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문화 산책-세비야의 이발사, 첫 인연
문득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친구 하나가 생각났다.
우리 고향땅 문경 점촌역전에서 ‘김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꾸려나가는 작천(鵲泉) 김지수 친구가 곧 그 주인공이다.
그 부인도 생각났다.
노래 한 곡 때문이었다.
7년 전쯤의 일이었다.
클래식기타를 좋아하는 작천이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우리 고향땅 명산인 해발 1,111m의 주흘산 자락에서 연주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등 클래식기타 연주곡 몇 곡을 연주한 끝에,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 ‘아름다운 것들’이었다.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조안 바에즈 (Joan Baez)가 부른 ‘Mary Hamilton’을 양희은이 번안해서 불렀던 노래다.
그 시절, 지치고 힘들었던 내 삶에 큰 위로가 됐던 노래여서, 참 많이도 듣고 또 불렀다.
다음은 그 노랫말 전문이다.
꽃잎 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방울들
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
음 어디로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 어디로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 고요함이 남겠네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꽃잎 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방울들도 그렇고,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도 그렇고, 비록 작지만, 온갖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찬 숲을 생각하면서, 난 꿈과 희망을 내 가슴에 담았었다.
지금의 우리 법무사사무소 이름을 ‘작은 행복’으로 짓게 된 것도, 내 그리도 많이 듣고 불렀던 바로 그 노래, ‘아름다운 것들’에서 작은 모티프를 얻은 것이었다.
지난주 목요일인 2014년 9월 18일 오후 6시, 한국언론재단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사단법인 조선오페라단의 ‘2014 제 1기 문화예술 최고위과정’ 입학식에 발걸음 해서, 그 행사에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면모를 살펴보면서, 내 문득 그 노래를 떠올렸고, 이어서 김지수 내 친구와 그 부인까지 생각이 난 것이었다.
먼저 이날 행사를 기획한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단장을 비롯해서 김영덕 사무국장과 강현정 대리의 모습도 그랬고, 계속해서 환영사를 한 재단법인 행복세상 김성호 이사장의 모습도 그랬고, 축사를 한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이긍희 전 MBC 대표이사 사장의 모습도 그랬고, 박광주 회계사를 비롯해서 이날 입학식 행사에 나온 원우들 하나하나의 모습도 그랬고, 강사로 초빙된 오종남 유니세프 사무총장,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사장, 표미선 한국화랑협회회장, 배경율 상명대교수,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손수연 오페라 칼럼리스트, 지휘자 김봉미의 모습도 그랬고, 나를 따라와서 내 옆자리에 앉은 신일중고등학교 김창호 선생과 그 부인 김옥련 여사의 모습도 그랬고, 이날 축하음악회의 해설을 맡은 손수연의 모습도 그랬고, 첼로 연주한 황선경, 피아노를 연주한 최유리, 그리고 노래를 부른 성악가들인 소프라노 오희진, 소프라노 한송이, 테너 석승권, 바리톤 김인휘, 바리톤 조병주의 모습도 그랬고, 내 옆자리에 앉아 노래에 맞춰 손가락을 톡톡 치는 김선 국제오페라단 단장의 모습도 그랬고, 저 멀리서 눈을 지그시 감고 첼로 선율을 귀담아 듣는 소프라노 최인영의 모습도 그랬고, 그 모두가 아름다운 것들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심지어 만찬으로 차려진 스프와 야채 그리고 안심스테이크 한 상까지, 내게 있어서는 참 아름다운 것들이었다.
그렇게 내 마음에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찬 그 저녁이었다.//
5년 전으로 거슬러 2014년 9월 23일, 인터넷에서의 내 글쓰기 공간인 Daum카페 ‘문중 13회’와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사랑방에 게시한 글이 그랬다.
내 그동안 이 글을 찾고 또 찾았다.
2019년 11월 14일 목요일인 바로 오늘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를, 우리 고향땅 문경의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주는 김선국제오페라단을 이끄는 김선 단장과의 첫 인연을 알고 싶어서였다.
그동안 하도 많은 만남이 있어서, 언제 어디서 만난 것이 첫 인연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 때로 따져서는, 가까이는 5년쯤에 멀게는 10년쯤 된 것 같다는 짐작뿐이고, 그 곳으로 따져서 70년 역사의 조선오페라단에서 벌인 어느 행사이긴 한데, 그 구체적인 행사는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김 단장이 내 옆자리에 앉아서 특별한 행동을 한 것이, 우리들을 엮어준 그 첫 인연이라는 것이었다.
몇날 며칠을 두고 조선오페라단과 관련된 행사의 자료들을 꼼꼼히 챙겨봤다.
하도 자료가 많아서 땀 좀 흘려야 했다.
이제는 포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쉬웠다.
우리 고향땅 문경에 처음으로 정통 오페라를 선보이는 김 단장과 엮이게 된 그 첫 인연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다 하고, 다시 한 번 더 조선오페라단과 관련된 자료를 챙겨봤다.
그동안 Daum카페 ‘문중 13회’와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사랑방에 조선오페라단의 공연이나 행사를 소개했던 게시물들도 확인해봤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놓은 영상들도 챙겨봤다.
애쓴 보람이 있었다.
결국 그 자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오늘 새벽 4시쯤의 일이었다.
내 찾아낸 것을, 바로 위의 그 글이었다.
그 글과 그 글에 첨부된 영상을 다시 챙겨보고서야, 5년 전으로 거슬러 2014년 9월 18일 목요일 오후 6시에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있었던 조선오페라단의 ‘문화예술 최고위 과정 입학식’ 행사에서, 김 단장이 내 바로 왼쪽 옆자리에 앉았었던 것이 우리들 첫 만남의 순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확인한 것이 있었다.
바리톤 김인휘가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주인공 휘가로의 아리아인 ‘ 나는 이 거리의 만능일꾼’을 부를 때, 손가락으로 톡톡 박자를 맞추는 모습이었다.
열린 마음이었기에, 그렇게 손가락 박자를 맞춰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 단장의 그 열린 마음이 좋았다.
그래서 말을 걸었고, 우리들 첫 인연을 엮은 것이다.
참 희한한 것이, 그렇게 첫 인연이 엮어질 때, 내 생각의 나래는 고향땅 지킴이인 김지수 내 친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들 그 인연 이야기를 내 가슴에 뜨겁게 담고, 내 오늘 고향땅 문경으로 달려갈 참이다.
첫댓글 그래!^^
그대가 펼치는 한없는 어울림에서 인생의 진면목을 본다
그렇게 살어라!~그리 사는 모습이 우리 동기들에겐 한편의 든든함이로세!
오늘 벌어지는 그 신굿판에 비록 가지는 못했어도 내마음은 그곳에서 지금 굿도보고 떡도 먹는다!^^
부디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되기를 하늘에 빌어도 본다
벌써부터 감동의 덩어리들이 여게까지 진동을 치는고나~축하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