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비친 아침 햇살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선교지 ‘따본’을 향해 아침 파도를 가르며 작은 보트에 몸을 실었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볍게 우산으로 밀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난번 호되게 당한 것 갚아주는데 엉덩이가 축축하다.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한 참을 달려도 따본은 저 멀리만 있는 것 같다.
불편한 자세에 눈을 감고 주님을 부른다.
분명 주님으로 시작했는데 꿈나라에 잠긴다.
휘청 있는 파도에 잠자는 요나,
풍랑 이는 바다에 고물에 주무신 예수님..
눈꺼풀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렇게 도착한 따본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눈에 익숙한 사람들 속에 지난번 옷을 선물한 아이가 보였다.
안경을 쓴 모습이 우리 집 막내랑 닮아 보였다.
외모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실제 나이는 중학교 1학년이다.
안경 너머 사시에 눈을 피한다.
치료라도 제대로 받으면 좋으려만,
섬에서 병원까지 가는 것도 그렇고,
가나한 생활에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다.
돌아오는 배 안에 자꾸 그 아이가 생각난다.
쉽게 갈 수 없고,
갇힌 그 섬에도 웃음이 환한 아이들..
분명 부족한데,
분명 고칠 수 있는데 체념이 아닌 그래도 괜찮은 인생에
만족을 느끼나?
어쩌면 두 눈 갖고 똑바로 보지 못하는
잠견 있는 영혼에
감사를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아침 햇살 보다 더 아름다운 주님을
눈을 들어 봐야겠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