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이 압구정에 가보니 웬 연립주택같은 집에 맨 부가티 페라리만 득실대고 벤츠는 차도 아닝기라. 오호라 연립주택도 연립주택 나름이구나 감탄하며 발레파킹맨에게 차키를 맡기는데 국산차는 처음보는지 빙그레 웃으며 그래도 내색않고 공손히 대해주는게 고마웅기라.
이 집이 전직대통령 아들들이 모여 회식하는 곳이라하니 나도 아버님 덕에 여기서 밥이나 먹는구나 생각하며 평생 종로 신촌 영등포나 헤메던 인간이 압꾸정에 와본 것만 해도 출세 아니더냐. 사실 우리나라 일번지는 종로지 어디 압꾸정이더냐.
내가 대통령 아들이라면 종로3가 포장마차 아니면 광장시장 빈대떡집 아니면 방산시장 냉면집에 가겠거늘 니들이 압꾸정 타령하니 애들도 물들 수 밖에 더 있겄냐.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머릿속은 참으로 미개해서 운치를 모른다. 사람을 떠난 정치가 어드메 존재하드냐.
밥먹고 집에 오니 낮에 잘먹었다고 저녁 안먹어도 돼지랑? 하고 뱉는 마누라의 말에 아니라 할 수도 없고 그저 방구석 호두과자 몇개 집어 먹고는 저녁을 때운다. 굶어도 좋으니 춤 좀 추러가게 애들 집이라도 가있으면 안되겠니? 말도 못하고 창살없는 방구석에 있으나 마나 마누라 옆에 두고 지내자니 참말로 미치고 팔딱 뛸 지경이다.
그렇다고 내가 할 일이 없냐. 댄스동영상 무음으로 죽여두고 한 10번 돌려보리라 마음먹고 그래도 할 일을 찾은 듯 나름 뿌듯해진다. 추석지나 음식물 쓰레기가 세묶음인데 그래 이거나 버리자 하고 내려가니 웬 아지매가 지꺼 후다닥버리고는 마치 손에 오물묻은 듯 내옆을 황급히 스치며 수돗가로 달려가거늘 아니 음식물 쓰레기 한두번 버려보냐. 나는 만성이되서 아무렇지도 않다.
세상이 가벼워도 너무나 가볍다.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해서 으쌰으쌰하는 것은 다 자기 먹고 살고자 함인데 탓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거늘 그렇다고 합리적으로 협상하자 해봐야 그 또한 물건너 간 일이니 빵 한조각두고 다투는 모양새가 한심하다. 이게 다 세상이 망할 징조요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걸 잘 알기에 자식들보고 앞으로 닥칠 변란에 대비하라고 타이른지 오래다.
그나마 우리세대는 6.25도 피하고 심겹살이나마 잘 구워 먹고 콜라텍이나 열씨미 다니고 참으로 행복에 겹게 살았거늘 자식세대가 참으로 걱정이다. 일본에 먹히고 수십년 지나 또 동족상잔 전쟁이 벌어지고 이제 좀 먹고 살만하지만 무슨 변란이 또 앞에 있을꼬.
컴퓨터 시대에는 SNS잘하고 유튜브 잘 하는 놈이 오야니 되는 말 안되는 말 그저 내밭는 놈이 장원이요 뭐가 옳고 그름은 컴퓨터의 선동질에 묻혀버렸다. 이리 험한 세상에 구세주는 어디 있는가. 세상은 이대로 멸망해야 하는건가. 아니다. 하느님이 어디 자식을 멸망하게 만들었겠는가. 시련은 줘도 하느님의 사랑이 어디 가겠는가.
그래도 어디 광야에서 홀로 거닐던 현자가 나타나 세상을 구하지 않겠는가. 그게 진정 우리의 지도자가 아니겠는가. 악마가 하도 많아 누가 악마요 누가 천사인지 또 내가 악마인지 남이 악마인지 구분하기도 힘든 지경이니 그 용감한 현자에게 의지하여 악마를 물리 칠 날을 기대해 볼 뿐이다.
인간의 마음 속에 또 붉은 피속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끈질긴 본성 그리고 진실된 힘은 보이지는 않지만 그 힘이 엄청나서 결국엔 세상을 제대로 굴러가게 만들지 않겠는가. 또 그게 인간의 위대한 역사가 아니겠는가. 에휴 각설하고 영양가 없는 임시공휴일은 언제 지나가냐.
첫댓글 호~~ 잼있게 보고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