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 竹 을 다시 올리며...
拙作 雪竹(제1장)은 작년 한해 22회에 걸쳐 틈틈이
다른 웹사이트에 올렸던 작품입니다.
작은 사정이 있어서 제1장만 끝내고 계속 올리지 못하고 중단했는데,
다시 후속편(제2장)을 올려 볼가 합니다.
제1장을 읽어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하여 1장의 <줄거리>를
먼저 올립니다.
그래야 다음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제2장은-
제1장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8년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 다시 이어지는
같은 주인공들이 새로운 곳에서 다른 세상을 열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맛(?)있게만 읽어 주셔도 다행이라 생각하겠습니다.
雪 竹 (第1章)
지금까지의 줄거리
신라 54대 경명왕(景明王) 승영(昇英)은 왕자때 부터 사냥을 좋아했다.
승영이 왕태자로 책봉되기 전 어느 봄날, 남산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말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이마와
어깨를 다치고, 낙마때의 충격으로 잠시 정신까지 잃게 된다.
동행했던 호위부 병사의 등에 업혀 급하게 찾아 간곳이 바로 남산아래 외따로 살고 있던
청비, 청아 남매의 초가집이었다.
다행히 청비의 도움으로 응급처치를 받아 청신을 차린 후 궁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승영은 청비(淸飛)와 청아(淸娥) 남매에게 물질적인 도움도 주게되고
청비는 호위부 병사로 들어가게 된다.
그 후부터는 승영이 사냥을 나갔다가 궐 밖 사가(私家)에서 쉴 때마다 청아를 불러 시중을 들게 했는데,
승영이 사가에서 묵고 갈 때는 은연중 청아에게 잠자리 시중까지 명하게 되었다. 아무리 왕자와 순박한
시골 처녀라 하더라도 젊은 남자와 여자의 사이는 알 수 없는 법.
궁중의 여자들에게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는 순수한 청아의 모습과 시골 처자의 맑은 영혼에
승영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만다.
급기야 두 사람은 깊은 관계가 된다.
승영이 왕에 즉위하고 궐 밖 나들이가 쉽지 않게 되자, 청아를 궁으로 몰래 불러들여 밀회를 즐겼다.
왕비 석씨(昔氏)는 아홉명의 왕자를 생산 할 정도로 다산녀(多産女)였는데, 투기가 극심하여 왕이 후궁들의
처소도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니 만큼, 청아를 궁으로 불러들여 후궁으로 들여앉힐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궐 밖에 숨겨놓은 <왕의 여자>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 <왕의 여자> 청아가 승영의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
청아가 아이를 잉태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승영은 아예 사가(私家)를 청아 가족에게 넘겨주어
옮겨 살게 한다.
경명왕 2년, 일길찬 현승(玄昇)이 모반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현승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넷째와 다섯째 아들에게 은밀히 지시했다.
“ 너의 형들은 이번 거사에 이 아비와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너희 둘은 멀리 몸을 피해 있거라.
성공했다는 소문이 들리면 이내 돌아올 것이나 행여 하늘이 돕지 않아 일을 그르쳤을 경우,
너희들이라도 살아남아 후사를 도모해야 하느니라. ”
그런데 이 모반의 비밀이 거사 전에 현승의 둘째 아들 현무익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현승의 집에서 하인처럼 온갖 허드레 일을 하며 얹혀사는 정구서라는 자가 있었는데, 이 정구서의
젊은 아낙이 건달인 현무익과 눈이 맞아 밤이 되면 남편의 눈을 피해 현무익의 방으로 기어 들어가
밤새 뒤엉켜 놀아나다가 돌아가곤 했다. 정구서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도가의 아들에다 날건달인 현무익에게 혹시나 당할 행패나 보복이 두려워 모른 체하고
속만 끓이고 있었다.
하루는 질투에 눈이 먼 정구서가 현무익의 방 마루 밑에 숨어들어 둘의 밀회를 엿듣다가
뜻밖에 현무익이 발설하는 모반에 대한 비밀을 엿듣게 된다. 성공만 하면 자신의 아낙을
첩으로 들이고 자신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리겠다는 말까지 들은 정구서는
사흘 밤낮을 고민하다가 드디어 결심을 하고 호위부로 찾아가 청비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는다.
현승의 반란군은 간단하게 제압당하고 만다.
