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봤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정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카메라 뒤편에 서서 감독하는 이상 이런 정의는 종종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있는 사실을 카메라 프레임 속에 담고, 배경음악을 깔고, 여기에 편집을 가하는 순간 인간의 손에 의해 쓰여지는 일종의 허구가 될 수도 있어서입니다.
반면 극영화는 기록영화와는 달리 단순히 극적인 구성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상황을 만들 수도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스토리로 제작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영화를 통한 선전술의 효과가 큰 축에 속한다고 합니다. 반공영화 시대를 지나 2000년대 들어 보수 정당은 산업화나 애국심을 자극하는 국제시장(2014년), 인천상륙작전(2016년) 등을 주목했을 겁니다.
진보 정당에선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변호인(2013년), 택시운전사(2017년), 1987(2017년) 등을 활용했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12·12 군사 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봄’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서자, 야당 대표 등은 윤석열정부를 영화 속 군부독재에 견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적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승승장구하자 공수가 뒤바뀌었다고 합니다.
보수는 앞 다퉈 인증 샷과 후기를 남기며 영화를 띄우고, 여기에 대통령까지 합세했다고 합니다. 진보 쪽에선 “제2의 4·19혁명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못 마땅해 한다고 합니다.
물론 지지층 결집에 영화만한 게 없을 겁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모두 자기 진영 인물은 공을, 상대 진영 인물은 과를 크게 보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러니 진영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고, 이런 편향적인 공과 평가가 바뀌지 않는 한 국민통합은 요원할 것 같습니다.
저도 집사람하고 『건국 전쟁』을 관람했습니다. 객석의 70%가 찼고 대부분 연세가 드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이 학생들이 이 영화를 봐야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이승만 대통령만큼 저평가된 지도자는 드물다.
심지어 문재인정부의 KBS는 평생을 독립운동에 몰두해온 이 대통령을 ‘친일파’로까지 매도했었다. 진실은 1920년대 초 이승만의 활동으로 곤란해진 일본이 현상금 30만달러까지 걸고 그를 체포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친일파라면 오히려 일본이 더 그의 활동을 지원했어야 옳지 않은가.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남북분단의 책임을 지워 6·25동란의 책임을 물었고, 한강대교를 끊어 국민을 버리고 도망친 비겁한 지도자였으며, 나아가 3·15 부정선거로 자신의 집권을 연장하려 한 독재자였다고 비난해 왔다. 가장 극단적 시도는 민족문제연구소가 RTV라는 시민단체와 함께 2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 배포한 ‘백년전쟁: 두 얼굴의 이승만’이라는 동영상이었다.
‘당신이 알지 못했던 이승만’이라는 부제를 달아 배우 권해효의 내레이션으로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만든 이 동영상에서 이승만은 백인여성들과 놀러다니며 미주동포들이 모금해준 독립자금을 흥청망청 쓴 카사노바였고, 일본의 식민지배를 인정하고 협력한 ‘콜라보’였다고 주장했었다.
이 조작된 동영상이 이승만에 대한 진실로 둔갑해 지금까지 유튜브를 통해 반복적으로 시청되었고, 일부 좌파역사학자들의 의도적 폄훼로 국민 대부분이 이 대통령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상영은 이 대통령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영어 제목은 “The Birth of Korea”인데 한글 제목은 ‘건국전쟁’으로 붙인 이유도 짐작컨대 ‘백년전쟁’을 정면으로 반박하기 위함일 것이다. 감독 김덕영은 제작 과정에서 스스로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고, 이 대통령의 희생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인데도 누적 관람객 43만명을 넘어 개봉된 영화 중 2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건국기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알지 못했던 국민의 목마름이 컸었는가를 능히 짐작케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고, 상영 후에는 모든 영화관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귀가 후에는 자식과 조카들에게 관람을 권고한다.
필자는 수년 전 ‘백년전쟁’으로 조작된 이승만, 박정희 두 전 대통령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어 민족문제연구소가 왜곡시킨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책을 출간했었다.
그때 이 대통령과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백년전쟁’과 민족문제연구소의 만행에 분노했었다. 적어도 학자라면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동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들은 증거를 오해하거나 조작했으면서도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건국전쟁’은 작은 거인 이승만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냉엄하고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술수를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대한민국을 건국한 과정과 6·25동란을 겪으면서도 강대국인 미국과의 협상에서 상상하기 힘든 협박(?)까지 해가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끌어낸 초인적 결단과 불굴의 의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80대가 되었어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못하고 정치꾼들에 둘러싸여 이용당한 노 정치인의 고뇌와 4·19혁명 과정에서 희생된 학생들에게 한없는 용서를 빌며 즉각적인 하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건국의 아버지 모습을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신생독립국의 권력자였지만 개인적인 착복 없이 그가 만든 대한민국을 그리워하며 검소하게 살다가 떠난 민족지도자의 애절한 모습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남긴 많은 댓글 중 가장 공감한 부분은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역사는 쓰레기였다”라는 반성이다. ‘건국전쟁’을 계기로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건국기 정치지도자의 고뇌와 희생을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유사한 영화도 곧 출시된다고 한다.
더 많은 젊은 세대가 이를 관람하고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기에 대한 더 많은 자료가 제시되어 이 대통령을 바르게 판단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세계일보.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학
출처 : 세계일보. 오피니언 [오늘의시선] ‘건국전쟁’을 통해 본 이승만 대통령
공무원 수험시험 한국사 인기 강사 황현필씨가 ‘이승만의 25가지 과오’라는 영상을 자기 유튜브에 올려놓았다고 합니다. 황씨 유튜브는 구독자가 96만1000명이고 이 영상은 48만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황씨는 영화 ‘건국전쟁’이 인기를 끌자 “숨어 있었던 미친놈들이 확실하게 스스로 미친놈임을 드러내고 있어서 재미있다”며 “상식적인 역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다”고 자기 페이스북에 써놨다고 합니다. 그는 아직 영화도 보지 않고 글을 을 올렸다고 했습니다.
역사는 누가 즐기거나 보여주는 장식품이 아니고, 팩트, 사실이라야 합니다. 더럽고 치사해도 사실이라면 그게 역사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내놓은 ‘독립운동가 이승만, 그 신화를 벗긴다’라는 자료집, 그리고 이 단체가 만든 ‘백년전쟁’이라는 영화 주장도 황씨 주장과 대개 일치한다고 합니다. 황씨는 스스로를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강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쓰레기를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조선일보에 박종인 기자가 황현필의 주장 검증이라는 기사를 써서 그것을 봤습니다.
저는 역사학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사실가 거짓을 구별할 줄은 압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1,000 페이지가 훨씬 넘는 외국인이 쓴 『한국 전쟁』이라는 책의 번역본을 읽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동아일보사가 발간한 『실록, 제1공화국』을 제 돈으로 사서 여러 번 읽었습니다.
제가 『건국 전쟁』을 보고서 느낀 것은 제가 50년 전에 읽은 그 책이 정말 소설 같은 허구였다는 것입니다.
좌파들의 사이트에 올라 온 글을 보니까 영화 건국전쟁을 보면 4500원을 환불해줘서 관객이 많다고 했던데 저는 환불을 해가라는 얘기는 어디서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친한 친구 몇 사람에게 그 영화를 꼭 보라고 얘기는 했습니다.
봐야 알 수 있습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