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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7월13일(토요일) 서울시립미술관 탐방일정
09:30~09:57 연신내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을지로3가역으로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시청역으로 이동한 후 시청역 11번 출구로 나옴 [27분 소요]
탐방지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탐방일 : 2024년07월13일(토요일)
탐방코스 : [시청역 11번 출구~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가나아트컬렉션전시실(80 도시현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천경자컬렉션전시실(상설전시 중인 천경자 작품전~시청역 11번 출구]
탐방코스 및 탐방 구간별 탐방 소요시간 (총 탐방시간 3시간30분 소요)
09:57~10:05 시청역 11번 출구에서 탐방출발하여 덕수궁길 61 번지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으로 이동 [389m, 8분 소요]
10:05~13:35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에서 전시 중인《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와 2층 천경자컬렉션전시실에서 상설전시 중인 천경자 작품전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가나아트컬렉션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80 도시현실을 관람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본관)은 시대와 미술의 변화에 부응하고 서로를 채우며 성장해 가는 네트워크 미술관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자리 잡은 서울시립미술관은 1920년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옛 대법원 건물을 전면부만 그대로 보존한 채 신축하였다. 미술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하여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미술을 알리고,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이와 관련된 출판 활동과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다양한 교육 강좌를 운영하여 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미술관 본관 1, 2, 3층에는 총 6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이 중 1개는 상설전시실로 [천경자의 혼]을 상시 전시하고 있다. 지하에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의실과 세미나실이 자리하고 있다. 각 예술 분야의 자료를 소장한 자료실도 갖추고 있으며, 전시용 도록과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뮤지엄샵과 카페테리아 등의 편의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정동극장, 정동제일교회가 있는 고전미 넘치는 장소를 품은 정동길 옆에 있어 미술관 관람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다.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영업시간
매주 월요일 휴무
- 입장 마감 시간 평일 19시 / 주말, 공휴일 17시]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길로 접어들면 고풍스러운 건물 한 채가 우뚝 서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이다. 전시보다 먼저 미술관 건물 자체의 건축미가 두드러진다. 미술관 측은 르네상스 양식인 옛 대법원 건물의 전면부는 그대로 보존하고 후면부에 현대식 건물을 신축했다.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가장 처음 만나는 공간이 바로 옛 건물의 전면부와 새 건물의 벽면을 유리로 연결한 매개 공간이다.
특히 유리 천장으로 쏟아지는 자연광은 정말 매력적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회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샤갈, 피카소, 마티스, 마그리트, 고흐 등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익히 알 만한 세계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는 물론 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술관 봄나들이전 등 특색 있는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기간 : 2024.04.25.-2024.07.21.
평일(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토 · 일 · 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6시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전시기간 : 2024.04.25~2024.07.21
관람료 : 무료
도슨트안내 : 매일 오후 1시 (휴관일 제외)
전시부문 : 건축 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
전시장르 : 기획,국제
참여작가 :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작품수 : 300여 점
주최 및 후원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후원: 주한영국대사관, 영국문화원, 아시아나항공, 벽산파워 주식회사, 유진투자증권,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 타데우스 로팍, 협찬: 한국엡손, LG 올레드, 에르코라이팅, 백미당, 삼화페인트공업(주)
전시문의 : 이보배 02-2124-8946
관람문의 : 안내 데스크 02-2124-8868
전시 안내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는 세계적인 거장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로 서울시립미술관과 포스터 +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영국을 근거로 삼으며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먼 포스터와 그의 자회사 포스터 + 파트너스의 핵심적인 활동 궤적을 보여주고자 새롭게 기획된 이번 서울에서의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본 전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500여 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활동 중 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예술 공공 건축을 집중 조명하며, 특히 노먼 포스터가 일찍이 주목해온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에서 시작해 미래를 향하고 있는 거장 건축가의 비전을 아우른다.
1935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노먼 포스터는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건축가로서의 행보를 밟는다. 특히 예일대학교에서 만난 동료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훗날 포스터의 배우자가 되는 웬디 치즈먼, 자매 조지 월튼과 함께 1962년에 팀 4(Team 4)를 결성해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릴라이언스 컨트롤스(1967)와 같은 당시의 첨단 기술에 기반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다수 선보였다. 약 4년간의 팀 활동 후 노먼 포스터가 웬디 치즈먼과 함께 설립한 ‘포스터 연합(Foster Associates)’이 오늘날 2,000명이 넘는 국제적 규모의 건축 스튜디오로 성장한 포스터 + 파트너스의 전신(前身)이다. 건축설계뿐만 아니라 도시설계, 엔지니어링, 산업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도시 및 조경 디자인 그 외 다학제적인 연구개발 등 수십여 개의 전문 스튜디오로 특화되어 운영되는 포스터 + 파트너스는 현재까지 영국박물관 대중정, 홍콩상하이은행, 미국 애플 파크,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과 같은 주요 프로젝트를 통해 개별 건축물뿐만 아니라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방식을 재설정하고 풍경을 변모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노먼 포스터는 고도의 공학적 접근과 컴퓨터 기술에 기반한 ‘하이테크 건축’의 선두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전시는 그의 건축 활동에 있어 근간이 되고 철학적 모태가 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점에 주목한다. 우주에서의 거주 형태를 실질적으로 고민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를 설계하며, 주거환경의 효용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실험을 1960년대부터 설계해 온 포스터의 건축 철학은 그동안 널리 알려진 대규모 상업 프로젝트의 이면에 존재하는 그의 활동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024년 전시 의제 ‘건축’을 다각도로 탐구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의 다양한 건축 실험을 조명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들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도래할 시간에 대한 사유와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
‘미래긍정’으로 함축되는 이번 전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이라는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건축 모형, 스터디 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 300여 점을 포함하여 총 50건의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파트너스가 내일을 기대하고 긍정하는 이유는 미래에 관한 연구의 결과를 현재에 적용하여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건축이 환경과 더불어 존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시간적, 물리적 변화 속에서도 건축물이 자생하도록 하는 접근에는 동시대적 상황에 대한 예리한 분석에 더해 다층적인 연구를 근간으로 하는 이상적인 사유, 그리고 철학이 녹아있다. 그리고 이들이 써 내려가고 있는 변화의 역사는 일관되게 사용자의 필요와 경험을 가치로 둔다.
