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이란 말은 본래 '공급하여 기른다'는 뜻으로, 삼보에 대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위식주나 약품 등을 제공하여 올리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의식주뿐만 아니라, 꽃·향·차 등을 올리는 것이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삼보에 바치는 것은 두루 공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은 뜻으로 공양은 스님네에게 올리는 음식물을 말하며, 우리 나라에서는 스님네의 식사, 또는 사찰에서 사부대중이 식사하는 것까지도 의미한다.
공양이라 함은 승가의 전통적인 식사 예법인 발우 공양의 법도를 말한다. 부처님 당시의 발우 공양은 발우 하나를 들고 거리로 나가 음식을 탁발하여 일정한 처소로 돌아가서 식사하는 방식이었으나, 북방 불교권에서는 매 끼니를 거리에서 탁발하지 않고 곡물, 야채 등을 탁발하거나 시주금으로 사 와서 사찰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되, 대중방에서 전 대중이 둘러앉아 일정한 법식에 따라 공양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또한 부처님 당시에는 큰 발우 하나를 썼으나, 북방 불교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여러 벌의 발우를 동시에 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공양을 할 때에 발우 4벌을 쓴다.
수행자와 발우공양 수행자의 공양 의식 또는 작법은 그 자체가 수행의 하나이다. 수행자의 경우에 있어서 식사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스님네의 공양은 시주자들의 신심어린 공양물을 소비하는 것이어서, 그렇게 시주받아 먹는 일이 결코 공짜로 대접받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그 이상의 이익을 시주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올리는 공양 음식이 시주자들의 피땀이 어린 노력의 산물인 만큼 밥 한 알, 김치 한 조각이라 할지라도 헛되이 소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시주의 공양을 받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복을 짓게 하기 위함이며, 한편으로 몸을 지탱해서 법답게 수행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살을 찌우고 신수를 훤하게 하려고 이런 저런 음식을 분별하여 먹거나, 맛을 탐하여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어서도 안 되며, 식사 시간 아닌 때에 먹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음식이 좋건 나쁘건 구애받지 않고 다만 그 음식이 자기 앞에 오게 되기까지 수고한 많은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여 항상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공양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러한 법다운 공양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한 공양 작법이 바로 발우 공양이다.
발우 공양은 총림과 같은 큰 대중 사찰에서는 지금도 여법하게 하고 있다. 이 공양법은 청정을 체로 삼고, 위의를 상으로 삼으며, 적정을 용으로 삼는다. 이하에서 간략히 설명한다.
1) 청정 수행자는 공양 중에도, 허망한 사대육신과 정신의 기운을 유지하기 위해 공양하며, 이 힘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도를 깨치고 나아가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않는다. 그러면서 음식물의 섭취와 관련하여 일체의 식상과 신상이 본래 공하여 그 가운데 하나도 붙들고 집착할 것이 없음을 관하도록 한다. 공양 음식뿐 아니라 공양을 받는 자기 자신과 공양을 올린 시주자는 본질적인 의미로 모두가 공함을 자각한다. 이와 같이 공양물, 공양 받은 자, 공양 올린 자가 모두 공한 것을 이름하여 삼륜이 공하다고 한다. 이처럼 삼륜이 공하므로 발우 공양은 그 바탕이 청정하며, 그 바탕이 청정하므로 이 공양에 임하는 모든 대중이 공양 가운데 청정하며, 그 바탕이 청정하므로 이 공양에 임하는 모든 대중이 공양 가운데 청정하며, 대중이 청정하므로 그 작법이 또한 청정하다.
발우 공양은 청정한 공양이므로 여기에는 일체의 시비 분별과 집착 망상이 붙을 수 없는, 실로 청정한 수행의 하나이다.
2) 위의(威儀) 발우 공양을 할 때에는 여법한 위의를 지키면서 수행자답게 음식을 먹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좌차(앉는 차례)를 지켜서 앉고, 앉은 자리를 마음대로 옮기지 않는다. - 옆사람과 줄을 맞추어 단정한 반가부좌로 앉는다. - 시선은 정면의 발우를 보며,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다. - 손을 움직일 때 외에는 양손을 앞에 모아쥔다. - 발우, 수저, 발우 수건 등을 제 위치에 가지런히 놓고 하나씩 순서대로 사용한다. -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발우를 입 앞에까지 들어올려서 먹으며, 머리를 밑으로 숙이거나 수저를 멀리 들어올려 먹지 않는다. - 음식을 입안 가득히 밀어 넣거나, 입을 벌린 채 음식을 씹지 않는다. - 음식이 너무 맵거나 짜다고 해서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다. - 반찬은 한 가지씩 집어먹으며, 이것저것 뒤섞어서 한꺼번에 먹지 않는다. - 찬상의 찬은 옆사람과 적절히 나누어 먹어야 하며, 혼자서 많은 양을 가져가지 않는다. - 한번 받은 음식은 다소 양이 적거나 많아도 그냥 먹으며, 뒤늦게 더 달라고 하거나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 밥통(밥 담아 나오는 큰 그릇), 국통(국을 담아 나오는 통), 천수물통(천수 또는 청수라고도 함) 등 반찬상(찬상)을 들고 내릴 때에는 합장하며, 특히 찬상은 우슬착지(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왼 무릎을 세워앉는 자세)한 자세에서 들고 내린다. - 반찬상에서 찬을 덜 때에는 찬그릇을 발우로 가져다 찬을 덜 것이며, 발우를 찬상 위로 가져가지 않는다. - 진지(배식)할 때나 천수를 다른 발우로 옮길 때 물이 튀게 하거나, 찬을 덜어 옮길 때나 음식을 먹는 도중 밥이나 찬을 흘리지 않도록 하며, 특히 국그릇을 엎지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 먼저 먹었다고 해서 죽비를 치기도 전에 발우를 먼저 씻거나 하지 않고, 대중과 보조를 맞추어 가며 절차에 따라 공양을 한다.
3) 적정 공양을 할 때에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하게 한다. 공양 작법은 죽비로 신호하며 오관게 암송 외에는 말소리를 내지 않는다. 주의 할 점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진지(배식)하는 그릇이나 찬상을 들고 내릴 때에 조용히 한다. - 공양중에 발우끼리 부딪치거나, 수저를 달그락거리거나, 발우나 수저를 떨어뜨려서 큰 소리가 나지 않게 한다. - 음식을 마시거나 씹는 소리가 크게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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