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에 갔다.
어르신의 발걸음과 눈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물고기를 구경했다.
친구들과 갔었더라면 설명은 지나치고 물고기만 구경했을 것이다.
어르신에게 어떤 물고기인지 알려드리기 위해 설명을 읽고 알려드렸다.
“어르신, 오른쪽 위쪽에 거북이요!”
“바로 앞에 가오리 지나가요!”
“가오리 반찬이 맛있어. 가오리찜.”
“어르신, 대왕 문어에요.”
“문어 쪄 먹으면 맛있겠다.”
어르신은 음식 재료로 알고 계신다.
차 타고 오면서도 도로에 심어진 나무들을 보면서 아카시아 나무를 보며 아카시아꿀을 알려주시고,
식혜를 마시면서 식혜에 들어가는 재료를 알려주셨다.
나중에 어르신이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조수처럼 도우며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저녁을 먹기 전 해운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바지를 걷고 파도가 치는 곳으로 들어갔다.
파도가 잔잔히 치다가 갑자기 무릎까지 젖게 치기도 했다.
어르신이 바다와 파도를 보시고 떠오른 노래를 불러주셨다.
저녁을 먹으러 생선구이 집에 가는 길에 어르신이 감자탕을 먹고 싶다고 하셨다.
염순홍 선생님과 나는 열심히 눈을 굴리며 비를 뚫고 감자탕집을 찾았다.
감자탕 대자를 시켰다.
맛있게 먹는 사이 젖은 옷들이 말랐다.
노래방에 갔다. 아까 바다에서 불러주신 노래를 시작으로 7곡을 부르셨다.
나는 다 처음 듣는 노래지만 선생님은 노래를 아셨다.
강석재 어르신께 놓친 박자와 가사를 알려주시며 함께 노래 불렀다.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고 노래 점수 대결을 했다.
나는 이찬원의 ‘딱! 풀’을 불렀다.
어르신께서 ‘딱딱딱딱딱’ 부분을 따라 불러주셨다. 87점이 나왔다.
염순홍 선생님은 ‘카멜레온’을 불렀다. 94점이 나왔다.
어르신은 ‘고향역’을 불렀다. 98점이 나왔다.
어르신이 1등했다.
어르신과 코인 노래방에서 좋은 추억을 쌓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또 노래방에 가자고 하실 것 같다.
노래방에 같이 갈 둘레사람이 생기면 좋겠다.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임재경
바다를 보며
어르신의 노래
첫댓글 억수같은 비를 뚫고 부산에 도착했지요.
옷이 홀랑 젖어도 개의치 않고 일정을 즐겨주신 어르신께 고마운 마음이드는 하루였습니다.
비만 조금 덜 오면 차라리 더운거보다 낫다는 어르신 말에서 낙천적인 성품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서 입고 계신 옷이 눈에 들어오네요. 여행 준비하면서 만든 옷.
노래 대결은 1등한 어르신께서 두고두고 이야기 하시겠어요.
어르신이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고 숙소에서 자주 말해주었지요. 강석재 언니와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부른 그 추억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을것 같습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어르신 사진 속에 어르신을 바라보는 언니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것 같아
여행 준비하면서 만든 옷이 눈에 띄네요. 노래방까지! 부산에서 좋은 추억 쌓으셨네요.
어르신은 임재경 선생님을 위해, 임재경 선생님은 어르신을 위해, 서로의 마음이 오가는 여행. 따뜻했겠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7.21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