콩꽃님 생신 못 잊겠지요 ㅎㅎ
생일 축하 드립니다.
저는 가을이 생일 이어서 생일엔 늙은호박을
잔뜩 썰어넣은 찰떡을 하여서 떡시루째
촛불을 켜놓고 2...3번 절을 하고서 먹었지요.
역시나 따님들이 엄마 생각 잘 받들어 행복한
생활 이십니다.
어제 한국에서 돌아와서 지금 시차적응 하고
있습니다.
미국 댁으로 오셨군요.
가족들과 즐거운 해후였겠습니다.
언제 한국으로또 가시는지요?
환영 합니다 미국 오심을요 .
시차 빨리 적응 되시길 바랍니다 .
아녜스님..
생신이시군요..
먼저 축하의 말씀 드립니다.
저도 얼마전 생일이었는데..
대체로 초여름 태어난 아이들이
매우 건강하다는 말 있습니다..ㅎ
찐빵 개떡에서
많이 달라진 오늘의 생일 풍속도..
물질의 풍요를 실감하면서
요즘 세대에겐 음력과 양력을
함께 생각한다는 것이 많이 힘들거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밝고 아름다운 오늘입니다~~^^
가을이오면님은 조용히 생신을 보내셨는데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렇게 떠 벌립니다 .
개떡 찐빵이 케익으로 바뀌고
무쇠 솥에서 전화기로의 변천사가 되네요.
그러는 동안 저는 늙어갔습니다 .
아 ~ 여름에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군요.
그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가을이 오면님
생일 축하합니다
저는
가족 친구 지인
그중에서 친구들과의
생일 축하파티를
제일 사랑합니다
이유는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 수 있어
아주 좋아요
오늘도
초등 친구들하고 한잔하고
막 돌아왔습니다
재삼
생일 축하합니다
홑샘님 ~
바이브의 노래 " 술이야 " 노래가 생각나 들어 봅니다 .
근데 저도 술 잘 마셔요 . 허심탄회하게 마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으니 술 먹을 일이 없어요.
늘 가까운 지인들이 주위에 많으신것을 보니
홑샘님의 인품이 짐작이 됩니다 .
감사 합니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6.29 15:35
ㅎㅎㅎ
ㅎㅎㅎ
온 동네 떠나갈 듯 울어제치는 소리,
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날이란다.
두리둥실 귀여운 아기 하얀 그 얼굴이
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모습이란다.
하늘은 맑았단다. 구름 한 점 없었단다.
나의 첫 울음소리는 너무너무 컸더란다. 하하하.
꿈속에 용이 보이고 하늘은 맑더니만
내가 세상에 태어났단다. 바로 오늘이란다.
!@#$%^&*()
오늘이 아녜스님의 생일 이라니
이 노래 가사가 생각 났습니당
이 노래 가사를 아녜스 님에게 바칩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
너 ~ 무 고맙습니다 태평성대님
오늘까지 생일인것 처럼 여기겠습니다 .
충성 !!
아녜스님 생일 축하합니다~
갑장인 저는 그해 가을에 태어났지요.
지금쯤이 생일이면 그해 사라호 태풍전에 태어나셨네요.
태풍을 저보다 하나 더 겪으셨습니다. ㅎㅎ
사라호 태풍이 그해 였군요.
제가 태어났을때 마음자리님은 어머님 뱃속에서
밖의 세상을 궁금해 하셨을테죠? ㅎㅎ
오뉴월 하루볕이 무슨 말인줄 아시리라 믿습니다 . ㅎㅎ
생일 축합니다.
더운 여름에 엄마 고생 하셨겠네요.
건강하게 자녀들이랑
많이 행복 누리세요.
축하합니다.
감사 합니다 조윤정님
저는 오늘 레지오 간부 하루피정으로 타 성당에
다녀 왔습니다 .
오늘의 마음을 늘 간직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질 않네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아녜스 님, 생일 축하합니다.