관람포인트
- 특히 주말 2~5시 사이 피크타임 동안에는 대기줄이 깁니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 평일 오전시간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 전시의 예상 관람시간은 1시간~1시간 반 사이입니다.
- 미술관 로비에서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노먼 포스터 - 건축의 무게>는 1시간 18분 길이로, 반복재생 됩니다.
- 전시실 내 리딩룸에서 자유롭게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관련 도서를 열람해보실 수 있습니다.
노먼 포스터
1935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노먼 포스터는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건축가로서의 행보를 밟았습니다. 특히 예일대학교에서 만난 동료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와는 훗날 포스터의 배우자가 되는 웬디 치즈먼, 자매 조지 월튼과 함께 1962년에 팀 4(Team 4)를 결성해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릴라이언스 컨트롤스(1967)와 같은 당시의 첨단 기술에 기반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들을 다수 선보였습니다. 약 4년 간의 팀 활동을 뒤로 하고 노먼 포스터가 웬디 치즈먼과 설립한 포스터 연합(Foster Associates)이 바로 오늘날 2,000명이 넘는 국제적 규모의 건축 스튜디오로 성장한 포스터 + 파트너스의 전신입니다
자이드 국립 박물관 (2017-2025)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의 행정수도인 아부다비에 위치합니다. 전통 사우디 건축물 연구에 바탕을 둔 디자인은 자체적인 공기 순환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다섯 개의 타워는 새의 날개 형상을 모티브 삼은 것으로 태양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이 박물관이 위치한 문화지구 사디야트 섬(Saadiyat Island)에는 포스터 + 파트너스 외에도 건축가 장 누벨이 지은 루브르 박물관 분관, 안도 타다오가 파도의 형상을 따라 지은 마리타임 미술관(Maritime Museum), 자하 하디드의 퍼포먼스 아트 센터 등 굵직한 문화예술 기관이 인근에 자리합니다.
빌바오 미술관 (2019-2024)
스페인의 빌바오 미술관에는 현재 확장을 동반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미 빌바오 지하철 시스템의 효율적인 설계를 통해 도시 재생에 크게 기여한 노먼 포스터는 ‘아그라피타스(Agravitas)’라 불리는 빌바오 미술관 개조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도시 단위의 설계와 같은 확장된 관점을 제안합니다. 먼저 건축물의 역사를 존중하고 부각시키는 접근으로써 1945년 당시 건물의 입구를 되살려 미술관의 정면이 다시금 도시쪽을 향하도록 했습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바스크 지역의 건축가 루이스 마리아 우리아르떼(Luis Maria Uriarte)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본 프로젝트는 기존의 건축물에 이어 1970년대에 추가 확장된 공간을 모두 잇는 방식으로 지붕형 구조를 제안합니다. 자연 채광 유입, 원활한 공기 순환, 저탄소 강철 사용 등의 방식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 또한 목표하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매기 센터 (2013-2015)
암환자를 위한 시설인 매기 맨체스터는 1996년 영국 에딘버러에서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 홍콩, 일본 등 세계 전역에 위치합니다. 센터는 매기 케스윅 젝스(Maggie Keswick Jencks)의 이름에서 온 것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정형화된 병원 환경이 아닌, 집처럼 편안하고 가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매기 센터는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리처드 로저스 등 저명한 건축가들이 참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 노먼 포스터가 자신의 고향인 영국 맨체스터에 설계한 매기 센터는 천연 목재와 패브릭이 결합되어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렌바흐하우스 미술관 (2002-2013)
전 세계에서 독일 표현주의 사조인 청기사파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독일의 렌바흐하우스 미술관은 1924년 설계를 시작으로 1929년에 개관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이 미술관을 리모델링 하면서는 전시공간을 확장하고 새로운 관람 동선을 제공하면서도 역사가 깃든 건물의 원형을 잘 보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신축된 공간에는 피렌체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기존 건물의 황토색을 해치지 않도록 알루미늄과 구리가 합금된 튜브가 사용되었으며, 빗물을 재활용하여 화장실 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건물 내외부에 묻어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스턴 미술관 (1999-2010)
1870년에 설립된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한 곳으로 매년 백 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합니다. 해마다 증가하는 관람객 규모를 고려하여 진행된 미술관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옛 것과 새로운 것을 결합하고 미술관 건물 접근성 개선을 목표함으로써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강화하였습니다. 기존 보자르(Beaux-Arts) 양식의 건물을 복원함과 동시에 척추처럼 두 건물 사이를 잇는 ‘크리스탈 스파인(crystal spine)’ 유리 구조물이 특징적입니다. 유리 구조물이 감싸고 있는 건물은 4개 층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미국미술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옴부 (2017-2018)
스페인 마드리드 남부에 위치한 옴부(Ombu)는 스페인 에너지 회사 악시오나(ACCIONA)의 본사로, 현재까지 포스터 + 파트너스가 설계한 건축물 중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본래 스페인 건축가 루이스 데 란데초(Luis de Landecho, 1852-1941)에 의해 1905년에 설립된 이 건물은 인근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용도로 쓰였다가 이후 사용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폐건물에 머물렀습니다. 2017년 악시오나가 매입하여 포스터 + 파트너스에 개조를 의뢰하였고, 약 2년 간의 공사를 거쳐 202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사무실 공간만 약 3,000평(10,000m²) 넘는 이 건물은 2022년에 완공된 이후 현재까지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테마로 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해오고 있습니다. 주변 지역에서 서식하는 300여 종의 나무를 토대로 완성된 외부 조경은 인근 버스 터미널인 멘데즈 알바로(mendez alvaro station) 까지의 동선을 원활하게 연결합니다.
