帝國(제국)의 神話(신화)
제3부, 모계사회의 부활
모계사회 부활을 꿈꾸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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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문은 다 옛 글자에 근거한 것이니 새로운 글자가 아닙니다.
언문은 1천년 전부터 쓰던 글자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문교빈과 약속한 3개월, 바로 그 마지막 날이었다.
마음이 불안해 아침부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불길한 일이 아무런 예고 없이 닥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밖에는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그날따라 주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토록 자주 걸려오던 전화 한 통 없었다. 석기를 찾는 문교빈에게서도, 관필을 바꿔 달라는 묘령의 무당 아가씨에게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불안했다. 차라리 무엇인가 일이 터졌으면 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나는 아까부터 하에 갈까를 망설였다.
천부인을 찾는 것임에 틀림없을 . 이해할 수 없는 이 일에 끼여들기 시작한 것은 하에서 손 회장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문교빈이 어떤 식으로든 관계되었다면 그녀가 정한 마지막 날인 오늘, 그 불길한 일을 반드시 하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하에 가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힘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하에 가기를 줘하게 했다. 그러나 아파트 안에 감도는 이 기분나쁜 고요함은 나를 자꾸 하로 떠밀고 있었다.
시계가 8시를 가리켰을 때 나는 그 불안함에 지고 말았다.
나는 여자로부터의 전화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석기와 관필을 반강제적으로 끌고 하로 갔다.
솔직히, 별로 내켜하지 않는 석기와 관필을 대동한 것은 혼자 가기가 두려워서였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그랬듯이 하에서 함께 술을 마셨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우리 셋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석기는 문교빈과 결혼해서 동방 그룹의 경영 참여를 계획하고 있었고 관필은 세계 최고의 감독이 되길 원했다.
두 사람의 그 거창한 꿈은 전처럼 단순히 술기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구체적인 모습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두 사람의 빛나는 미래를 조금도 믿지 않았다.
극히 희박한 확률을 가진 행운이 거의 동시에 두 사람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석기와 관필에게 행운을 약속한 두 여자, 문교빈과 그 무당이 우리가 손 회장을 만난 이래로 겪어온 이상한 일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수도 없었다.
그만큼 두 여자는 상식과 논리를 뛰어넘어 석기와 관필을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갑자기 관필이 만나는 무당 아가씨가 어쩌면 문교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관필이 그렇게 완강하게 그녀의 이름을 대는 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문교빈이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석기에게 결혼을 약속하고도 나를 계속 유혹하지 않았던가.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만들어 준다는 감언이설로 관필을 부추겨 자신의 이름을 석기나 나에게 밝히지 않도록 강요할 수도 있을, 그런 여자였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천부인을 찾도록 교묘하게 일을 꾸민 사람은 문교빈, 바로 그 여자였다.
그러나 생각은 거기에서 막혔다. 석기와 관필, 나는 천부인을 찾을 능력이 없었다.
그것은 문교빈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문교빈은 왜 우리가 필요한 것일까.
나는 문교빈이 반드시 하에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이 있었다. 아니면 누군가라도 보낼 것이었다. 나는 확신이 있었다.
내 모든 신경 세포는 하의 입구를 향해 바짝 긴장해 있었다. 문 소리만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관필과 석기는 여전히 침묵 속에서 술을 머셨다. 아마 자신들의 화려한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이었다.
잠시 후, 하의 출입구가 열렸고 나는 또다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뜻밖에도 우치수였다.
우치수의 우람한 체구는 하의 좁은 출입구를 막아 놓은 큰 바위 같았다.
아무도 하를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거대한 바위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여어, 안녕들 하십니까? 여전하십니다."
순간, 나는 우치수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고 그를 멍청하게 바라보았다.
"우치수 전임강사 교수ㅠ님, 어서 오십시오. 이게 얼마 만입니까?"
관필이 벌떡 일어나 다가오는 우치수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두 분은 내가 반갑지 않는 모양이군요."
우치수가 농담을 던지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혼란스런 머릿속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우치수와 악수를 나누었다.
