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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141
#1. 주택가 거리 일각 모퉁이 (밤)
노소장 : (그런 금순 보다 재희를 본다)......누구시냐?
금순 : (당황스러운)......
재희 : (금순 힐끔...당황하는 모습에 역시 좀 당황스럽고)......
노소장 : (당황하는 금순 모습에)....금순아?
금순 : 예.....저.....(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태완 : 형....오랜만이야.
금순 : (그말에 놀라 태완 보는).....
재희 : (역시 태완을 본다).....
태완 :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아버지 저 아는 선배 형인데요....어느날 보니까 제수랑 같은 미용실에 있드라구요.
금순 재희 : .......
노소장 : 아...그래?
태완 : 예 그래서 제가 제수 좀 특별히 잘 봐달라구 부탁했죠....뭐해 인사드려 우리 아버지셔.
재희 : (태완 보다가 노소장 본다)....안녕하세요?
노소장 : 반가워요. 우리 금순이랑 같은 미용사시구만 그러니까?
재희 : ....예.....
금순 : ......
태완 : (얼른) 그래 그럼 언제 날 잡아 한번 보자...(얼른 밀듯) 가요 아버지. 뭐해 제수?
노소장 : (떠밀려 가면서) 그래 그럼 다음에 또 봐요.
금순 그말에 재희 힐끔보고 노소장 태완 뒤를 얼른 따른다.
태완 아버지 떠밀며, 재희 스치자마자 표정 딱 굳어 걷는다.
금순 보조맞춰 걸으며 태완을 힐끔 보지만, 말 걸지 못하고, 노소장 의심 한자락 남지만 말없이 걷는다.
재희 혼자 남겨져 세사람 뒷모습 본다.
노소장 : ......
태완 금순 : .......
재희 : .......
#2. 마루 (밤)
노소장 태완 금순 들어선다. 정심 안방문 열고 나온다.
금순 :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정심 : (금순을 보는 표정 전같지 않다)....그래....어떻게들 다 같이 와요?
노소장 : 요 앞에서 만났어....당신 저녁은?
정심 : 휘성이 먹이느라구 먹었어요...휘성이는 목욕시켜 놨드니 벌써 잔다.
금순 : 목욕시키셨어요? 힘드셨죠? 요즘 휘성이 힘이 쎄져서 목욕할 때 많이 뻗대는데?
정심 : .....옷 갈아입어...(안방으로).....
노소장 : 그래 쉬어라...(뒤따른다).....
금순 : (공연히 시부모 눈치가 보여) 예 들어가세요 아버님....(문 닫히면....그제야 태완을 본다).....
태완 : (금순 싸늘하게 본다)......
금순 : .....아주버님.
태완 : (보다 싸늘하게 시선 돌리고 계단으로)......
금순 : (그 모습 아무말 못하고 보는).......
#3. 태완방 (밤)
태완 문 열고 들어와 문 쾅 닫는다. 태완 씩씩 그제야 치미는 울분과 배신감에...치받쳐서....
그러는데 노크소리. 태완 휙 돌아본다.
문 열리고 금순 들어온다. 금순 문 닫고 다가와 선다.
금순 : 아주버님.....
태완 : (화나 싸늘하게 노려보는)...
금순 : .....아주버님.....죄송해요.....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태완 : 알구 있어....이미 아까 다 목격 했잖아.
금순 : (눈이 충혈된다).....죄송해요 아주버님.....오빠 이름 걸고 한 맹세를 지키지 못했어요.....멈추지 못했어요......죄송해요....
태완 : ......그래서?....그래서 어쩌자구?.....어쩔 셈인데?
금순 : .....
태완 : 나보고 아까처럼 눈 감아 달라구 계속 그자식 만나 연애하고 다닐꺼니까?
꿈 깨. 내가 아까 감싸준건 안그래두 형 때문에 머리 터지게 생겼는 엄마 아버지가 위해서지 제수 때문 아니니까.
금순 : 아니에요.