지혜의 집 (2018-2021)
아랍에미리트의 도시 샤르자에 위치한 지혜의 집(House of Wisdom)은 ‘소셜 허브를 개념화한 도서관’이라는 목표 아래 첨단 기술이 접목된 형태로 계획되었습니다. 지혜의 집은 유네스코에서 2019년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로 샤르자를 선정한 것에 발맞춰 도시의 문화 활성화를 주도하는 전문 출판연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2층 건물 위를 덮고있는 캔틸레버 구조의 지붕 ‘플로팅 루프’는 중동 지역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한 것으로, 건물 사방으로 무려 15m씩이나 돌출된 구조가 독특한 외형을 완성합니다. 지붕을 지지하는 4개의 코어가 건물 각 모서리에 위치함에 따라 도서관 내부는 기둥 없이 개방된 공간을 형성합니다. 또한 도서관 내부의 모든 서비스 공간은 외부와의 연결에 중점을 두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바깥을 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미국 항공 박물관 (1987-1997)
영국 덕스퍼드에 위치한 미국 항공 박물관은 2차 세계 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미국 공군과 항공기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특히 이 곳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독보적인 미국 항공기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건물의 높이와 폭은 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B-52 폭격기의 규격(날개 폭 61미터, 꼬리날개 높이 16미터)에 비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간결한 곡선이 인상적인 외벽의 실루엣과 반쯤 땅에 묻혀 있어 무덤과 같은 인상을 주는 입면은 건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입니다.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할만큼 비행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노먼 포스터는 이 프로젝트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서부터 전면 유리 창을 통해 활주로를 볼 수 있도록 한 배치 또한 조종석에 앉아 하늘을 내다보는 노먼 포스터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미국 항공 박물관은 1998년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건축사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건축에 수여하는 스털링 상을 수상했습니다.
드론공항 (2016)
포스터 + 파트너스는 2012-2015년 사이에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지구 밖 행성에서의 삶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때 주력했던 부분 중 하나는 건설 자재를 지구에서부터 운반해오는 비효율성을 피하고, 현지의 재료를 토대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가 발전된 결과가 바로 2016년에 고안된 드론포트, 즉 드론공항입니다. 드론공항은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중앙 아프리카의 고립된 지역에 긴급 생필품이나 의약품 전달이 원활하도록 돕는 항공 인프라 구축을 목표합니다. 벽돌용 자재와 목재는 모두 현지 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조립이 쉬운 모듈 시스템을 사용하여 지역 공동체 또한 건설에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노먼 포스터 재단은 학생들과 함께 2016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드론공항의 실제 크기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으며, 2030년까지는 아프리카의 고립된 전 지역에 드론공항 인프라 구축을 목표합니다.
카레 현대 미술센터 (1984-1993)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카레 현대 미술센터는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잘 보존된 1세기 고대 로마시대 신전(Maison Carree)과 인접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도시의 지역발전을 위해 고안된 이 공모에는 장 누벨(Jean Nouvel), 프랭크 게리(Frank Gehry), 세자르 펠리(Cesar Pelli) 등 총 12명의 저명한 건축가가 초대되었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가 오래된 건물에 현대적 해석을 더하는 ‘레트로핏(retrofit)’의 간접적인 접근방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 세기의 역사가 쌓인 신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노먼 포스터는 총 9층으로 구성된 카레 현대 미술센터의 높이가 신전을 뛰어넘지 않도록 건물의 절반을 지하 층에 설계하였고, 그럼에도 자연 채광이 지상과 지하 모두에 닿도록 했습니다. 마당 테라스의 얇은 기둥 또한 바로 앞 신전의 근엄한 기둥과 극명하게 대조되도록 의도한 결과입니다. 2013년에는 카레 현대 미술센터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며 노먼 포스터가 직접 기획한 전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1975)
노르웨이의 선박 회사를 운영하던 프레드 올센(Fred Olsen)은 노먼 포스터가 건축업적을 다지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실험해볼 수 있도록 해준 중요한 조력자였습니다. 스페인 카나리 제도에 위치한 작은 섬 고메라(La Gomera)는 프레드 올센이 소유하고 있던 곳으로, 올센은 포스터에게 이곳의 자연미를 최대한 해치지 않는 방식의 관광산업 설계를 의뢰했습니다. 포스터는 이를 위해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이론과 잡지 『지구백과』(The Whole Earth Catalog, 1968-1971)에서 비롯된 새로운 생태학적 사고를 참조하는 등 관광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설계에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는 태양광과 풍력을 사용한 자율 에너지 시스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지원책, 폐기물 재활용, 생태관광 발전에 필요한 시설을 만드는 등 일종의 ‘친환경 선언문’으로서 수십 년 후에 등장할 환경 운동을 예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드 올센을 위한 숲 속 파빌리온 (1973)
‘프레드 올센을 위한 숲 속 파빌리온’은 선박 회사 프레드 올센(Fred Olsen)의 본사 이전을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로,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에 위치한 베스트비(Vestby) 지역의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합니다. 세 개의 파빌리온은 숲의 바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얇은 두께의 철제 기둥 위에 조립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환경 보존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포스터의 깊은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그늘진 숲 아래에서부터 차가운 공기층을 올려 자연 통풍을 유도하고, 1970년대 석유파동 이전부터 전기를 사용한 점은 매우 선견지명적인 접근이었습니다.
