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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때문에 아들을 괴롭힌 어머니 영가 / 우룡스님
20년 전, 나의 생질의 남편되는 생질서 원태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그는 아들 다섯, 딸 둘의 7남매를 둔 집안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복이 있고 덕이 있는 분이어서 온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7남매인 아들딸과 사위 며느리 어느 누구도 아버지의 말씀을 거스르거나,
'못합니다, 싫어요, 안됩니다'라는 반항 한마디 없이 순탄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는 시어머니의 권위를 내세우며 며느리들을 자주 나무랐습니다.
처음 어머니는 맏아들과 같이 살았는데, 날이 갈수록 맏며느리와 자주 부딪쳤고, 마침내는 맏아들과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욕을 하며 큰아들의 집을 나왔습니다.
둘째 아들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어머니는 또 다시 둘째 며느리와 부딪치면서 둘째 아들과 등을 돌렸으며,
셋째 아들집에서 또한 셋째 며느리와 부딪치면서 셋째 아들과 등을 돌렸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넷째 아들인 원태의 집을 찾았습니다.
어머니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 '안됩니다, 못합니다'라는 말은 하지 않고, '예,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라고만 하는 착한 넷째 아들만은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 당시, 넷째 아들 원태의 사정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B형 간염에 걸려 3년 동안 서울의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다보니 직장을 다니며 저금했던 돈은 물론, 전세금까지 모두 날렸습니다.
그런데, 집도 돈도 기운도 없는 원태로서는 살아갈 길이 막막하던 바로 이러한 원태의 집에 어머니가 오신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러한 아들 곁에 살면서 늘 생각했습니다.
"아이고, 저 착한 것이 아프다고 하는데, 내가 만져줘야 할 건데... 저 어질고 착한 것이 아프다는데, 내가 만져줘야지..."
바로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이것이 재앙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얼마 뒤 어머니는 외딴 집에서 넷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고, 가족들은 초상을 치렀습니다.
초상을 치른지 7일째 되는 날부터 밤만 되면 원태는 칼로 오장육부를 찢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서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두 손과 두 무릎으로 방바닥을 기어다니며 벌벌벌 떨었습니다.
더욱이 그 병은 참으로 이상하게 발작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별로 아프지 않다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의 밤에는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고, 그것도 1시간에 30분 정도씩, 머리가 아프고 오장육부가 아파 온 방을 기어 다니다가 30분 가량은 수그러들고, 30분은 발작을 하고 또 수그러지는 등, 밤이 새도록 시간대마다 30분 가량의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날이 새면 파김치가 되어 곯아 떨어졌습니다.
그 고통은 어머니의 49재를 마친 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이 사실도 원태의 누나인 비구니가 알게되었고, 어디 가서 물어보니 '7일동안 기도를 해주고, 산소에 가서 시식(施食)을 해주면 괜찮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다른 비구니스님과 한 분과 함께 7일 동안 열심히 기도를 하고 산소가 있는 성주로 갔습니다.
그날 밤 피곤에 지친 두 스님은 잠에 떨어졌는데, 함께 기도를 한 비구니 스님이 꿈을 꾸었습니다.
하얀 옷을 입은 할머니가 아들의 방문 앞에 서서 이름을 부르며 애절히 호소하는 것이었습니다.
"원태야, 원태야, 방문을 열어라, 내가 너를 만져주려고 하는데, 왜 방문을 걸어놓고 못 들어가게 하느냐?
네가 정히 문을 걸어놓고 못 들어오게 하겠다면 하는 수가 없다.
나는 문턱 밑을 파고 구들 밑을 파고 들어가서라도 너를 만져주어야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할머니는 맨 손으로 문턱 밑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열 손가락이 터져 피가 흐르는데도 할머니는 이를 악물고 파란 독기를 뿜어내며 계속 문턱 밑을 파내려갔습니다.
그 모습이 얼머나 무서웠던지 비구니 스님은 한밤중에 집안의 모든 사람을 깨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아직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아들이 그 집에 있으면 계속 해를 입을 것이니 당장 떠나도록하고, 죽은 할머니에 대한 대책은 따로 세우도록 합시다."
그 말에 따라, 날이 새기가 무섭게 생질녀와 생질서인 원태가 나를 찾아와 방법을 물었습니다.
"너희 부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천수다라니 21편, 금강경 1편을 꼭 읽도록 하여라.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 뒤 부부가 꾸준히 기도하자 원태는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고, 그들 내외는 꿈에서도 어머니의 모습을 보지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태의 손위 형님이나 형수들의 꿈에는 어머니가 자주 나타나 하소연을 했습니다.
"원태 내외가 왜 방문을 걸어놓고 나를 못 들어오게 하는지 모르겠다. 너희들이 원태를 만나거든 방문을 열어 내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일러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기도의 힘에 의해 어머니가 접근을 못하고 꿈에도 나타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금강경과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을 때 가족들의 꿈에도 어머니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애착이 강한 사람이 죽어서도 애착을 버리지 못해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게 되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오히려 너무나 힘든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당하였을 때, 신묘장구대다라니를 21편 이상씩 외우면서 '좋은 세상에 태어날 것'을 축원하면,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과 신중들의 위신력으로 능히 천도를 이루고 새로운 생을 받을 수 있게됩니다.
부디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통하여 나에게 장애를 안겨주는 영가만이 아니라, 부모님등의 은혜로운 사람들을 잘 천도해주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우룡스님(신묘장구대다라니기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