여름에 생일이 있군요.
저도 여름 생일입니다.
양력으로는 7월 중순 쯤이니
저를 낳고 엄마는 어떻게 산후
조리를 하셨을까 싶어요.
선풍기도 없이 오로지 부채에
의존했던 때지요.
다시 한 번 생일축하합니다.
이베리아님 생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미리 축하 드려요 .
가까이 계시면 제가 잔치국수 사 드릴텐데요.
엄마는 더운 날씨에 몸조리도 못하시고
식구들 챙기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고입니다 .
고맙습니다 이베리아님
@아녜스 말씀만 들어도
넘 고맙습니다.
올 생일 잔치국수는
아녜스 님 국수라 생각하고
잘 먹을게요~ㅎ
아녜스님께서 가장 믿는
큰사위로부터 어떤 선물이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팔찌는 하셨구요?
저는 요즘은 금을 자꾸 쪼개고 있어요.
반 돈짜리나 한 돈짜리로 사 모으는데
돈의 효용가치가 떨어졌을때를 대비해서
사용하기 좋게요.
아직 아무 말이 없습니다 .
혼구멍 낼까요 ? 제라님
팔찌는 애들한테 무리입니다 .
말하면 철없는 엄마예요.
Tif... ㅎㅎㅎ
내일 밥 먹자 하는데 제가 사려고요.
요즘 금값이 어마어마 하데요.
재테크 열심히 하시는 제라님 이십니다.
축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라님
이 글을 큰 사위 분이 읽는 다면
위엄 뒤에 살짜기 숨어있는 귀욤귀욤하심을 들켜버리고 말 것 같아요.
의견에 양보 잘 하셨을 아녜스님께서
비장하게?^^ 지켜내신 음력생일.
어머니께서 챙겨주셨던 그 음력을 바꾸고 싶지 않으시겠지
짐작해봅니다.
큰 사위가 읽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 (아차 ! 옆 방에서 이 표현이 문제가
되었지요 ㅎㅎ)
장모님이 왜 그러시나? 할 것 같아요 .
오늘 점심으로 고기먹고 저녁에 딸이
미역국 끓여 온다네요 .
저는 괜찮다 했습니다.
절대로 그런일에 삐지는 쪼잔한 엄마는
아니거든요 .
음력생일 지키고 싶은것은
해도네님이 딱 맞추셨어요.
저를 너무 잘 아십니다
해도네 님 -
멋진 생일 보내신 것 축하 드립니다.
생일 재대로 보낸 기억이 별로 없는 저는
부럽기도 합니다.
타국에서도 가족들이 주변에 있으니
즐거운 일상이 전개 되리라 생각됩니다.
건강하세요.
아니요-
조금은 쓸쓸함에 제 마음을 환하게 해 보려고
써 본 글입니다.
어렷을적에 그렇게 기다리던 생일이
나이가 늘어 날 수록 허무하고 슬퍼지려 해요.
고맙습니다 한스님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나이컨님 .
요즘도 멋진 사진 촬영 다니시는지요?
저도 먹고 싶은것도 갖고 싶은것도 거의 없어요.
그런맘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요.
코스크 문앞에 보석 잔열장에 멈춰서신것이 무슨 이유
샸을까요?
윗층 여인에게 깜짝 선물 하시면 좋으실텐데요.
허무함과 슬픔도 그냥 제게 오는 손님이려니
생각이 됩니다 .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나이컨님
내 딸 둘의 사위들도 장모님이라면 껌뻑
죽습니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탓일 겝니다.
딸과 엄마는 대부분 절친입니다.
우리집도 예외가 아닌지라 저는 그저 멀찍이서
바라볼 뿐이지요. 그게 아비의 길이니까요.
짧은 방학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
방학을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다시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
제 사위들은 그리 껌뻑 죽지는 않고
그리 어려워 하지도 엄청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
딸들이 잘 챙기지요 .
앵케리지님은 수필방에 꼭 필요한 분이심을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