교육 안내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를 관람해보셨나요? 평소 전시실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시나요?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대표 건축 프로젝트 50건을 총 300여 점의 건축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방대한 양을 한 번에 이해하고 숙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다시 전시실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세마-라톤: 프로젝트 50>은 한 번의 전시 관람만으로 소화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더 깊이, 그리고 능동적으로 들여다보고자 관람객을 전시실로 다시 초청합니다. 주 1회 전시실 내에 마련된 리딩룸에 소그룹으로 모여 릴레이로 펼쳐지는 본 프로그램은 전시에 포함된 총 50건의 프로젝트와 이를 둘러싼 이야기의 확장을 시도합니다. 선행한 리서치에 기반해 참여자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가는 형식으로, 건축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하되 건축 이야기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세마-라톤: 프로젝트 50〉
- 6월~7월 일정: 2024. 6.13.(목), 6.20.(목), 6.27.(목), 7.4.(목), 7.11.(목) 18:30-20:00
-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내 리딩룸
- 대상: 대학생 포함 관심있는 성인 누구나
- 모집인원: 회차별 6명
- 참여방식: 프로젝트별 다양한 리서치 내용을 함께 나누는 형식으로 단회차/다회차 구분없이 신청 가능
- 모집기간: 2024.5.24.(금) –
- 선정절차: 신청서 리뷰 후 최종 선정자에게 별도 연락 예정 (6.6.(목)부터 각 회차별 시작 최소 일주일 전 안내)
- 문의: 전시교육과 이보배 학예연구사(bb.bobaelee@seoul.go.kr), 조성현 코디네이터(seonghyeon.2024@gmail.com)]
[80 도시현실
전시기간 : 2023.05.25.-2024.08.04.
평일(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토 · 일 · 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6시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가나아트컬렉션전시실
관람료 : 무료
도슨트 안내
ㅇ 도슨트 운영 일정
- 2023년 11월 21일 ~ 2024년 8월 4일
※ 미술관 휴관일, 월요일, 성탄절(12/25), 설 연휴 기간(2/8~2/12)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ㅇ 운영 기간 동안 매일 오후 2시에 2층 전시장 입구에서 가나아트 컬렉션 및 천경자 컬렉션 도슨트 전시 해설이 시작됩니다.
ㅇ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시면 무료 전시 해설 서비스를 상시 이용 가능합니다.
※ 구글플레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전시부문 : 회화, 사진, 조각
전시장르 : 기획,상설
참여작가 : 권순철, 김정헌, 김호득, 민정기, 박인철, 서용선, 신학철, 심정수, 오경환, 오치균, 이상국, 이흥덕, 전민조, 전수천, 정강자
작품수 : 21점
주최 및 후원 :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문의 : 이송은 02-2124-8974
관람문의 : 안내 데스크 02-2124-8868
전시 안내
《80 도시현실》은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한국의 현실을 가나아트 컬렉션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점의 작품군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민중미술 및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1960-70년대 고도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도시화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빛나는 성장의 이면에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존재했습니다. 근로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하고, 농촌 경제는 쇠락하며 이촌향도 현상은 심화되었습니다. 또한 강남개발, 중산층의 등장, 수입자유화 등으로 인해 도시를 중심으로 소비문화의 발달이 가속화됩니다.
이러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당대의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시각과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현실 인식의 여러 양상을 ‘도시화의 이면’, ‘도시인’,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의 세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차원의 현실을 당대를 살아갔던 예술가의 눈을 빌려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당시의 문제의식과 고민이 40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숙고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파트1. 도시화의 이면
198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모순과 부조리는 당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표출되었습니다. 민중미술 1세대 소집단 ‘현실과 발언’을 포함한 민중미술 진영은 도시 개발, 외래문화 수입, 무분별한 소비문화 확산에 대하여 신랄한 비판을 가하였습니다. 또한 민중미술 운동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동시대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한 작가들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이상국, <마을>, 1981
이상국은 소박한 풍경과 평범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온 작가입니다. 1970년대에는 산동네, 공장지대 같은 주변부 풍경을 작품으로 담아내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말부터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고 시대의 아픔을 투영한 인간의 형상을 그리고자 하였습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평면적으로 구성하고 마르고 거친 붓질을 통해 질감효과를 주어 팍팍한 서민들의 삶을 체감하게 합니다. 한편 1980년대 도시에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되고 지하철, 고속도로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 공사로 지어지는 화려한 아파트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현실의 주거공간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 내쫓기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생활 주변의 구체적인 현실 모습을 절제된 감정과 독창적인 조형 정신으로 담담하게 화폭에 그려냈습니다.
