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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글리시
(한국어식 영어)
Konglish 즉 Korean+English는 한국 안의 영어 어휘 중에서 한국어의 기준을 적용하였거나 영어문장을 표현할 때 한국어의 문법적인 것들이 사용되어 원어민이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원래 의미와 다르게 자동차의 핸들이나 파이팅과 같이 영어 표현을 가져다 쓰거나 에어컨, 멘트와 같이 표현 중 일부를 생략하거나 일부만 가져다 쓰는 것, 핸드폰과 같이 비영어권에서 만들어진 조어처럼 원어민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어가 콩글리시이다. 이 중에는 한국어의 바른 표현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영어는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국제어로서 거의 모든 국가에 언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어도 수많은 외래어를 차용하여 성장해 왔다. 따라서 영어의 확산은 이질적인 언어와의 접촉을 통해 필연적으로 지역 변종과 외래어를 빌려올 때 흔히 발생하는 의미 변화를 일으키며, 콩글리시 또한 꾸준히 언어접촉이 누적되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콩글리시의 특징은 낱말을 빌려올 때 뜻의 일부만을 빌려오게 된다는 점이다. 모르는 길을 알려주는 구실을 하는 기계를 뜻하는 내비게이션은 영어에서는 항해, 항공 등 어딘가를 두루 다니는 것을 가리키나, 그러한 뜻은 이미 그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부착된 안내기계의 일종’이란 제한된 의미만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20세기 초 많은 서양의 용어들이 일본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 중 단어의 기원이 영어인 것들이 콩글리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시기에 들어온 말들은 일본어식 영어표현의 발상이나 발음을 가져다 쓴 것이 많다. 이후 발생한 단어들은 영어 단어들을 한국식 조어법으로 서로 결합하거나 본래 영어 의미와 다른 의미가 사용되거나 확장 또는 축소되어 생성된 것들이 많다. 그 외에 영어 형태소와 한국어 형태소가 합성어를 이루기도 한다. 긴 단어를 한국인이 사용하기 편하게 줄이기도 하는데 이런 줄임말 중에서 영어권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도 콩글리시에 속한다.
무역과 광고의 발달로 특정회사의 상품명이 보통명사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경우 상품의 보통명사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정한 회사의 상품명이 너무 널리 알려져 그 특정회사의 상품명이 다른 회사의 상품을 지칭할 때에도 사용된다.
좀 더 확장된 의미로 단어나 짧은 구의 수준에서 벗어나 한국어의 습관이 영향을 끼쳐서 영어를 한국어 문법으로 적용하여 구사하는 것을 콩글리시라고도 한다. 콩글리시는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혼합된 것인데 영어 이외의 유럽의 언어와 혼합이 콩글리시로 착각되기도 한다.
또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한국어와 잘 어울리게 변형된 외래어도 한국식 발음이나 강세를 사용하여 원어민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는 콩글리시라고 한다. 콩글리시의 종류는 단어나 짧은 구의 수준, 비유럽 언어를 거쳐서 온 말, 일본어식 영어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긴 단어를 줄여 쓰거나 줄여서 이어 붙이거나 다른 조어방법을 통하여 만들어진 단어들이다. 주로 일본어식 영어에서 온 말이다. 넘어오는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와 다른 뜻이 생기기도 하였으며, 원래 뜻의 일부가 사용되기도 한다.
먼저 와이셔츠, Y셔츠, 와이샤쓰, Y샤쓰를 살펴보자. 영어권에서는 그냥 shirts나 dress shirts라고 한다. 일본에서 white shirts라는 단어를 만든 뒤 줄여서 ワイシャツ waishatsu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되었다. 현재 '와이셔츠'는 표준어로 되어 있다. '와이'를 로마자 Y로 쓰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표기이다. 아마도 그 생김새가 Y자이기 때문에 오해를 부른 것 같다.
apartment를 줄인 일본어 アパート apāto는 아파트를 그대로 받아쓰는 말이다. 현재 표준어로 되어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말하는 apartment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달리 개인 소유의 집이 아닌 임대용 공공주택을 뜻한다.
일본어 アパート도 한국어와 의미가 다르다. 일본에서 アパート는 서민의 연립주택을 가리키고 한국식의 아파트는 맨션(マンション manshon)이라고 부른다. 한때 한국에서도 일반 아파트단지를 맨션이라 부른 적이 있으나 현재는 그러한 표현은 사라졌다. 미싱을 영어권에서는 sewing machine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sewing machine에서 sewing을 뗀 나머지 부분을 미싱(ミシン mishin)이라고 부른 데에서 비롯되었다. 순화된 용어로 '재봉틀'이 제시되어 있다. handle이라는 말은 영어에 있긴 하나 자동차의 운전대를 의미할 때에는 steering wheel이라고 한다.
