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통도사에 어떤 젊은 여인이 갓난 아이를 안고 와서 부탁을 하였다.
"여기서 겨울을 날 수 있게 해 주세요. 굶어 죽지 않으면 얼어 죽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공양주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님들은 회의를 한 결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였다.
혹시 좋지 않은 헛소문이 나거나, 젊은 여인 때문에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인은 절을 떠나면서 아기를 일주문 옆에 두고 가 버렸고, 스님들은 그 아이를 정성껏 키웠다.
아이는 자라면서 무척 총명하여 스님들 법문을 듣는 대로 모두 외워버릴 정도이더니
나이 18살에 훌륭한 법사스님이 되었고.. 사람들은 스님의 법문을 들으려고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법문을 듣던 사람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대체 저 법사스님 어머니는 어떤 분일까? 어떻게 저렇게 훌륭한 아들을 두었을까?"
그러자 옆에 있던 보살이 말하였다. "예, 제가 바로 저 스님 어미입니다."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결국 법사스님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법문을 마친 스님은 그 보살에게 잠깐 기다리라 하고 여러 스님들과 의논을 하였다.
"내 어머니라는 분이 와 계신데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모두들 말하였다. "아니, 그 추운 엄동설한에 버리고 갈 땐 언제이고,
죽지 않고 살아서 훌륭하게 되니까 이제야 어미라고 나타나는 게 어디 사람의 도리입니까?
따끔하게 혼을 내주고 다시는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합니다."
법사스님은 보살을 불러 어머니임을 확인하였다.
"알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법문을 들으러 오는 것은 괜찮지만,
어디 가서 내 어머니라는 말도 하지 말고, 두 번 다시 나를 아는 체도 마시구려."
그렇게 말하고 돌려보냈다.
한편 당시 한양의 정조대왕 귀에도 통도사에 아주 훌륭한 법사스님이 계시다는 소문이 들렸고
대왕은 "그토록 훌륭한 스님을 낳으신 어머님이 계실 테니 모셔오라."고 하였다.
어명을 받은 신하들이 양산에 내려가 자세히 알아보고 그에 대한 자초지종을 고하자
대왕은 법사스님에게 편지를 한 통 전하였다.
"세상에 어느 누가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여도, 어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만 하리요.
내가 듣기로 그 추운 겨울에 스님을 버렸다고 하나, 그것은 그렇지가 않구려.
둘이 같이 다니면 얼어 죽거나 배 고파 죽게 생겼으니, 파리 목숨도 귀하게 여기는 스님들은
자식을 여기 두고 가도 분명 살려 주었으면 주었지 어찌 산 생명을 죽도록 내버려 두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살리려고 두고 간 것이지, 절대로 죽으라고 버리고 간 것은 아닐 것입니다."
편지를 읽은 스님은 급히 어머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날이 저물고 한밤중에서야 어느 마을 외딴 집을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주인을 불렀으나 답이 없고, 토방에 올라 문을 열어보니 누군가가 이불을 쓰고 누워 있었다.
이불을 젖히니 굶주리고 병든 어머니가 거의 죽어가는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어머니~" 하고 부르니 가물가물 희미한 정신으로 물었다.
"뉘시요? 뉘시기에 나 보고 어머니라 하시오?"
호롱불로 얼굴을 비춰 드리니 "이제 되었습니다. 어머니라고 불러 주니
나는 이제 마지막 소원을 풀었습니다. 그 한 마디 못 듣고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제 되었으니 어서 돌아가시고.. 부디 훌륭한 큰스님이 되시구려."
스님은 어머니를 들쳐 업고 통도사로 뛰다시피 돌아와 정성껏 간호하여 어머니를 살려냈다.
그렇게 하여 절에서 잘 지내던 어머니는 통도사에 온 지 3년 만에 세상을 뜨셨는데
49재를 지내던 날 법사스님은 그 어머니를 위해 법문 한 곡조를 올렸다.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어느 누가 부자인가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어느 누가 가난한가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어느 누가 잘났는가
형제간에 깊은 우애, 그 사람이 잘났도다
부모님이 살았을 때 가장 귀한 부자이고
부모님이 안 계시니 가장 궁한 가난일세
어머님이 살았을 때 밝은 낮과 같더니만
어머님이 안 계시니 해도 저문 밤과 같네
어머님이 살았을 때 마음 든든 하더니만
어머님이 안 계시니 온 세상이 텅 비었네
그렇게 49재의 막재 법문을 마치자 어머니 음성이 법당 안을 맴돌았다.
훌륭하신 법사스님, 자랑스런 내 아드님
어머니란 말 한 마디 다 못 듣고 갈까봐서
조마조마 하더니만 그 소원 이제 풀고
오늘 내가 떠나가니 너무 상념 마시구려
자랑스런 내 아드님, 훌륭하신 법사 스님
자식 옆에 두고 살며 어미 소리 못 들을 때
메어지는 그 가슴은 수만 개의 송곳 같고
그 어머니 소리 듣고 귀를 번쩍 떴을 때는
이 세상을 다시 얻었는데
이제 내가 가는 길에 훌륭하신 법사스님, 그 법문이 감사하니
부디 부디 좋은 법문 많이 하여 이 세상을 환히 밝히소서 ~
※ 염불: 춘천 삼운사 주지 월중스님 음성
☞ (본생담) 한 개 화살이 세 사람을 죽이니, 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첫댓글 가슴 찡 하는 글입니다~
그래요 부모님은 살아계시는게 재산입니다~
나무아미타불..._()()()_
네 고맙습니다 ..
감동 법문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