태완 : 아니야? 아니면 뭐야?
금순 : 큰 아주버님 일만 매듭지어지면 말씀 드릴려구 했어요....제가 먼저....아버님 어머니께 다 말씀 드릴려구 했어요.
태완 : (표정 굳어져 보는).....뭘?.....뭘 말해?.....제수 그자식이랑 결혼이라두 하겠다는거야?
금순 : (대답 못하고 보는)......
태완 : (그 표정에. 가슴이 쿵 내려앉다, 순간 금순 손에 반지를 본다)......
금순 : (태완 시선에 그제야 손에 낀 반지를 보고 저도 모르게 다른 손으로 감추는)......
태완 : (충격에 보다)....허!....손가락에 그 반지는 뭐냐?....청혼 받았냐?
금순 : ......
태완 : (표정에 허).....이미 결혼하기루 다 얘기 끝냈어?
금순 : (어쩔 줄 모르겠는).....
태완 : (대답 못하는 금순을 보며 충격에 잠시 할 말을 잃고)......
금순 : ........
태완 : (기막혀 말을 못하고 보다)....나가!....가능한 하루 빨리, 여기 노정완이 집에서 나가.!....
그리고 당장은.... 내방에서 나가!
금순 : ......
태완 휙 다가가 문 확 열어 젖히고 금순 노려본다.
금순 그 모습에 아무말 못하고 보다...문으로. 금순 문 밖으로.
태완 문 부서져라 쾅! 닫는다.
#4. 태완문 밖 (밤)
금순 나오자마자 등뒤에서 부서져라 문 쾅! 닫히는 소리에 움찔!.....
금순 순간 눈물날 것 같다. 금순 눈가가 충혈 된다...움직일 줄 모르고...
금순 : ......
#5. 안방 (밤)
노소장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앉는다.
정심 앉아 있다. 화장대에 장미꽃 예쁘게 꽂혀 있다.
노소장 : 보기 좋네 아주...(꽃 보다 정심 본다) 오다가 말야...
정심 : (본다) 오다가 뭐요?
노소장 : (그런 정심 보다가)....아니야.
정심 : 뭐요? 왜 얘길 꺼내다 말아요?
노소장 : ....별 얘기 아니야.....오다가 보니까....포장마차 하나 새로 개업 했드라구....같이 가볼래?
정심 : 됐어요...(이내 심드렁 다시 기운없이 근심에 잠기는)......
노소장 : (그런 정심 힐끔...확실하지 않은 금순 얘기 못하고 덮는다)......
#6. 중국집 룸
성란 시완 마주앉아 있다.
성란 차를 조금 마시다 내려놓고 시완을 본다.
시완 : 어제 어딨었어?
성란 : 사무실에 있었어.
시완 : 그러면서 왜 문 안열었어?
성란 : 나 어제 이혼하겠다구 한 말 진심이었어.
시완 : (보는)......내 대답은 들어보지도 않고?
성란 : 침묵은 동의라고 생각했어....
시완 : ......
성란 : 근데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어?...낮에 아버님이 다녀가셨어....우주 맡겠다고 가족들한테 얘기했다구?
시완 : ......그래.
성란 : 왜 그랬어? 하루 사이에 갑자기 내 아들에 대한 애정이 샘솟았을 리는 없구?
시완 : 너 사랑하니까....너 잃고 싶지 않으니까.
성란 : .....울며 겨자 먹기?
시완 : 너는 왜 꼭?....그래...너 화 나는 기분 이해해....이해하는데....좀 기다려 주면 안됐어?....
나는 너처럼 결론부터 쌈박하게 도출해내는 성격이 못 돼. 받아 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다구....
그게 그렇게 서운하고 야속했어? 그래서 내 얘긴 들어보지도 않고 욱해서 부모님들께 이혼하겠다는 소리부터 해?
성란 : 내가 그것 때문에 욱하고 화가 난것 같애? 우주를 맡고 싶지 않는 니 맘은 충분히 이해해. 나라도 싫을테니까....
