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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엽혹진 버드브레인
학명: Struthio camelus
이름: 타조(common ostrich)
서식지: 아프리카
몸길이: 1.7~2m
몸무게: 암컷이 90~100kg, 수컷이 120~150kg
식성: 잡식
멸종위기등급: 관심필요
여러 가지 특징
타조는 아프리카 초원에 서식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이자 현재 유일하게 체중이 100kg을 넘어가는 새입니다. (2위의 자리는 무게로 따지면 최대 85kg의 남부화식조가, 키로 따지면 1.8m의 에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형 조류 중 드물게 암수의 모습이 다른 새 중 하나인데, 수컷이 암컷보다 좀 더 크고 깃털이 검정색입니다. 암컷과 새끼는 깃털색이 갈색이고요.
흔히 타조는 펭귄과 함께 날지 못하는 새의 대표주자입니다.
타조의 골격을 자세히 살펴보면 타조가 날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비둘기나 독수리를 비롯한 모든 비행 가능한 새의 가슴뼈에는 날갯짓에 필요한 근육이 붙는 용골돌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타조는 그러한 용골돌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힘차게 퍼덕이는 움직임은 불가능합니다.
타조의 깃털 역시 다른 새들에 비해 약하고 대칭형 구조(비행 가능한 새의 날개깃은 비대칭형입니다.)를 하고 있어 양력을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외에도 빈약한 날개와 무거운 다리 등도 타조를 날 수 없게 만듭니다.
타조가 날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날개가 아주 쓸모없는 건 아닙니다.
구애의 춤을 추거나 달릴 때 방향을 조절하는 용도로 쓰이죠. 펼쳐서 적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덩치가 큰 타조는 열 방출을 위해 다리와 목에는 짧은 솜털만 돋아나 있습니다.
타조는 그 크기에 걸맞게 새 중에서 가장 긴 목과 다리를 지녔습니다. 덕분에 키가 2.7m나 되는데, 포식자를 감지하기에 유용합니다. 눈도 지름 5cm로 지상생물 중에 가장 커서 대낮에는 3.5km 밖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두개골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커져서 뇌의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눈보다 뇌가 작을 정도로, 타조가 멍청한 동물에 속하지는 않으나 새 중에선 영리한 축에 못 듭니다.
타조 하면 유명한 것이 바로 속도죠. 두 발 달린 동물들 중 가장 달리기 속도가 빠른데, 평균 속력이 70km/h 정도나 됩니다. 강력하고 긴 다리 덕분인데요, 땅을 디디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가락은 두 개 뿐입니다.
타조를 비롯한 많은 평흉류들은 날지 못하는 대신 빠르게 달려서 포식자를 피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생태
타조는 한때 초식동물로 오해받았을 만큼 식물을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긴 목을 뻗어 가지에 달린 잎을 먹기도 하고 몸을 숙여 지면의 식물들을 뜯어먹기도 합니다. 물론 풀은 에너지 흡수율이 좋지 않아 타조는 꽤 오랜 시간을 먹이활동에 소비해야 합니다. 물론 식물만 먹는 것은 아니고 도마뱀이나 거북, 곤충 등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타조는 다른 평흉류(화식조나 에뮤 등)들처럼 모이주머니가 없어 먹이를 목에 저장했다 삼킵니다.
타조는 습한 지역에서는 6월 ~ 10월, 건조한 지역에서는 우기 직후에 한 마리의 수컷이 여러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유대는 한 암컷과만 형성하며 그 암컷과는 평생을 같이 삽니다.
타조같은 고악조류와 기러기목 새들은 새로서는 특이하게 외부 생식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짝짓기 장면이 다른 새들보다... 좀 충격적입니다...
