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한 길 수
이제 봄을 맞으려고
채비하고 나섰더니
기다렸던 봄은
저만큼 가고 있네
움츠렸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고
심호홉을 하려는데
노란 바람개비 입에 물고
개나리 무리가 지나간다.
방년 18세 순이의 가슴처럼
부끄럽다는 목련이 잠깐 얼굴만 비치더니
언제 시집갔는지 흔적도 없다.
약속 잘 지키다던 벚꽃 무리
"나 여기 왔소"인사나 하였는데
하루아침에 흐드득 소낙비가 되었나.
허무하고 야속한 봄
차라리 온다고 떠벌리지나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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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
봄날은 간다
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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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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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상합니다
고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