전민조, <명동>(1980), <을지로 2가>(1976), <명동>(1989), <종로 5가>(1978)
보도 사진계에서 30여 년간 활동한 전민조는 다양한 삶의 현장과 순간들을 포착해왔습니다. 1960년대 후반 작가는 도시와 사람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역사를 말해준다고 생각하여 주제로 삼았습니다. 이 사진은 1970-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서울 도심을 기록한 사진들입니다. 을지로 2가의 만원 버스에 손님을 태우는 버스 안내양의 모습, 명동 길 한 가운데에서 구걸하고 있는 걸인과 그 옆을 바쁘게 걸어가는 행인들의 모습, 서양의 명품거리를 연상시키는 백화점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삼삼오오 모여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 피카디리 극장에서 상영 중인 <007 유어 아이즈 온리>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을 통해 당시 서울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과 영화관의 번화한 모습을 통해 서울에 소비문화가 상당 수준 발달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헌, <풍요한 생활을 창조하는-럭키모노륨>, 1981
김정헌은 1979년 ‘현실과 발언‘ 창립, 1985년 ‘민족미술협의회’ 결성에 주도적 인물로 활동하면서 민중미술의 대표 주자로 발돋움을 하였습니다. 그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물, 도시화, 분단 조국의 상황을 주요 소재로 다루다가,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노동자, 땅, 흙, 농민, 자연 등의 소재를 민중의 삶과 연결시키며 현실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였습니다. 이 작품의 화면은 당시 도시의 풍요를 상징하는 아파트 바닥재인 럭키모노륨의 광고를 차용한 것입니다. 정교하게 묘사된 거실의 세부, 화려한 색채의 모노륨 바닥과는 대조적으로 화면 하단은 논바닥에 모를 심고 있는 농부가 투박하고 거칠게 터치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분법적 구도는 여타의 김정헌 작업에서도 발견되는 구도로서, 현대사회가 야기한 갈등과 모순의 이중구조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된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도시와 농촌의 불균등한 발전과 생활의 이질성, 소비와 생산의 불일치 같은 사회 문제를 부각시키고, 여전히 산업화와 도시화가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환상을 대중에게 주입하는 당시 세태를 풍자하고자 하였습니다.
신학철, <변신 5>, 1981
1980년대 초반 민중미술 진영에 합류하여 작업을 지속해 온 신학철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미시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개인의 고통과 마주하고자 했습니다. 관념적인 역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체로서 민족의 수난사를 다루고자 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마치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는 것 같은 그로테스크한 인상을 줍니다. <변신> 시리즈는 신학철이 1970년대 후반부터 작업한 주제로, 경제 성장과 함께 산업화가 가속되면서 대량 생산과 소비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와 물질주의와 소비문화에 지배당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업입니다. 모노톤으로 그려진 기괴한 형상은 얼핏 보면 사람 얼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캔, 신발, 요구르트 병 등 여러 가지 상품 이미지들이 결합해 변형된 것입니다. 하늘 위로 날아가는 제트기와 땅 속에서 튀어나온 손의 이미지는 전쟁이 휩쓸고 간 삭막한 폐허를 연상시킵니다. 대중 소비문화 속에서 외래문화는 보다 가볍고 쉽게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고,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지배합니다. 신학철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작품을 통해 시각화함으로써 보는 이의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신학철, <상황 812>, 1981
인체와 기계, 산업문물 등이 하나의 몸에 덩어리와 같은 형상으로 집약되어 묘사된 작품입니다. 이 덩어리는 화면 하단부의 땅을 지탱하고 있는 인간의 발에서부터 시작해 현대 물질문명이 양산한 공산품인 가스통, 알약, 통조림 캔, 야쿠르트 병과 같은 플라스틱 용기들과 기괴한 동물, 기계 부속품들이 뒤섞여 있으며, 이는 화면 상단부의 오토바이와 결합된 인간의 팔과 가슴까지 이어집니다. 좌측 상단에 등장하는 야마하 오토바이, 우측 중앙의 스카시 오렌지주스 상표는 의도적으로 상품이미지를 차용한 것으로 대량 소비 사회의 물신성을 풍자합니다. 작가는 다양한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충돌하는 이러한 광경을 두고 ‘현실 그 자체’라고 역설했는데, 화면 중앙 비눗갑 뚜껑 위에 쓰인 ‘인계(人界)’는 이 풍경이 곧 인간 세계의 현실임을 각인시킵니다. 이처럼 다양한 도상들의 결합이 하나의 형체를 이루는 표현은 이후 신학철 작업의 중요한 근간이 됩니다.
파트2. 도시인
1980년대 도시를 살아간 예술가들은 도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도시적인 감각으로 작품들을 그려내었습니다. 도시는 예술가들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장소였습니다. 급속한 도시 개발로 인하여 소외된 개인의 불안이나 유학 생활 중 낯선 타지에서 느낀 고독을 다룬 작가들이 있는 반면, 도시를 자신의 당당한 활동무대로서 인식하거나 도시의 세련된 미감에 영감을 받은 작가들도 존재하였습니다.