내가 화가 나고 서운한 건....너는 부모님과 함께 은근슬쩍 나를 죄인취급하고 궁지로 몰았어.
시완 : 그런 적 없어.
성란 : 너 그랬어. 내가 이혼녀인거, 느닷없이 양육해야 하는 아들이 있는거 그 모든 사실에 대해 너는 짜증을 냈고,
은근슬쩍 부모님 뒤에 숨어 나를 닥달하는 부모님을, 은근히 방관하고 노골적으로 동조했어?
시완 : 그래 짜증이 난건 사실이야. 그래 짜증이 났어. 지금 이 위급지경인 상황에서 아들까지 데려다 키워야 한다니까
짜증이 나지 왜 안나? 너라면 안나겠어?
성란 : .......
시완 : 그렇다구 부모님 뒤에 숨어 방관하고 동조하다니? 그건 너무 억울하다. 정말 그런 적은 없어.
내가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너랑 결혼을 했겠어?
성란 : ......
시완 : 그런게 아냐 그런게 아니라....내가 아빠가 될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어.
성란 : ......
시완 : ......그걸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받아들여....아직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 앤데?.....
나는.....성란아 나는 보통 남자야....좀 더 괜찮고 멋진 남자가 되려고 노력하는....그저 보통의 남자일 뿐야....
성란 : ......
시완 : ......상황은 내게 멋진 놈이 되라는데 나는 아직 전혀 멋지지 않아서....그래서 그런 평범한 나 자신과 싸우느라
한동안 네게 상대적으로 무심했을 뿐이야....그게 그렇게 널 힘들게 했다면....미안해.
성란 : ......
시완 : ......성란아....우리....우주 데려다 잘 키우자...일년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는 모르지만....그렇게 하자.
성란 : .....
시완 : 나 애쓸께. 첨부터 좋은 부모는 없대잖아....노력하면 꽤 괜찮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 누가 아냐?...약속해....노력할께.
성란 : (눈물 난다)......
시완 : (그 모습 보는)......
성란 : .....아무리 우겨도.....어쩔 수가 없나봐....나 역시 니 말에 감동해 눈물나는거 보면....
애 딸린 이혼녀는 죄인이 맞아.....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잖아.
시완 : ......
성란 : (진심으로 뭉클해 보다)......고마워....고마워.
시완 : ......
성란 : ......진심으로 사력을 다해 부모님께 빌어볼께....
#7. 주방 (밤)
금순 가발을 걸어놓고 커트 연습 중이다. 금순 열심히 연습한다....
그러다 문득 시계를 보면 1시가 넘었다. 금순 걱정스러운.
금순 핸드폰 집어들어 형님(하성란)을 찾아 띄운다. 전화를 건다. 전화기 꺼져있다는 안내음 나온다.
금순 핸드폰 내려놓고 걱정스러운....
금순 다시 가위를 들다가 안되겠다. 금순 가위 내려놓고 현관으로.
#8. 마당 (밤)
금순 현관문 열고 살그머니 나와 조용히 닫고 돌아서는데, 대문 열리고 시완과 성란 들어온다.
금순 : (반가워 소리 낮춰) 형님.
성란 : 동서...(역시 반갑게 웃는)......걱정 많이 했지?
금순 : 예 그럼요. 진짜루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성란 : .....
금순 : (다가가 성란 덥썩 진심으로 눈물나게 반가워 안는다)....잘 오셨어요 형님. 저 진짜루 걱정되 죽는지 알았어요.
형님 그렇게 나가셔서 들어오시지도 않지 전화두 계속 안받으시지...
성란 : 그랬어?....미안해?...(빙그레 같이 안아주고 떨어져)....시완씨 너무 좋다 이집에 이렇게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다 있고...
시완 : 기운이 나지?
성란 : 어 정말 기운이 나는데?
금순 : 저뿐 아니에요 형님. 우리 휘성이두 큰엄마 몇번이나 찾았는데요?
