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당국은 폭염 속 여러 사람과 접촉이 많아지는 휴가철을 A형간염 확산의 최대고비로 보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의 감염포털에 따르면, 올들어 1만1676명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감염환자 수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전체 A형간염 신고 환자의 약 74%가 30~40대였다
A형간염의 경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있는데도 발병 빈도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접종을 해야 하는 시기를 확인해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예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형간염 환자 수는 2011년 5521명에서 2012년 1197명, 2013년 867명으로 줄었다가 2014년 1307명, 2015년 1804명, 2016년 4679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7년 4419명, 2018년 2437명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였다.
그러던 A형 간염환자 수가 올들어 갑자기 1만명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낮기온이 36~37℃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휴가철이 겹친 요즘이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A형간염 같은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은 5~9월에 집단발생하고 있어 여름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집단발생은 시간, 장소 등으로 연관성이 있는 2명 이상에서 설사, 구토 등 장관감염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실제로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 집단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연도별 전체 발생 건수 중 5~9월 집단발생 건수의 비중은 2016년 46.7%, 2017년 53.2%, 2018년 47.1%에 달했다.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월부터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 증가에 대비해 전국 13개 국립검역소, 광역·기초자치단체 보건소와 함께 비상방역 근무 체계를 운영 중이다.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은 △A형간염을 비롯해 콜레라, 장티푸스 ,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등 제1군 감염병 △살모넬라균감염증 ,장염비브리오균감염증 ,황색포도알균감염증 ,노로바이러스감염증 등 지정감염병인 장관감염증 등이다.
특히 연휴·휴가 기간에는 단체모임과 국내외 여행기회가 증가하면서 설사감염병이 집단발생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이점은 올해에는 유난히 조개젓으로 인한 A형간염 감염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질병관리본부가 A형간염 환자 역학조사 중, 중국에서 제조되어 국내에서 추가 가공한 조개젓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올들어 조개젓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해당 사례가 여섯 번째다.
보건당국 조사 착수 전에, 식당에서 사용하던 조개젓이 폐기돼 원인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례도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한 식당을 이용했다가 A형 간염에 걸린 환자가 10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피해자들은 6월 초부터 7월 15일까지 해당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산시가 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 중국산 조개 젓갈을 먹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문제의 식당에 찾아갔을 때는 중국산 조개 젓갈이 폐기된 상태였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간염 발생 예방과 관리를 위해, 환자·접촉자 관리를 강화하고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끓인 물 마시기, 음식 익혀먹기, 위생적인 조리과정 준수하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A형 간염에 걸릴 경우 발열, 오한, 오심,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A형간염은 잠복기가 2~4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길게는 한달 가량 지난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하거나 A형간염 바이러스 오염 식품을 섭취한 경우 2주 이내 예방접종을 받으면 A형 간염 발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