수컷 하나와 짝짓기를 한 다수의 암컷들 사이에서는 서열이 있는데, 우두머리 암컷이 다른 암컷들의 알까지 전부 품습니다. 20개까지 품기도 하는데, 이는 많은 새끼를 키움으로써 자신의 새끼가 잡아먹힐 확률이 줄어들게 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의 경우 당연하게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알입니다. 무려 1.4kg(달걀의 20배) 정도의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데, 성체 타조의 덩치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편입니다. 알껍질이 두꺼워서 어느 정도의 방어 능력이 있습니다.
더불어 우두머리 암컷은 알이 너무 많으면 자신의 알이 아닌 다른 암컷의 알 몇 개를 둥지 밖으로 밀어냅니다.
이 알은 하이에나나 이집트대머리수리의 먹이가 되죠. 타조알은 현존하는 새알 중에서 가장 크고 그만큼 단단하지만 강력한 턱을 가진 하이에나나 돌을 도구로 사용하는 영리한 이집트대머리수리 앞에선 무력하게 뚫립니다.
새끼가 태어나면 암컷들과 수컷 모두 새끼들을 데리고 먹이를 찾아다닙니다. 새끼 타조는 태어난 직후 걸어다닐 수 있으며 위장을 위해 보호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K1ll8e017k
https://www.youtube.com/watch?v=KL6ZmgbG-z8
천적이 엄청 많다면서요?
화식조, 에뮤, 두루미, 황새, 독수리, 콘도르 등 보통 커다란 새들은 천적이 없거나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타조의 경우 커다란 포식자들이 먹을만한 크기이기에 대형 맹수들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사자, 표범, 치타 등이 타조의 주된 천적입니다. 물론 부상당하거나 미성숙한 개체들은 리카온이나 하이에나의 먹이가 되기도 하죠.
작은 새끼의 경우 천적이 훨씬 늘어나는데, 하이에나, 자칼, 혹멧돼지, 몽구스, 맹금류 등이 새끼 타조를 노리고 있습니다. 천적들이 상당히 집요한 탓에 그 많은 새끼 타조 중 15%만 살아남아 성체가 됩니다.
타조가 포식자를 보면 땅속에 머리를 파묻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위기가 닥쳐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다 최후를 맞는다는 타조 효과(ostrich effect)라는 말도 나왔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아마 타조가 먹이를 먹기 위해 몸을 숙인 것을 오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타조는 훨씬 다양한 방어전략을 가지고 포식자에 대항합니다.
첫번째 방어전략은 도망치는 것입니다. 타조의 달리기 실력으로는 사자나 표범 정도는 가볍게 따돌릴 수 있습니다. 또한 50km/h의 속도로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사냥감을 지치게 해 잡아먹는 리카온이나 하이에나가 상대하기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물론 부상당한 경우에는 잡아먹힐 수 있겠죠. 맹수 중 속도로 타조를 추월하는 건 치타뿐입니다. 하지만 치타도 지구력이 떨어지기에 장기 추격전에 들어서면 포기할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타조는 포식자를 만나면 십중팔구 도망치는 걸 선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guSEAjtU5E
https://www.youtube.com/watch?v=mNMIWKelgRU
https://www.youtube.com/watch?v=PbdM65XJ64A
https://www.youtube.com/watch?v=UkVBG4h1WUY
두 번째 방어전략은 위협/공격 입니다. 타조의 각력은 매우 발달해있고 발 끝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발달해있어 제대로 걷어차면 사자조차 살아남지 못합니다. 다만 코끼리 vs 호랑이 글에서도 설명했듯 육식동물을 만나면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망치는 게 동물들의 일반적인 습성인지라 사자를 만나면 도망갑니다.
따라서 타조가 이러한 방어전략을 취할 때는 도망갈 수 없을 때입니다. 넓은 아프리카 평원에서 도망갈 각이 안 나올 일은 거의 없겠지만 지켜야 할 새끼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죠. 수컷이 덩치가 더 크기에 주로 수컷이 나서서 싸웁니다. 다만 피식자들의 반격에 대한 연구가 많지는 않고 발로 차기 전에 맹수들이 겁먹고 도망치기 때문에 상대를 죽였다는 구체적인 기록은 드뭅니다.