성란 : 정말 (웃는다)
시완도 웃고. 금순도 진심으로 반가워 웃고.
세사람 그렇게 웃으며 좋아하다 현관으로.
#9. 마루 + 주방
정심 안방문 열고 나온다. 정심 다가오다 표정 딱 굳어진다.
성란 주방에서 쌀을 씻고 있다.
정심 : 너 뭐하는거야?
성란 : 어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정심 : 니가 여기서 왜 이러구 있어? 여기가 어디라구 이렇게 함부러 들어와?
성란 : 어머니.
정심 : 너 그제부로 완전히 이집서 나간거 아니었니? 그래서 외박까지 한거 아니었어?
성란 : 죄송합니다 어머니...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그럴께요.
정심 : 그래 다시 그럴 필요 없으니까 나가.
금순 : (문 열고 나온다).....
성란 : (적당히 이동해 무릎 끓고 앉는다).....어머니. 허락해 주세요..제 아들 일년만 데리고 있겠습니다.
정심 : (뭐? 보는).....
성란 : 정말 염치없는 일인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요 어머니. 아이가 가 있을 곳이 없어요.
그렇다고 환경이 바뀐 아이를 친정 집에 할머니 할아버지께만 맡길 수두 없잖아요.
정심 : 그러니까 나가라구? 나가서 니 맘대루 키우든 말든 살라는데 너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니?
성란 : 어머니.....시완씨는 두분 부모님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해요.
저 때문에 시완씨가 어머니 아버님께 큰 불효를 하고 등지고 살게 하는게 너무나 죄스럽고 죄송합니다.
정심 : 그럼 헤어지든가?
성란 : 어머니.
금순 : ......
성란 : (안타깝게 보다 다시) 어머니....한번만 용서해 주시고 허락해 주세요....시완씨랑 열심히 노력해서 잘 살겠습니다.
정심 : (기막혀)......
성란 : 노력할께요 어머니. 어머니 원하시는 그런 며느리 되도록 정말 애쓸께요.
저 오늘부터 삼박사일간 휴가 얻었어요. 삼박사일 동안은 제가 집안일 다 할께요. 저 정말 노력할께요 어머니.
금순 : ......
정심 : 너 갑자기 왜 이러니? 그럴꺼 없어. 너처럼 잘난 애가 왜 갑자기 비굴하게 무릎까지 꿇고 이게 무슨 짓이야?
성란 : ......
금순 : (보다 나서서) 어머니 형님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정심 : (금순 본다)......(기막혀)
금순 : 형님이 작정하고 속인거는 아니잖아요 어머니....애두....있을 데가 없다는데 모른척 할 수두 없는거잖아요 어머니?
정심 : (표정 차갑게 굳어진다) 너 왜 이래.....너 가만 못 있어?
금순 : ......
정심 : 너 일어나! 일어나 당장!
성란 : 어머니 허락해 주세요.
정심 : 당장 일어나라는 말 안들려! 당장 일어나!
시완 : (문 열고 나와 얼른 성란 옆에 가서 무릎 꿇는다)......엄마...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엄마께 너무 큰 불효를 하고 있는거 잘 알아요. 하지만 저희들 헤어질 수 없어요. 성란이 아들 일년만 데리구 있을께요.
갈 데없는 애를 모른척 할 수는 없잖아요 엄마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하구 허락해 주세요.
정심 : (기막혀).......
노소장 : (안방문 앞에서)....
태완 : (계단 앞에서)......엄마....웬만하면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정심 : 너어...(태완 보면)
태완 : 나두 형수 맘에 안들어요. 안들지만 그렇다구 이혼은 그래 엄마.
금순 : 예 어머니.
정심 : (기막혀 다시 금순을 휙 돌아보고)....니들 다 조용히 못해.....니들두 다 나가!...다 나가!
정심 할말을 잃고 버럭 소리를 친 후 안방으로 들어가 문 탁 닫는다.
노소장 : (그런 정심 보는)......
태완 : ......
시완 성란 : .......