"너무나 뜻밖이라 그렇습니다."
"하긴 연락 없이 불쑥 찾아온 내가 잘못이죠."
우치수가 사람 좋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자리에 앉으며 그가 입을 열었다.
"오늘 세 분에게 멋지게 한잔 사겠습니다. 오늘 밤은 내게 시간을 전부 주십시오."
"시간은 많습니다. 내 시간 얼른 가져가세요."
관필은 농을 던졌다.
"좋은 일이 있으신가 봅니다."
"요즘은 좋은 일밖에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다면 우리가 사야겠군요."
"세 분의 덕을 톡톡히 보았으니 내가 사는 것이 도리입니다."
"우리 덕을 봤다구요?"
'덕을 본 정도가 아닙니다."
우치수는 약간의 상기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늘 여유만만하던 그에게서 처음으로 보는 인간적인 표정이었다.
"드디어 가림토를 찾았습니다."
"가림토요?"
나는 상기된 목소리로 되물었다.
'우치수, 바로 이 사람이야. 문교빈이 보낸 자가. 문교빈은 천부인을 찾고 있는 거야. 우치수는 석기의 방에 걸려 있는
2천 년 전의 그림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순전히 세 분 덕입니다. 세 분이 가림토에 대해 제게 말해 주지 않았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세 분을
만난 뒤에 나는 모든 것을 잊고 가림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치수는 교묘하게 가림토가 우리 입에서 먼저 나왔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럼 가림토가 실제했던 우리 문자라는 말씀입니까?"
"만주 경박호 암벽에서 가림토 38자가 조각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단군세기]에 삼랑 을보록이 정음 38자를 만들었다는
기록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가림토가 발견되었다구요?"
나는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혹시 발견된 곳이 오사카 아닙니까?"
"오사카가 아니라 규슈입니다. 미야자키 현에 있는 마토노 신사의 돌비석에 새겨져 있는 글자가 가림토로 확인되었습니다."
'우치수를 조심해.'
나는 스스로에게 경고했다.
"그럼 우리 고문자인 가림토가 왜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일까요?"
나는 가림토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우치수가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을 것이었다.
"[한단고기]에 가림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단고기]는 후세에 조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하지 않습니까?"
"그럼 [조선왕조실록]이라면 믿겠습니까?"
나는 우치수의 말에 대꾸할 전의를 상실했다.
"[세종실록] 26년 기록에 가림토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그 해에 집현전 부제학이었던 최만리가 훈민정음을 반대하여
상소문을 낸 적이 있습니다. 최만리는 '언문은 다 옛 글자에 근거한 것이니 새로 만든 글자가 아닙니다. 언문은 천년
전부터 쓰던 글자입니다.'라는 상소문을 세종에게 올렸습니다. 그 옛 글자가 다름아닌 가림토였습니다."
이 친구가 말하려는 진짜 의도는 무엇인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훈민정음 해례에도 그와 비슷한 기록이 있습니다. 해례의 편찬은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자들이 했습니다. 그 해례에
한글은 옛 글자 만드는 방식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것은 훈민정음을 만든 당시 인물들이 증언이라
신빙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므로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한 것이 아니라 가림토를 모방하여 현대화시킨 것입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것이 아니라구요?"
120부에서 계속......
작가 : 이철원
첫댓글 좋은글 제국의 신화 잘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
즐독합니다.
自然의 風景과 잘 어우러 지시고 寶石같이 빛나며 高貴하고 神秘한 秘境은 가장 所重하고 사랑은 歲月이 흘러 멋진 모습 感銘 받았으며 香氣로운 맛과 職分에 최선을 다하며 언제나 변함없이 맑고 希望과 勇氣가 용솟음치는 느낌을 받아 올려주신 보기 힘든 훌륭한 作品 感想 잘 보고 갑니다. 또한 주어진 새로운 소식을 돋보이게 하고 調和가 어울리는 모습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국의 신화 119,잘보고갑니다,항상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읍니다
즐겨운 나날 되세요 !!
제국의 신화 잘 보구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제국의 신화.119.재미있고 좋은 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