이흥덕, <잠자는 도시의 정오 사이렌>, 1985
이흥덕은 도시 사회의 일상적인 장소들을 통해 현대인의 삶의 모습과 그 안에 내재한 욕망, 불안, 상처와 같은 이면을 풍자적으로 표현합니다. 그가 보여주는 도시 풍경은 술집, 카페, 거리, 신도시, 지하철 등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이 있는 공간입니다. 이 작품은 민방공 훈련 사이렌이 울리는 정오의 서울 풍경을 그린 것입니다. 남산에서 북한산 방향으로 바라본 장면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빌딩과 주택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전반적으로 파란 색조를 사용하여 얼어붙은 듯이 일시적으로 정지된 도시의 긴장감을 더욱 강조하였습니다. 좌측 상단에는 당인리 발전소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올라 도시를 뒤덮고, 우측 하단에는 붉은색 길 위에 한 여성이 검은 개에 의하여 쫓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여러 시각적 장치들을 사용하여 도시의 불안과 부조리함을 표현하였습니다.
서용선, <거리>, 1994
1980년대 초반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던 서용선은 1980년대 중반부터 도시인 시리즈를 그렸는데, 이 작품들에는 급속한 도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현대인의 불안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화면에는 세 명의 인물들이 고층 건물들을 배경으로 하여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붉은색과 노란색을 바탕으로 나타나는 그들의 표정은 무뚝뚝하고 무표정하게 보이면서도, 뭔가에 매혹당한 듯 오묘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예술계에서 절제된 색채미가 강조되던 시기에 의도적으로 과도한 색채와 붓놀림을 강조한 표현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밀집된 현대 도시건축 공간 속에서 억압된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담아냈습니다.
전수천, <빛의 소멸>, 1989
전수천은 결코 어느 한 분야에 구애받지 않고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대형 프로젝트 등 다방면으로 작업의 영역을 확장해왔습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일식’ 혹은 ‘월식’을 의미하는 영어 ‘이클립스’로 태양을 가린 달의 전면에 등장하는 인간상은 소용돌이처럼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자연에 둘러싸여 어딘가를 우두커니 응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무렵부터 드로잉과 유화로 발표한 ‘행성’시리즈에도 동일한 소재와 인간이 등장하고 있어 표현 형식이 다르더라도 개념상 유기적인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붉은빛과 어두운 빛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공간 속에서 익명의 인물은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태양빛의 타는 듯한 붉은빛을 그대로 얼굴에 비추고 있습니다. 대자연의 불가항력적인 섭리 속에 서 있는 인간은 담담히 그 상황에 순응하며 자신의 실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박인철, <독일의 밤>, 1987
독일에 거주했던 박인철의 실존주의적 회화 작품 중 하나로, 색채와 화면 구도, 거친 붓질 등에서 독일 표현주의로부터의 영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화면 중앙에 위치한 붉은 얼굴의 남성과 뒤쪽의 쓰러질 것처럼 기울어진 벽돌색 건물, 강렬한 노란색 배경과 대조를 이루는 검은 개의 형상은 매우 고독하고 위태로워 보입니다. 또한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고 곁눈질하는 인물의 표정에서 방황하는 자의식과 불안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유럽 한복판에서 동양인으로서 살아가는 작가의 감정을 대변합니다. 작가가 표현한 고독, 불안, 방황의 감정들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것이지만, 정주민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공감대를 얻기에 충분합니다.
오치균, <인체>, 1989
오치균은 뉴욕에서 유학했던 1980년대에는 인물을 소재로 하여 억눌린 현실 속에서 폭발하기 직전의 감정을 응축하고 있는 표현주의적인 작품들을 제작했습니다. <인체> 시리즈는 유학 시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궁핍하고 비참한 생활을 했던 시기에 제작된 작품입니다. 오치균은 아내에게 자신의 누드 사진을 찍게 한 후 그것을 재해석한 형상을 캔버스에 담아냈는데, 어두운 방 안에 웅크린 나체의 인물에는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두려움, 고독, 불안, 좌절 등의 감정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온몸에 힘이 빠진 채 축 쳐져 있는 남성과 바닥으로 흐르는 아크릴 물감의 마티에르는 고된 생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가의 상황과 심리를 시적으로 암시합니다. 결국 그는 빈곤을 이기지 못하고 귀국하였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리즈는 그에게 성공적인 전시와 화단의 호평, 화랑과의 전속 계약 등 작품 활동의 활로를 열어 준 고마운 작품이 됐습니다.
오경환, <정물>, 1990
오경환은 한국 공공 미술 1세대 작가로 캔버스 안팎을 넘나드는 작업에서 화면의 견고한 균형과 건축적 구조를 중시합니다. 1970년대 파리 유학 시절에 제작한 다색 목판화 <거리> 시리즈에서 그는 대도시 생활의 정서를 대담한 색면 구성의 대비와 동양적 필선을 결합하여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평면 안에서 강렬한 색채와 해체된 원근법, 거친 선과 두터운 질감 등 여러 회화적 요소들이 충돌하면서 이루고 있는 균형을 보여 줍니다. 작가는 정물, 인물, 거리 풍경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이와 같은 회화적 조형을 탐구해왔습니다. 그의 작품 안에서는 신표현주의적인 원색들과 동양적 필선이 자유롭게 결합됩니다. 그는 원근법에 의한 자연주의적 재현을 배제하고 오히려 추상에 가깝게 대상을 생략하거나 과장합니다. 이러한 오경환의 회화는 빛나는 도시의 세련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고독한 도시의 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강자, <명동>, 1973
정강자는 1960-70년대에 미술 집단 ‘신전(新展)’과 ‘제4집단’에 속하여 활동하면서 퍼포먼스, 해프닝, 조각 등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였습니다. 특히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행위 예술과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통하여 기성 체제에 도전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전위 예술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심화되면서 1970년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무체전(無體展)》이 강제 철거되는 등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작품의 화면 중앙에는 상반신을 탈의한 작가가 화구를 들고 당당한 표정과 자세로 번화한 명동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명동은 정강자가 1960-70년대에 주로 활동하며 다른 작가들과 교류했던 곳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장소였습니다. 작가는 1970년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모든 속박에서 해방되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주체적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였습니다.