금순 : .......
#10. 숙모네 마루
숙모 아욱 다듬고 있다.
할머니 문 열고 나온다. 할머니 물컵에 물 따라 다가와 앉아 마시면.
숙모 : 어머니....어제 금순엄마 만나구 오셨죠?
할머니 : (힐끔) 그려 그렸어...
숙모 : 그럼 이제 금순엄마 용서하시는 거에요 어머니?
할머니 : .....
숙모 : 잘생각하셨어요. 가슴에 원한만 쌓아두구 계시면 뭐해요. 잘 하셨어요....
근데 가만....어제 오천 어쩌구 하시드니 그럼 어머니 혹시?
할머니 : 그랴...그 돈 좀 돌려달라구 혔어.
숙모 : (보는. 돈 빌릴라고 용서했나?).....
할머니 : (느낀다) 그랴 것다 대고 손 벌릴랴구 용서 혔어? 그람 키우지도 못헌 자식헌티다 에미가 그정도도 못혀주남?
숙모 : 아녜요 제가 뭐라고 했나요?....그래서 돈은 해주겠대요?
할머니 : 그랴....그러겄다구 허니께 인자 돈 갖구 오믄 니가 가든 나가 가든 금순이 시댁이다 열일 제쳐두구 그돈부텀 갚어야혀.
숙모 : 어머니 갑자기 왜?....어머니 혹시 금순이 그 의사랑 결혼하겠대요?
할머니 : (보는) 아녀 안즉 몰러...걍...아 원제 갚어도 갚어야 할 돈 아녀?
숙모 : 금순이 재혼한다구 했죠 그렇죠 어머니?
할머니 : 아니라니께 글씨....얼라 얘기 원제 할껴 아범헌티다?
숙모 : (이번엔 숙모가 말문이 막혀서)......
할머니 : 아 안되겄어 어제두 그렇고 에미 허는 수작을 보니께 영판 수상시려워
인자 애비 인나고 금아 인나믄 내가 다 얘기 혀야것어.
숙모 : 안되요 어머니 안되요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할머니 : 아 그러는게 영판 수상쩍단말여. 워쩌 자꾸 차일피일 미루기만 허구 숨기려구만 들어.
에미 참말로 딴 맴짓거리 먹고 있는거 아녀?
숙모 : ......이 나이에 애를 어떻게 낳아요 어머니.
할머니 : (큰소리) 아범아 애비 일어나 나와봐라 아범아(하자, 숙모 당황해 얼른 달려들어 할머니 입을 막는다).....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숙모 손 간신히 팍 쳐내며) 에퉤퉤...뭐허는 짓이여 아욱 다듬던 손으로, 입안에 흙을 다 쳐발라대고..(에퉤퉤)....
숙모 : 어머 죄송해요 어머니 죄송해요...(손을 연신 허벅지에 닦는다).....
할머니 : 월래 이미 내 셧바닥이다 다 닦아놓고 워쩌 것도 또 닦어....하여간 힘은 장사여. 오미 숨막혀 죽는지 알었구먼....
아 워쩌 저런 천하장사이헌티다 얼라가 다 섰으까.
숙모 : ......
그러는데 문 열리고 삼촌과 금아 각자 하품하며 막 잠에서 깨서 나온다.
삼촌 : 어머니 왜요?
숙모 : 어...아니야 어머님이 자기 출근 늦는거 아니냐구 그만 깨우라구.....과일 좀 먹을래? 아침 과일 좋다는데?
할머니 : (애교 넘치는 숙모 어이없어 본다).....
삼촌 : 그러까?
숙모 : 응 잠깐만...미리 깎아놨어. (얼른 일어나 냉장고로)
금아 : (다가와 앉아 물 마시며) 엄마 허리는 좀 괜찮아?
숙모 : (냉장고로 가다가) 어..괜찮아?....(가는)
삼촌 : (금아보고) 왜 엄마 허리 아퍼?...(숙모에게) 당신 허리 아퍼?
