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입맛이 없는듯할 때나, 뭔가 보양식을 먹어야 할 듯한 생각이 들 땐, 된장찌게를
끓여 먹어보자.
된장은 재래식 된장이 가장 좋겠으나, 일반적으론 구하기 힘들므로, 산분해 성분이 안
들어 있다는 '**표 재래식 된장'을 구해보자. 물론, 공장에서 만들어 낸 된장은 설사
'재래식'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도 100% 콩으로 만든것은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단지
일반 된장과 재래식 된장의 차이가 있다면 제조과정에 들어가는 밀가루가 몇 %인가의
차이일 뿐이다.
두부는 찬마루 연두부가 좋겠으나 그냥 동네 슈퍼에서 참한 두부 한 모를 사서 반모는
된장찌게용으로 나머지 반모는 삶아서 간장에 찍어 먹거나, 두부부침으로 해 먹자.
요즘 고추는 청량고추보다 매운게 많으므로 찌게에 넣기전에 시식을 해보고 적당한 것
을 넣는게 좋겠다. 만져봐서 물렁물렁하고 크기가 크면 일단 맵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
다.
애호박은 마트에 가서 하나씩 포장된 '조선호박'을 구해보자 단, 애호박 자체에 태극마
크가 찍혀 있는 '조선호박'은 별로 맛이 없다.
그외 지역과 취향에 따라 조개를 넣기도 하나, 나는 비린 맛을 싫어하므로 절대 넣지
않는다.
일단 얼추 재료가 갖춰졌으면, 손을 씻고, 천지신명께 좋은 요리를 만들게 해달라는 기
도를 올린후 정성스런 마음으로 싱크대에 자리를 잡는다. 이 때, 발 밑에 지압기를 깔
고 요리를 하면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된장국의 경우는 된장을 채에 걸러서 물에 풀고 콩찌꺼기는 버린다. 된장찌게일 경우에
는 채에 거를 필요 없이 그냥 풀면 된다.
일반적으론 된장풀기를 맨 먼저하나, 요리의 귀재가 되고 싶다면 그같은 일은 삼가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된장을 먼저 풀 경우 맛이 떨어진다.
1-2 명이 먹을 경우, 중간 크기의 뚝배기에 글라스 2개 정도 분량의 물을 넣는다. 약
400-500cc 분량이다.
나는 두부나 호박이 푹익은 스타일을 좋아하므로 두부를 맨 나중에 넣는 짓은 하지 않
는다.
일단, 물이 88 끓면, 감자와 호박을 넣는다. 호박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반으로 자르거
나 4등분한다. 감자는 납짝썰기를 하거나 호박처럼 자른다. 단, 호박보다 작게는 자르
지는 말자. 두부는 일본의 미소시루에 들어가는 것처럼 작게 자를 수도 있으나, 그러면
먹을 때 감칠맛이 떨어지므로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는다.
감자를 먼저 넣고 조금 후에 호박을 넣는다. 그리고 1-2분 정도 지나면 두부를 넣자.
만약, 연두부일 경우에는 2-3분 후에 넣자.
나같은 경우에는 연두부보다 강두부를 넣는것이 입안에서 감도는 맛이 더 좋은 것 같
다. 찬마루 두부를 살 경우에는 찌게, 국용으로 표기된 것은 연두부이고 부침용으로 표
기된것이 강두부이다.
된장은 너무 많이 넣지 않고, 일반 숟가락 2개 정도를 넣는다. 풀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적당히 가감한다. 그리고 고추장도 숟가락 1개 조금 안되게 같이 풀어 준다. 된장
찌게에 고추장을 풀어주면 된장 특유의 둔한 맛을 감쇄시켜 주며, 살짝 얼큰한 맛이 감
돌뿐만 아니라 된장의 씁쓸하고 쓴 맛을 분쇄!! 해 준다.
된장을 풀고 다시 88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간으로 줄여준다. 그리고 간을 본다. 상식이
지만, 간을 볼 때 숟가락으로 국물을 뜨는 짓은 삼가하도록 하자. 원칙은 국자로 국물
을 뜬다음 숟가락으로 다시 떠서 맛을 보는 것이다. 혼자 먹을 땐 상관없겠으나 다른
사람을 먹이려고 한다면 에티켓은 지키자.
이상태에서 간을 보면 뒷 맛이 밍밍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때 죽엽소금이나 하다
못해 꽃소금으로라도 간을 맞추자. 맛소금이나 어머니찌게 양념, 버섯 다시다 등의 조
미료는 제발 넣지말자. 차라리 맛없게 먹는게 더 낫다. 조미료에 길들어진 입맛은 되돌
리기 힘들다. 이왕 해먹는거 건강하게 먹자...
그외 사람에 따라서는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된장찌게라면 조선간
장을 사용하는 걸 최대한 억제해 보자. 혹, 왜간장을 넣었다면 버리고 다시 요리하자.
이 때, 중요한 것은 된장찌게가 아직 끓고 있으므로 약간 밋밋하게 간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나서, 고추, 다진마늘, 파를 넣자. 이 때, 파나 마늘은 안 넣어도 무난하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서 팽이 버섯이나 냉이를 넣어도 좋다. 냉이는 향내음을, 버섯은 씹
는 맛을 높여 준다.
이렇게 다 넣은다음 다시 한 번 간을 보고 맛을 조절한다.
대충 된장찌게를 만들어 먹어보면..... 조미료 잔뜩 넣은 것보단 미각은 덜 만족 시키
겠지만, 건강에도 좋고, 몇 번 먹어보면 조미료 된장찌게 보다 훨씬 맛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외 반찬으론 된장찌게 하고 남은 재료로 두부부침을 만들고, 풋고추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그외 버섯 버터볶음이나 냉이무침도 별미로 먹을 만하다.
음...
이렇게 오늘 저녁에 밥을 해 먹었습니다.
역시 감칠 맛이 입안을 감돌고 혀속을 파고드는 것이, 된장찌게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
니다.
입맛이 없을 땐, 냉이 된장찌게를 보양이 필요할 때, 버섯 된장찌게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