파트3.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
민중미술 진영의 작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도시 문제와 농촌 파탄의 현실을 고발하는데 집중하였는데, 1980년대 후반에 이르면 농촌 문화를 민중의 정체성으로 파악하게 되면서 농촌과 자연이 지닌 생명력을 표현하게 됩니다. 이 외에 민중미술 계열에 속하지 않았던 작가들도 자연의 생명력을 통해 강인한 민중의 역사를 표현하였습니다.
심정수, <일어서는 여인>, 1990
심정수는 1980년대에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민간 신앙과 샤머니즘, 그리고 농민들의 삶과 같은 한국적 조형의 본질을 탐구하였는데,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작가의 관심은 자연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는 농촌과 자연에서 한국의 조형미를 찾았으며, 특히 인체 조각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이 작품에서 심정수는 여인의 신체를 마치 나뭇가지가 뻗은 모양처럼 형상화하고 소나무 껍질 같은 질감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심정수는 일부러 서툴고 거칠게 인체를 표현한 조각들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과 인간을 동일시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금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상국, <나무>, 1991
구불구불 엉킨 나뭇가지들이 함께 모여 이룬 단단한 나무 둘레는 우리와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자연을 상기시킵니다. 높은 나무를 아래에서부터 우러러보는 화면 구성은 동양 전통화법인 고원법을 운용한 것으로 동양화를 전공했던 작가의 소양이 서양화로 전환한 후에도 다채로운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상국은 뒤틀린 모습의 상처투성이인 나무를 통해 민중의 아픔과 상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려 했음을 고백한 바 있는데, 오랜 세월 자신과 투쟁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나무의 형상과 터져 나오는 기는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자연주의적인 추상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권순철, <용마산>, 1977
권순철은 리얼리즘 경향의 작품을 제작하면서도 거친 붓칠, 두꺼운 마티에르, 뭉개진 형상, 탁한 색조를 통해 표현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그는 주로 ‘산’과 ‘얼굴’, 그리고 ‘넋’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삶의 애환을 표현했는데, 이 세 가지 주제는 초기 작업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용마산> 시리즈에서는 새롭고 신선한 것이 아닌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것들에 관심을 기울인 권순철의 작업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산은 인류의 그 어떤 것보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한국의 수많은 산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 형세를 화폭에 담아왔습니다. 해발 348m의 ‘용마산’은 서울과 경기도를 경계 짓는 아차산 줄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그가 선화예고에 출강하며 매일 바라보던 곳이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그려진 용마산은 아름답고 웅장한 산세보다는 산의 어딘가에 여전히 남아있을 역사의 상흔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당시 작가는 산과 함께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을 소재로 삼았는데, 커다란 상흔을 간직한 채 묵묵히 시대를 지나온 산은 한국 근현대사를 몸소 겪으며 꿋꿋하게 살아온 민중의 메타포이기도 합니다.
김호득, <폭포>, 1988
김호득은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실험해왔습니다.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작품은 산, 폭포, 꽃, 계곡 등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소재와 형상을 공유하지만, 작가의 역동적인 몸짓을 상상하게 만드는 거친 붓 놀림의 흔적들은 사의(寫意), 사실(寫實)의 구분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실경에 바탕을 둔 관념, 관념을 품고 있는 실경 사이를 오가며 거친 붓놀림만큼 기존 수묵 산수화에 대한 강한 반발과 대결의지를 엿볼 수 있는 필묵의 실험을 보여주었습니다. 폭포는 김호득 작품의 대표적인 소재로, 운필의 생생한 자취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은 몇 개의 굵은 먹 선만으로 폭포를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폭포 양 옆의 암벽에 그어진 농묵이 물살의 속력을 체감케 합니다.
김정헌, <땅 미륵>, 1992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여인을 ‘중생을 구제하는 미륵보살’에 비유하여 그린 것으로, 제목이 암시하듯이 땅, 미륵, 여인은 서로 동일한 존재로서 그려지고 있습니다. 전작들에 등장한 농촌여인이 마을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이상적인 존재로 그려져 그 의미가 확장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김정헌은 ‘흙’을 순수한 생명이 만들어지는 원천으로 여기며 땅과 흙이 통합된 세계를 꿈꾸었는데, 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질경이 옆에서 또 다른 생명을 심고 있는 여성은 강력한 ‘생명’의 메타포, 그 자체로서 그의 이상적인 세계관을 실현시키는 도상으로 등장합니다. 비록 땅은 인간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과정에서 온갖 갈등과 반목의 씨앗이기도 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여전히 땅은 민중을 지켜주는 존재이자, 지켜 나가야 할 대상인 것입니다.