숙모 : (냉장고에서 꺼내 들고 다가오며) 아니야 안아퍼 어제 잠깐 좀...(다가와 놓고 앉는다)....자 먹어봐.
할머니 : (그런 숙모 계속 보고 있다)......
숙모 : (할머니 시선 느낀다)....어머니도 드세요.
할머니 : (어이없고 마땅찮게 보다....받는다).....
#11. 장박네 주방
장박 영옥 은주 앉아있다. 은진 들어선다.
은주 : 은진아 얼른 와 앉어 밥먹자.
은진 : 생각 없어...(냉장고로 다가가 문 열고 우유팩 꺼낸다)
영옥 : 얼른 앉어. 생각이 왜 없어. 어제 저녁두 먹는 둥 마는 둥 했잖아.
은진 : (대꾸 않고 쳐다도 안보고 나가는).....
장박 : 은진아...(그러나 은진 쳐다도 안보고 나가버린다)
영옥 : 은진아...장은진...(못참고 일어나 따라 나가려면)
은주 : 그냥 두세요.
영옥 : .....
은주 : 그냥 두세요. 지금은 그냥 두는게 나아요. 밥 먹고 제가 데리고 나가서 얘기 해볼께요.
장박 : 그래 그렇게 하는게 좋겠어. 은진이가 지금 나나 당신이랑은 얼굴 맞대고 말도 안하려구 하는데
야단쳐 봐야 오히려 거부반응만 일으킬 수 있어....은주가 얘기해 보는게 나을꺼야.
은주 : 예.. 제가 먼저 얘기 해 볼께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아야잖아요.
영옥 : (앉는다).....그래...그러자...드세요....(속상한..그러는데 핸드폰 울린다. 꺼내 받는다) 녜 여보세요.
금순E : 저 금순이에요.
영옥 : (저도 모르게) 어 금순아...(하다 당황해 은주 본다)......
은주 : (눈 마주치자 시선 피하고 밥 먹는척)......
영옥 : 어....잠깐만.....(일어나 문으로)......
장박 : (나가는 영옥 의식하다 은주 힐끔)......
은주 : ......
#12. 꽃집
금순 꽃다발 포장하는거 보면서, 휴대폰 귀에 대고 있다.
영옥E : 금순아....이제 됐어 얘기 해.
금순 : ....아뇨 별 일 아니구요.....부재중 전화가 여러통 와 있길래요...전화 하셨어요?.....
예....예 저도 내일은 괜찮아요....예....그럴께요...(끊고) 포장 예쁘게 잘해주세요.
#13. 산부인과 진료실
숙모 다가와 앉는다.
의사 : 축하드립니다. 조금 전에 초음파 보신데로 임신 8주차구 다 좋습니다...나가셔서 피검사 받으시구요.
숙모 : (막막한 심정으로 보다 그말에).....선생님....저기....보시다시피 저는 이렇게 살도 많이 쪘구요...나이도 너무 많구 해서...
애를 꼭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 결정을 못했거든요. 그래서 피검사는 다음에 할께요.
#14. 산부인과 대기실
숙모 문 열고 나온다. 숙모 문 닫고 서서 갈등되는. 저도 모르게 한숨 푹 내쉰다.
숙모 나서다 엄마야 화들짝 놀란다. 대기석에 정심 깊은 생각에 빠져 근심스럽게 앉아 있다.
숙모 꿀꺽 얼른 정심에게 안 들키려 살그머니 나서는데, 정심 문득 고개 돌리다 숙모를 본다.
정심 : (보는 일어나는)....안녕하세요?
숙모 : (아후)....(돌아보고 그제야 본 척)...어머 안녕하세요?
정심 : ....예.....어떻게?....저는 오늘 암검사 하는 날이라서요.
숙모 : .....아....예 저도 검사 받으러요....별일 없으시죠?
정심 : 예...저희야 뭐....그 댁도 편안하시죠?
숙모 : 예.....(얼른 이 자리를 뜨고 싶다)....예 그럼...제가 급한 볼일이 있어서요.