현승의 세 아들은 죽거나 잡히고, 거사가 실패했음을 눈치 챈 현승은 혼자 도망치다가
뒤따라 간 청비에게 붙잡혀 오는 등, 청비의 활약이 컸음은 물론이다.
현승과 그 세 아들, 그리고 주모자들은 처형되고 그 수급은 저자거리에 효시된다.
반란군과 관군의 피 비린내 나는 한판이 있었던 바로 그 이튿 날 새벽,
청아가 왕의 아이를 출산한다. 이 아이가 바로 진(瑨)이다.
궐 밖에 숨겨놓은 여자의 몸에서 태어 난 경명왕의 비공식적인 열 번째 왕자인 셈이다.
진이 태어나자 경명왕은 진을 돌보아 줄 보모로 항아(恒娥)와 하녀 순금(順今)이를
사가로 딸려 보냈다.
무심하게 세월은 흘러갔다. 진이 태어 난지 어느 듯 일 년.
그 사이 사가의 식구들은 셋이나 더 늘어 있었다. 현승의 모반계획을 밀고 해 온 정구서와 그의 아낙은
후환이 두려워 그 동안 숨어 살고 있었는데 사가에 들어 와 살게 했고
또 한 사람, 하촌 마을에 살고 있던 육손이 -
청비의 먼 친척 동생이 되는 이 녀석이 청비를 찾아 와 자기도 호위부 사병이 되고 싶다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바람에 사가에 머물게 하여 허드렛일을 도우며 지내게 했다.
그리고는 짬짬이 청비가 검술을 가르치는데, 놀랍게도 일 년이 지난쯤에는 육손의 검술은
청비가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일취월장 해있었다.
진의 돌 날. 진의 생일임을 알게 된 경명왕은 왕실의 보검 중 하나인 비룡검(飛龍劍)을
진의 생일 선물로 하사한다.
그날 밤, 사가의 식구들 그리고 호위부 동료 서너명을 불러 늦게까지 진의 생일을 축하하는
조촐한 주연을 마치고 모두들 막 잠자리에 든 늦은 시각..
너댓명의 괴한들이 몰래 사가의 담을 넘어 들어온다.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일족이 멸한 현승의 남은 두 아들과 그 잔당들이었다.
괴한들은 별채에 불을 지르고 또 다른 괴한은 청아의 방에 침입하여 청비가 어디 있는지를
말하라고 하지만 끝내 말하지 않자 청아를 살해하고 만다.
청아의 비명소리를 듣고 뛰어나온 청비가 괴한들과 맞서고 있을 때, 그때서야 잠에서 깬 육손은
겁도 없이 목검(木劍)을 꼰아 쥐고 칼 싸움판에 뛰어든다.
육손의 무모한 행동은 끝내 화를 불렀다.
괴한의 칼을 뺏을 욕심으로 목검으로 상대의 팔목을 부러뜨리기는 했으나,
한수 빠른 다른 괴한의 칼에 왼쪽 팔을 깊숙이 베이고 만다.
살아남은 괴한들이 불리함을 느끼고 도망하지만 쓰러진 육손이 때문에 청비는
뒤쫒아 가지를 못한다.
옷을 찢어 육손의 팔을 동여매어 응급조치를 하지만 바닥엔 이미 육손의 팔에서 흘러나온 피가
흥건히 고여 있다.
진을 꼭 끌어안고 아래채 뒷간 나무더미 사이에 숨어서 반은 정신이 나간채로 벌벌 떨고 있던
진(瑨)의 보모 항아와 하녀 순금이를 찾아, 쓰러진 육손이를 등에 업고
함께 황급히 사가를 빠져 나왔을 때,
불타고 있던 별채의 지붕이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안채도 이미 완전히 불길에 싸여 있었다.
하촌 마을로 향하는 밤길.
희끄므레한 초승 달빛이 무심하게 이들의 앞을 비추고 있었다.
청비는 혼잣말처럼 죽은 듯이 그의 등에 업혀있는 육손이에게 말한다.
( 육손아...이대로 죽으면 안 된다.
살아생전 너와 함께 꼭 해야 할 일이 생긴 것 같다.)
청비의 두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第 1章 끝)
* http://blog.daum.net/1004nagne/2 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첫댓글 1장을 안 읽어서 이해가 잘은 안가지만. 육손아 꼭 살아야 한다. 그래야 줄거리가 이어지니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