이 역시 일본어식 영어에서 온 말인데 일본어에서는 한도루(ハンドル handoru )라고 한다. 커닝은 영어 cunning에서 온 말. ‘컨닝’이라 말하는 경우도 많으나 발음이 ˈkʌnɪŋ이므로(영어에서는 자음 철자가 이중이어도 두 번 발음하지 않음),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커닝'이 된다. 그래서 표준어로는 '커닝'이 채택되어 있다. 그런데 원래 영어 cunning은 '교활(한)' 혹은 '정교(한)'이라는 뜻인데, 일본에서 カンニング라 부르던 것이 전해진 것이다. 한국어의 '커닝'에 해당하는 말은 영어권에서는 cheating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cheating은 한국의 '커닝' 이외에 더 넓은 뜻을 포함하고 있다.
리모컨은 영어권에서는 remote control이라고 하는데, 이를 일본에서 リモコン이라 부른 것이 전해진 것이다. 영어권에서 remote로 줄여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오토바이는 영어권에서는 motorcycle이나 motorbike라고하며 일본에서 auto와 bicycle을 합성한 뒤 줄여 쓴 オートバイ Ōtobai를 그대로 받아쓴 말이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표준어이며, 한국 내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는 단어이다. 국내 모터사이클 동호인 사이에서는 일본어식 영어라는 이유로 영어에 해당하는 motorcycle이나 motorbike, 혹은 bike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피규어는 영어 figure에서 온 말. figure를 일본에서는 フィギュア figyua 휘규아라고 발음하는데, 정교하게 표현된 인체 모형 및 이를 수집하는 문화가 일본을 통해 한국에 소개되면서 이 일본어식 발음이 영어 본토 발음처럼 변형된 것이다. 영어권에서 figure의 발음은 '피겨'이지 '피규어'가 아니며, 한국의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이 발음은 인정하지 않는다. 영어권에서는 figurine이라고도 표기한다. 영국식이나 미국식 영어가 아닌 말도 있다. 영어이기는 하지만 영국식 혹은 미국식 영어가 아니라고 해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핸드폰은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영어권에서는 cellular phone 또는 cell phone이나 mobile phone이라고 한다. cell phone이라는 표현보다 hand phone이 더 와 닿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법에 크게 신경 쓰는 사람들은 핸드폰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차라리 핸디폰(handy phone)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영어권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다. 탤런트(talent)는 대한민국에서 텔레비전 배우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는데 영어권에서는 '재능' 또는 '소질'의 뜻이며 텔레비전 배우의 의미로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영어권에서 텔레비전 배우는 TV actor 또는 TV star라고 한다.
특정회사의 상품명이 보통명사가 된 경우로는 먼저 호치키스(Hotchkiss)가 있다. 스테이플러를 의미하는데 상표에서 온 말이다. 봉고(Bongo)는 초창기의 기아자동차 승합차 상표로부터 왔다. 지프(Jeep)는 SUV전문 회사명인 지프의 이름에서 온 말이다. 클랙슨, 클락션(Klaxon)은 1930년대 미국 경적제조회사의 상표이다. 미국 영어로는 horn이라고 한다. 바바리코트(Burberry coat)는 주로 봄과 가을에 입는 코트로 영국의 버버리회사의 제품 이름에서 유래한다. 영어로는 trench coat라고 한다. 포크레인 (Poclain)은 한국에 최초 도입된 굴삭기의 프랑스 기업 이름에서 유래했다. 영어로는 excavator라 부른다.
다른 영어권 국가에는 없는데 한국만의 사회적 현상이나 사물, 행위를 나타내는 단어나 어근을 조합하여 만든 영어단어가 있다. 단어를 이용하기도 하고, 영어 어근의 일부가 접사파생형식으로 한국어 단어와 결합하기도 한다. 이는 일본어식 영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원룸(one room)은 주로 젊은 사람이나 독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 하나짜리 주거형태를 일컫는다. 방이 하나라 원룸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으로 보이나, 영어권에서 이러한 주거형태는 studio apartment 또는 줄여서 studio라고 한다.
오피스텔(office+hotel)는 일하는 사무실에 숙식을 겸하는 주거형태이다. 최근 이러한 사례를 따라 고시텔, 원룸텔 등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셀프카메라(self camera)는 카메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은 행위 및 그러한 행위로 찍은 사진을 뜻하는 말로 영어권에서는 self shot 또는 selfie 라고 줄여 쓴다. 셀프와 카메라에서 앞 글자에서 한 자씩 딴 ‘셀카’라는 줄임말도 널리 퍼져 있다. 디카(digital camera)는 디지털 카메라의 준말로 영어권에 없는 준말이다. 영어권에서는 digicam이라는 준말을 쓴다.