민정기, <오대산 오대도>, 1996
민정기는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1980년대 도시의 풍경과 대중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모순에 주목하여 사회 비판적인 현실 인식을 화면에 담은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조선 중기 산수화에서 자주 쓰이던 구도인 부감법과 고지도의 조감법의 구도를 적용하여 오대산을 그린 작품입니다. 푸른색의 산줄기는 산의 정기를, 그 사이를 흐르는 흰색의 물줄기는 오대산의 기운생동하는 근원을 힘찬 필치로 시각화합니다. 실제 장소를 답사하여 그린 이 산수풍경은 “직접 찾아가면 산과 물뿐 아니라 사람, 역사, 설화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작가의 언급처럼, 가시적인 대상뿐 아니라 비가시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정기는 전통적인 형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세상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작품 상설전시
“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
1998년,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천경자(千鏡子, 1924-2015) 화백은 시민과 후학들이 자신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60여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어 온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그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천경자 상설전시는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라는 이름으로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는 꿈과 사랑, 환상에서 비롯된 정한(情恨)어린 스스로의 모습을 끊임없이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그것이 사람의 모습이거나 동식물로 표현되거나 상관없이, 그림은 나의 분신”이라고 말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는 마치 자신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전시는 이처럼 자전적(自傳的)인 성격을 가지는 작가의 작품 전반에 대한 자기고백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영혼의 여행자’, ‘자유로운 여자’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다채로운 이야기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천경자 화백의 작품 기증이 지닌 참뜻이 다시 한 번 빛나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다각도로 재조명될 천경자 상설전시에 대한 관람객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기대한다.]
[천경자(千鏡子)
천경자는 일본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현 도쿄여자미술대학)에서 유학하고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자전적인 주제와 화려한 채색기법으로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하였고 전통적인 한국화의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생애
천경자는 1924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천성욱(千性旭)과 박운아(朴雲娥)의 1남 2녀 중 큰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천옥자(千玉子)이다. 1941년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를 졸업한 뒤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 일본화과에 입학하였다. 이 무렵 ‘천경자’로 이름을 바꾸었다.
천경자는 인물화가인 고바야가와 기요시(小早川淸, 1899~1948)의 문하에 들어가 인물화를 익혔고, 1943년과 1944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각각 「조부(祖父)」(1943)와 「노부(老婦)」(1943)로 입선하였다. 1943년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이듬해에 귀국하였다. 1946년 모교인 전남여고 미술교사로 부임하여 학교 강당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1949년 서울에서 개인전을 치르면서 장래가 촉망되는 여류화가라는 평가를 받았고 조선대학교 미술과 강사로 임용되었다. 이 무렵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삶의 역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뱀과 인골(人骨)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수십 마리의 뱀이 뒤엉킨 모습의 「생태(生態)」(1951)는 화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195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임용되어 새로운 한국화를 모색해 나갔고, 1963년 도쿄 개인전을 계기로 일본에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1974년 홍익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뒤 작품 제작에만 전념하였는데, 이 무렵 자전적인 성격의 단독 여인상들을 제작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확립하였다.
한편, 1969년 유럽과 남태평양을 여행, 1972년 베트남전 종군화가단 참여, 1974년 아프리카 여행 등 1990년대까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이국적인 풍물화를 신문과 잡지에 연재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인 「미인도」를 둘러싸고 미술관과 진위 논란이 불거졌고, 이 사건을 계기로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1995년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1998년 서울시에 작품 93점을 기증하면서 서울시립미술관에 ‘천경자 상설전시실’이 설치되었고, 2002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축개관 기념전으로 ‘천경자의 혼’이 개최되었다. 2015년 미국에서 타계하였다.
활동사항
천경자는 초기에는 일본 채색인물화풍의 영향을 받은 인물화를 제작하였고 사생적인 화풍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해방 후 일본화풍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수묵화풍이 화단의 주도권을 잡게 되자 국전 참가를 거부하고 새로운 화풍을 모색하였다. 특히, 1957년 전통회화의 다양화를 모색하였던 백양회(白陽會)와 서양화가들의 단체인 모던아트협회 등에 가담하면서 소재, 주제, 기법 면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였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설화와 상상의 세계를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표현하기 시작하였고, 안료를 두텁게 발라 거친 마티에르 효과를 내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또 해외 여행을 통해 이국적인 풍취를 수용하고 과슈와 같은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한국화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했으며,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여성화가로서의 자의식이 표현된 단독 여인상들을 제작하면서 천경자 특유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여성인물화를 완성하였다.
천경자는 대다수의 한국화가들이 수묵화에 경도될 때에도 채색화 작품을 지속하였고, 추상화가 화단을 장악할 때에도 구상적인 작품세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화단에서 강렬한 색감과 문학적 서정을 토대로 독자적인 양식을 완성한 작가로 평가된다.
천경자는 문학에도 관심이 깊어서 신문과 잡지에 꾸준히 글을 발표하였고, 첫 수필집 『여인소묘(女人素描)』(1955)를 비롯하여 『천경자, 남태평양에 가다: 오직 붓과 종이만 의지하고』(1972),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8), 『탱고가 흐르는 황혼』(1995) 등 총 18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다.
상훈과 추모
1955년 제7회 대한미협전에서 「정(靜)」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국전에서 「추정(秋庭)」으로 특선상을 수상하였다. 1971년에 서울시 문화상(예술부문), 1975년에 3 · 1문화상(예술부문)을 받았다. 1983년에는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16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천경자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를 전시 개최하였다.]
13:35~13:43 시청역 11번 출구로 원점회귀하여 탐방을 완료
13:43~14:00 시청역에서 을지로3가역으로 가는 2호선 전철 승차 대기
14:00~14:35 2호선 전철을 타고 시청역에서 을지로3가역으로 가서 3호선으로 1차 환승하여 연신내역으로 간 후 6호선으로 2차 환승하여 구산역으로 이동 [35분 소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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