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도 없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모든 영양성분이 0g인 차가 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1 녹차 <미국 생리학저널>에 따르면 녹차가 운동 지구력을 24% 증가시킨다고 한다. 매일 녹차 4잔을 마시면 두려울 것이 없어진다.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판단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불안감과 피로를 완화해준다. 이 모든 게 합쳐지면? 침대 위에서의 ‘운동’도 끝내주게 된다는 말씀! 녹차는 역시 우리 것이 최고다. 가끔은 티백에 든 현미녹차 대신 보성에서 자란 어린 새순만을 따서 만든 작설 찻잎을 우려내, 진정한 녹차의 맛과 향을 누려보라.
2 로즈메리 서양에서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고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데 자주 사용되는 허브인 로즈메리는 차로 마실 때도 훌륭하다. 단지 입안만 개운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육류를 기름에 튀기거나 불에 구울 때 HCA라는 발암물질이 생긴다. 미국 캔자스 대학교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육류를 먹을 때 로즈메리를 곁들이면 유해한 HCA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한다. 로즈메리의 항산화 성분이 HCA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허브티가 대중화되면서 기존 티백의 단점을 보완한 피라미드 티백도 출시되었다. 찻물이 우러나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맛과 향을 더욱 풍부하게 이끌어낸다.
3 홍차 늦은 오후에 홍차와 간식을 즐기는 영국식 ‘애프터눈티’ 문화가 당신을 착하게 만든다. 영국 런던 대학교의 연구진들은 홍차를 마시는 사람은 다른 종류의 차를 마시는 사람보다 코르티솔 수치가 더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코르티솔은 이른바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분비가 증가하면 저장된 에너지를 동원하고 혈압을 상승시켜 복부지방까지 늘리는 골치 아픈 녀석이다. 다양한 홍차 가운데 얼그레이는 베르가모트를 첨가한 것으로 아이스티와 밀크티를 만들 때에도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 연세대학교 대학원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홍차의 발효 정도와 색깔, 추출시간에 따른 항산화 효과를 살펴본 결과 홍차, 용정차, 우롱차, 재스민차, 보이차 순으로 폴리페놀이 많았다.
4 라임꽃차 카페인의 득과 실이 알려지면서 아예 카페인이 없거나 적은 허브차를 마시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라임꽃차는 19세기부터 유럽에서 널리 마셔왔던 허브차다. 디저트용 빵인 마들렌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에 곁들인 차가 바로 이것이었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두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핫 초콜릿 미국 코넬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핫 초콜릿에는 녹차의 3배에 달하는 항산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항산화 성분의 대표주자인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는 다크 초콜릿에 특히 풍부한데, 그 양은 레드와인을 능가한다고. 핫 초콜릿을 만들 때 우유를 첨가하면 운동에서 오는 피로가 회복되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제 운동 후에 핫 초콜릿 한잔 하자. 단, 초콜릿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은 동물에게 독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조심하라.
6 우롱차 우롱차 한 모금이 트레드밀을 뛰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고?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다. <미국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우롱차 250㎖를 마시면 비만도를 나타내는 BMI지수와 복부지방, 체지방을 두루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롱차는 녹차를 반발효한 것. 녹차를 완전히 발효하면 홍차가 된다. 녹차와 홍차의 중간 단계인 20~65% 정도 발효한 것이 바로 우롱차다.
7 계피 계수나무의 껍질로 한의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약재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계피는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을 잘 통하게 해주어 말초순환에 좋다고 한다. “손발의 저림과 마비 증세에 계피차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위장 운동을 촉진시켜 소화를 돕고 위를 튼튼하게 만들어, 예로부터 위장의 기능이 약한 소아나 노인에게 많이 쓰였습니다.” 동서한방병원 한방내과전문의 김태용의 말이다. 뜨거운 물에 계피 한 조각을 담그면 은은한 단맛과 매운맛이 감도는 계피차가 만들어진다. “단, 몸에 열이 많거나 과음이 잦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8 커피 작은 커피콩을 만만히 보지 마라. 사내 체육대회에 주자로 뽑혔는데 상금까지 어마어마하다면 달리기 전에 커피를 마셔라. 커피가 당신에게 로켓을 달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지방 연소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나중까지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피로를 덜 느끼게 해준다고 마라토너이자 생물학자인 테리 그레이엄 박사는 말한다. 그러다 도핑에 걸리는 것 아니냐고? 커피 한두 잔 가지고는 IOC 규정에 턱없이 부족하니 양심에 털 날 걱정은 말길. 그러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라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방광과 장을 자극해, 화장실만 찾다가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 ● 더 확실한 효과를 원한다면 커피보다 카페인 정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정제 한 알을 복용한 후 벤치프레스 기량이 2.1%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9 레몬머텔 차 한 잔 마신 후에는 모든 게 조금 쉬워진다. <미국 운동학 저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차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운동을 5.6% 가량 쉽게 만든다고 한다. 전력 질주할 때의 피로를 덜 느끼는 트릭을 부릴 뿐만 아니라 목표 성취 후의 고통도 덜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은 허브티도 운동에 도움이 될까? 연구진들은 차가 가져다주는 심신안정 효과에도 주목한다. 카페인은 당신을 혈기 넘치게 만들지만 허브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긴장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차 전문점 티뮤지엄이 추천하는 허브티는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에서 자라는 레몬머텔이다. “레몬머텔에는 시트랄Citral이 함유되어 있어 운동 후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고 상쾌한 맛 덕분에 남자분들이 좋아합니다.” 최은실 점장의 말이다. 시트랄은 레몬 같은 감귤류에 함유된 천연오일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