몰카는 '몰래'와 camera를 합성한 '몰래 카메라'의 준말. '몰래 카메라'는 미리 몰래 숨겨둔 방송용 카메라가 있는 장소로 연예인을 유인한 뒤 설정된 사건에 반응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MBC의 한 방송 프로그램 코너에서 유래했다. '몰래 카메라'의 준말인 '몰카'는 원뜻과는 다르게 부정적이거나 범죄 행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개그맨(gagman)은 희극 배우를 일컫는 말로 영어권에는 없는 표현이다. 전유성이 방송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어권에서는 comedian이라고 표기한다.
한국어식 영어 표현으로는 한국어 문법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범하는 영어 문법적인 실수를 한국어식 영어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혹은 문화적인 차이로 인하여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도 한국어식 영어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능동태와 수동태의 혼동은 영어의 타동사에 대응되는 한국어의 단어가 형용사인 경우 능동태와 수동태를 혼동하여 쓰는 예가 많다. 한국어에는 수동태가 없기 때문이다. '너 심심하니?' Are you bored?라고 써야 하지만 Are you boring?이라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심심하다'는 형용사이고 bore는 타동사이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전치사의 잘못된 사용은 영어의 전치사는 한국어의 조사와 1대1 대응관계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어의 자동사와 영어의 타동사를 대응시켜 이런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와 결혼하다'에서 타동사인 marry를 자동사인 '결혼하다'와 같이 생각하여 marry with라고 잘못 사용하기도 한다. 간혹 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혹은 관용어구나 속담 등의 차이로 인하여 다른 의미의 문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Have you eaten?을 '밥 먹었니?'와 같은 인사말로 사용한다면 이것은 이런 이유의 한국어식 영어 사용이다.
부정 의문문으로 물었을 때 yes와 no를 혼동하여 대답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의문문의 형태를 사용하지 않고 평서 부정문의 형태로 물었을 때, 혹은 상대가 다시 확인하며 No?라고 물었을 때, 이런 실수가 더 많아지기도 한다. Do you mind if I have your cookie please? ("제게 쿠키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yes는 줄 수 없다는 뜻이고 no는 쿠키를 가지라는 뜻이다. 한국어식 영어로 착각하기 쉬운 것들은 영어 이외의 유럽 언어에서 온 말로 한국어식 영어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해당 언어와도 다른 의미로 쓰이는, 일종의 한국어식 해당 언어라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는 일, 특히 정규직 노동이라는 뜻의 독일어 Arbeit라는 단어에서 왔는데, 한국에서는 시간제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part-time job이다. 최근 이를 '알바'로 줄여 부르는 현상도 널리 퍼지고 있다. 미라는 썩지 않게 보존해 놓은 시체를 의미하는 말로, 과거에 이를 만들 때 쓰던 몰약을 포르투갈어로 부르는 mirra에서 온 말이며, 이에 해당되는 영어 단어는 myrrh이다. 한국어로 미라라 부르는 것을 포르투갈어와 영어로는 각각 múmia와 mummy로 부른다.
바캉스는 프랑스어 vacance에서 온 말로 본래 단순히 휴일이라는 의미를 지닌 것인데, 일본을 통해 피서나 휴양을 위한 휴가의 의미로 한정되어 전해진 것이다. 최근 바캉스라는 말에 영어 단어가 합쳐져 '바캉스 베이비', '바캉스 스트레스' 등과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생맥주 마시는 술집'을 의미하는 호프는 독일어 Hof에서 왔는데 본디 뜻은 마당 또는 뜰이다 (농장은 원래 뜻이 아니라 독어에서도 이차적인 뜻). 프로(퍼센트)는 percent의 뜻을 가진 용어의 네덜란드어는 프로센트(procent)인데, 일본어 발음상 이를 푸로센토로 발음된 것이 전해졌다. 그리고 이 말을 축약형으로 사용해서 결국 프로가 되었다.
외래어 단어들은 한국어에서 올바른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이고 영어단어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원어민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다. 콩글리시라는 것이 주로 잘못된 표현을 일컫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국식 영어표현이라기보다는 외래어이다. 텔레비전(티비)는 television 및 그 약어 TV에서 온 말로 v 발음이 b와 비슷한 발음으로 바뀌고, 강세가 한국어식으로 바뀌어서 사용된다. 표준발음으로는 '티비'가 아닌 '티브이'가 옳다. 다른 언어권 방식의 영어는 스페인어식 영어는 스팽글리시(Spanglish)라고도 한다. 일본어식 영어는 잉그리시(Engrish), 재플리시(Japlish), 쟁글리시(Janglish)라고도 한다. 싱가포르식 영어는 싱글리시(Singlish)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