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 <萬物齊同>
만연(曼衍; 무한한 변화)에 나를 맡기고,
천예(天倪; 자연의 분수)로서 조화를
瞿鵲子(구작자) 問乎長梧子曰(문호장오자왈)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聖人(성인) 不從事於務(부종사어무)
"저는 스승님으로부터 ‘성인은 속된 일에 종사하지 아니하며,
不就利(불취리) 不違害(불위해)
이익을 좇지도 않고, 해악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不喜求(불희구) 不緣道(불연도)
무엇을 애써 구하지도 않거니와, 세상의 윤리를 따르지도 않는다.
无謂有謂(무위유위)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한 것이 되기도 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말을 하면서도 말하지 않은 것이 되기도 하며,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세속의 티끌 밖에서 노닌다’라고 말했습니다.
夫子(부자) 以爲孟浪之言(이위맹랑지언)
선생님께서는 이를 터무니없는 말이라 하셨지만,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야)
저로서는 영원한 도를 나타낸 것이라 생각됩니다.
吾子(오자) 以爲奚若(이위해약)
선생님께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是皇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
장오자가 대답했다. "그 말은 황제가 들어도 당황할 것이다.
而丘也(이구야) 何足以知之(하족이지지)
그러니 내 어찌 이를 알 수 있겠는가.
且汝亦太早計(차여적태조계)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또한 그대도 좀 경솔한 것 같다.
이는 마치 달걀을 보고 닭 울음을 바라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활을 보고 새 구이를 달라는 격이다.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汝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내 시험 삼아 허튼 소리를 해보리니, 그대도 그리 알고 들어 주게.
旁日月(방일월) 挾宇宙(협우주) 爲其脗合(위기문합)
성인은 해와 달과 이웃하고,
우주를 옆에 낀 채, 만물과 하나가 되어,
置其滑涽(치기골혼) 以隸相尊(이예상존)
혼돈 속에 살면서, 귀천을 차별하지 않는다.
衆人役役(중인역역) 聖人愚芚(성인우둔)
뭇사람들은 수고로이 몸을 쓰지만, 성인은 그런 일에 우둔하다.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그는 유구한 세월에 몸을 맡기며
한결같이 도(道)의 순수함을 간직한다.
萬物盡然(만물진연)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이를 감싸는 것이다.
*瞿鵲子의 말뜻은 놀라서 소란을 떠는 까치라는 뜻으로,
경망스럽게 도를 이야기하는 자를 가리키고,
長梧子는 큰 오동나무라는 뜻으로 도를 깨달은 인물을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然於然>
以指喻指之非指(이지유지지비지),
손가락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 아님을 밝히는 것은
不若以非指喻指之非指也(불약이비지유지지비지야);
손가락 아닌 것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 아님을 밝히는 것만 못하고,
以馬喻馬之非馬(이마유마지비마),
말[馬]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은
不若以非馬喻馬之非馬也(불약이비마유마지비마야)。
말이 아닌 것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만 못하다.
天地(천지),一指也(일지야);萬物(만물),一馬也(일마야)。
천지(天地)도 한 개의 손가락이고,
만물(萬物)도 한 마리의 말이다.
可乎可(가호가),不可乎不可(불가호불가)。
〈 세속의 사람들은〉 나에게 가(可)한 것을 가(可)하다고 하고, 나에게 불가(不可)한 것을 불가(不可)라 고집한다.
-『莊子』 <齊物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