정심 : 예 가세요 그럼...
숙모 얼른 목례하고, 휴 다시금 입구로 서둘러 향하는데,
진료실 문 열리고 간호사1 손에 산모수첩 들고 나온다.
간호사1 : 안순자 산모님. 산모수첩 받아가셔야죠?
숙모 : (가다가 우뚝).....
정심 : (그말에 간호사가 부르는 방향을 보면 숙모가 서있다).....
간호사1 : 안순자 산모님. 산모수첩 받아 가셔야죠?...(다가가며) 산모님?
숙모 : (죽고싶다).....
정심 : (그제야 놀라는데)......
숙모 : (돌아본다).....예.
정심 : (어머머 입이 딱 벌어지는).....
숙모 : (다가온 간호사에게 산모수첩을 받아들고, 정심을 본다)......
정심 : (보고)......
숙모 : (애매한 표정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15. 재희집 대문 앞
금순 꽃다발 들고 서있다.
재희 문 열고 나온다. 금순 빙그레. 재희 역시 보자마자 환하게 웃는다.
재희 : 왔어?....내가 데리러 갔어야 하는데 운전을 못해서.
금순 : 저 어때요?
재희 : 처음 뵙는 것도 아닌데?
금순 : 그래두요...정식으로 인사드리러 오는건 처음이잖아요.
재희 : (보다)...뭐....괜찮네....너 원래 좀 촌스럽잖아.
금순 : (김새서 흘기다)....원장님 모르고 계시죠?
재희 : 어... 혹시 말씀 드리면 인사 안받겠다구 나가버리실까봐....들어가자.
금순 : 예.....(혼자 마음 다지는 심호흡 하고 뒤따른다)....
#16. 오미자 거실
재희 금순 들어 서있다. 꽃다발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오미자 문 열고 나온다. 오미자 나오다 금순 보고 표정 딱 굳어진다.
금순 : (얼른 고개 숙여 목례한다) 원장님.
오미자 : 너?....(하다 아들 보면).....
재희 : 제가 오라고 했어요 엄마. 엄마께 정식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서요..(금순과 같이 무릎을 끓고 반듯하게 앉는다)....엄마.
오미자 :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재희 : ...저희들 허락해 주세요. 저 금순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오미자 : (그말에 기막혀 보는....금순 손가락에 반지를 본다)....(기막힌)
재희 : 엄마....허락해 주세요. 저희들 정말 잘 할께요. 잘 살께요.
금순 : .....원장님....저 정말 잘할께요...원장님 실망 안하시게 정말 잘 할께요.
오미자 : (허)....뭘 잘해? 니가 할 줄 아는게 뭐가 있다구?.....뭐?....열무국수 마는거?
재희 : 엄마.
금순 : 예 원장님....열무국수도 열심히 말아드리구요(하는데)
오미자 : 나금순. 그런건 도우미 아줌마도 얼마든지 해....말해봐 또 뭘 할 수 있는데?
금순 재희 : ........
오미자 : 너 단적인 예로 우리 재희랑 결혼하면 부부동반 모임 같은거 당당하게 나갈 수 있겠니?
재희 주변 사람들은 다 쟁쟁한 학벌에 내노라하는 직업들 뿐일텐데 재희가 챙피하지 않겠어.
재희 : 엄마.
오미자 : 너 끝까지 들어 나는 현실을 말하는거야.
금순 : 당당하게 참석할 수 있어요 원장님....물론 모르는 내용의 대화가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모르면 물으면 되고....
그런거 갖구 사람 무시할 정도로 형편없는 사람이라면 제가 무시해 버리면 되니까요.
오미자 : 너 참 말은 잘한다. 그래 모르면 물으면 되지? 너 써전이 무슨 뜻인지는 아니?
금순 : .....
오미자 : 이머전시는?....뺄로우(fellow)는?
재희 : 엄마! (못참고 벌떡 일어난다).....
금순 : .......
