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새의 두개골을 CT 측정해 뇌의 형태를 알아냈더니 몸과 뇌의 비율이 집비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집비둘기는 결코 멍청한 새가 아닙니다. 즉, 도도새는 멍청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처음 보는 대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도도새는 아둔한 것이 아니라 그저 편안한 환경에 맞추에 적응했을 뿐이죠.
날지 못한다는 점에서 게을러보일 수 있으나, 새가 난다는 것은 큰 에너지 손실이며, 둥지를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것도 상당히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적이 없는 환경에서 이렇게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마 인간이 섬을 침략하지 않았더라면 도도새들은 평화롭게 살아갔을 것입니다. 아니면 좀 더 늦게 발견되었어야 했죠. 적어도 현대 사람들은 자기를 따라오는 커다란 새를 귀엽다고 여기거나 소리지르며 도망칠지언정 총으로 쏘아죽이진 않았을 테니까요.
아무튼 강조하지만 도도새는 바보가 아닙니다.
가끔은 도도새의 멍청함을 탓하며 도도새를 죽인 17세기 뱃사람들과 범죄가 일어나면 대응을 잘 못했다는 피해자를 탓하는 몇몇 21세기 인간들이 그리 다를 바 없겠다는 생각이 들며 씁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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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간이 지구의 암 덩어리야ㅠ
뭔가 가슴 아프다.. 저런 식으로 사라져간 동물들이 얼마나 많을까
양놈들이 사회악임!
왜 지들이 못된걸 죄없는 동물탓을했을까...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도 못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