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한알 크기의
지구에 2024년 10월 05일(토) 몇년만에 태평양 너울 넘어 고국땅을 밟은 김영진이다.
동북중고등학교 동기들은 모두 착실하고 정직하며 오롯이 공부뿐이 아니었을까.
1957년도 동북중학교에 입학한 동기이자 동북고를 1963년도에 졸업한 동기들이다.
싱글 쌩글 파릇파릇 갓 돋아나는 연초록 꽃닢들이다.
세월이 어느덧 흘러 흘러 60년을 훌쩍 넘긴 것이다.
허리가 쪼그러들고 무릎연골이 닳고 닳아 너덜너덜이다.
신체 곳곳이 성한데가 어디이던가. 팽팽하고 뻣뻣하던 막대기는 어드메 갔는가.
화사하고 어여쁜 숫처녀를 보아도 그저 물건너 거적대기로 보일뿐이다.
찌글 째글 뒤뚱 뒷둥 어기적 저기적 가다 쉬다를 반복이 아닌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전립선비대증 협심증 관상동맥 협착증 폐종양 경동맥 협착 등 병명도 까마득하다.
365곳 신체의 모든 곳곳이 수축되고 좁아지고 허물어지고 있을게다.
그래도 만나면 20대 청소년으로 회귀하곤 한다.
웃고 떠들고 마시고 터져나오는 헛소리(?)에 술잔도 엎어지곤 한다.
오늘 서울 중구 북창동 맛집의 시선은 60여년전 청소년들에게 쏠리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늘 함께 자리를 잡은 동기들이 그립기도 하다.
언제까지이려나. 오늘일까 내일인가.
아니면 11년인가 29년이던가. 저 너머 흐르고 있는 한강물은 알고 있으리라.
김영진아 ! 이밤이 가고 내일 모레가 되면 어드메에 있을까.
어디에 있든지 너와 나 그리고 동기들의 마음은 한결 같으리다.
언제 또 만나자는 약속은 할 수도 없고 저 하늘 태양에게 맡기면 좋을게다.
햇빛은 언제나 우리 인간들 위에서 말없는 따스함을 보내주리라.
우주 공간에 천체를 한바퀴 돌려면 몇년이나 걸릴것인가.
인간은 생각도 없다.
태양빛으로 쏟는다 해도 몇백억 광년(光年)은 넘치고 넘쳐야 겨우 도착할것이다.
천체에서 인간이 살고있는 지구의 크기는 어떨까.
동해바다에 수없이 쌓여있는 모래알중에 단 한알 정도 크기는 되리라.
그곳에 80억 인구의 한명인 우리 노객 동기들의 존재가 눈부시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내가 있음에 우리 동기들이 존재함에 지구도 있고, 태양도, 우주 천체도 있는 것이 아닌가.
숨을 쉬고 걷고 뛰고 먹고 자고 쏟고 싸고 떠들고 이런 날이 언제까지 이려는가.
지금 오늘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복에 겨운 삶이 아니랴.
2024년 10월 5일 최 정 남
이곳에 동기들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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