오미자 : 너 하나두 못 알아듣지? 재희 주변 사람들은 보통 이런 말이 일상언데
너 그럼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잠깐만요 그건 무슨 뜻이에요 그건 무슨 뜻이에요 물을래?
금순 : ......
재희 : 엄마!
오미자 : 너 가만 못 있어! 이게 니가 사랑한다는 얘의 엄연한 현실이야.
재희 : (익!)......
금순 : ......
오미자 : 그리고 니가 처녀기나 해? 너 애까지 딸린 애엄마야 애엄마! 애엄마 주제에 얘가 진짜 어디서 감히!
재희 : 일어나. (손 확 잡아 당기는데)
금순 : 아저씨(버티는데)....
재희 : 일어나 얼른...(확 잡아 일으킨다)....(금순 확 당겨져 일어난다).....
오미자 : (그런 아들 본다).....
재희 : 엄마....모르세요? 저희는 엄마 허락없이두 얼마든지 결혼할 수 있는 성인 남녀에요..
금순 : 아저씨.
오미자 : (노려보는).....그래서?
재희 : 엄마 계속 이러시면 저 엄마 허락 없이 집 나가서 결혼해요 아셨어요?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기어이 이런 식으로 잃구 싶으세요?
오미자 : (부르르) 뭐가 어째?
금순 : .....
재희 : 맘대로 하세요. 어디 맘대로 한번 해보시라구요....나와..(잡아끄는)
금순 : (아저씨 표정으로 만류하지만 재희 힘에 이끌린다...오미자에게 얼른 목례하고 끌려나간다)....
오미자 : (기막혀 바들바들 떨리는).....
#17. 재희집 대문 앞
재희 금순 손 잡고 나온다. 금순 나와서 재희에게 잡힌 손 빼낸다.
금순 : 놔요 이거....
재희 : (보는).....
금순 : 아저씨 진짜 못됐어요. 엄마한테 그렇게 대들면 어뜩해요.
재희 : 못참겠는걸 어뜩해. 나한테 그러는건 참아두 너한테 그러는건 못참겠는데 어뜩해.
금순 :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는다)....그럼 첫판부터 원장님이 오냐 그래 축하한다 그러실 줄 알았어요?
재희 : (속상해서).....
금순 : (툭)...써전은....외과의사죠?
재희 : (보는).....어.
금순 : 이머전시는..........위급이란 뜻 아녜요?
재희 : (보는) 어 맞어...그래서 응급상황일 때 써.....다 아네...그렇게 다 알면서 왜 가만 있었어?
금순 : 아까는 순간 써전이 생각이 안나드라구요....그럼 뺄로우는요?
재희 : 그거 아는 사람 별로 없어. 레지던트 마치고 들어가는 전임의.
금순 : 아...별거 아니네 뭐....(애써 웃는) 진작 좀 알아둘껄.....(웃다 앞서는).....
재희 : (보는).....
재희 다가온다. 재희 다가와 옆에 보조 맞춰 걷는다.
금순 : (속상하다. 들키고 싶지 않아)...날씨 참 좋다...정말 가을이 오나봐요.
재희 : (그런 금순 보다가).....금순아....나한테 막 화내구 그래두 돼?
금순 : 나 괜찮아요....죄송하죠 원장님께...내가 쫌만 더 별볼일 있어두 좋을텐데....(좀 웃어주는).....
재희 : (그런 금순 안스럽고 속상한)......너는 참....어제 시숙이랑 괜찮았어?
금순 : (보는)....반지 끼고 있던 거 들켰어요....그래도 아직 아버님 어머니께는 말씀 안드리구 참아 주셨어요...
(다시 좀 웃고 시선 딴데 두는).....
재희 : (재희 그렇게 자꾸만 마음을 감추고 웃어 보이는 금순을 본다)......
금순 : (구경하는 척 슬그머니 외면한다, 그제야 숨길 수 없는 속상한 마음 고스란히 표정에 다 드러난다. 너무 속상하다)......
- 141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