이외에도 그냥 땅에 엎드려 숨기도 하고 암컷이 다친척 하며 포식자를 유인해 새끼로부터 떨어뜨려놓은 후 빠르게 도망치기도 합니다. 보통 암컷이 달리기를 더 잘하기 때문에 이렇게 포식자를 따돌릴 수 있죠.
물론 타조가 성체 아프리카코끼리마냥 무적의 존재는 아닙니다. 고양잇과 맹수들이 타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타조를 넘어뜨리면 됩니다. 타조가 넘어지면 잘 일어서지 못하는데, 약점인 목을 물어 끝내면 되는 거죠. 표범과 사자의 경우 매복 후 기습공격을 해야만 타조를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공격해올 경우 타조는 빠르게 인지하고 도망칠 것입니다.
치타의 경우에는 추격해서 따라잡은 후 발을 걸어서 사냥합니다. 물론 치타의 경우 혼자서 성체를 사냥하는 것은 어렵기에 보통은 아성체를 사냥하고, 성체를 사냥할 때에는 여러마리가 공격합니다. 물론 이때도 상당히 위험하긴 합니다.
치타 3마리가 타조를 사냥하는 다큐입니다.
맹수들이 타조를 아예 못 잡진 않습니다만 이렇게 까다로운 요소들이 많은지라 다른 먹잇감이 있다면 대부분 타조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https://www.sci-hub.tw/10.1017/S0952836905007508
사자의 먹이 선호도입니다. 보통 Jacobs' index(측정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 0.5 미만이면 꺼려지는 먹이에 속합니다. 타조의 체중이 70kg으로 나오는데, 아성체와 성체의 평균 같습니다. 즉 수치에는 아성체도 포한된단 이야기겠죠. 보통 작고 날쌘 임팔라나 어미가 지키고 있는 새끼 코끼리 등의 선호도는 낮고 누, 물소, 기린, 일런드 등 프라이드의 암사자들이 무리 사냥을 해서 잡을 수 있고 덩치도 큰 먹이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sci-hub.tw/https://doi.org/10.1111/j.1469-7998.2006.00184.x
이번에는 치타입니다. 역시 치타는 타조보다는 영양을 굉장히 선호합니다. 속도로는 타조를 간단히 따라잡지만 타조가 치타보다 두 배는 무겁고 또 그 위협적인 발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https://www.sci-hub.tw/10.1111/j.1469-7998.2006.00139.x
표범 역시 타조를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https://sci-hub.tw/https://doi.org/10.1644/05-MAMM-A-304R2.1
리카온은... 아예 건들지도 못하는군요.
https://sci-hub.tw/https://doi.org/10.1111/j.1469-7998.2006.00183.x
예상 외로 하이에나가 타조를 좋아합니다. 물론 대부분이 새끼일 겁니다.
물론 타조 입장에서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중대형 초식동물과 같이 다니기도 합니다. 시력이 좋은 타조가 멀리서 다가오는 적을 감지해주고 후각이 좋은 얼룩말이나 영양은 매복 포식자의 존재를 잘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물론 위의 포식자들의 먹이 선호도로 보았을 때 가장 이득을 보는 동물은 타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타조 혼자 있다면 당연히 타조만 노리겠지만 여러 초식동물을 선택할 수 있는 사진과 같은 상황이라면 맹수들은 다른 초식동물을 노리겠지요.
어떤 이는 타조를 날지도 못하는 한심한 새라고 여길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는 뇌가 콩알만한 바보 새라고 여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타조는 날지 못하지만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복잡한 계산은 못 하지만 포식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대처합니다. 타조야말로 '타조 효과'와 반대되는, 다가오는 위협을 가장 빨리 인식하고 대응하는 진정한 생존가입니다.
첫댓글 잘봤습니다 낙타
낙타를 타조로 속이려고 정성을 다 하네 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9.01 11:15
네 잘봤습니다 낙.타.
예쁜 낙타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