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편지」
-혼인색 원앙
천은사 저수지에 백오십여 마리쯤 원앙이 살고 있었는데 저수지를 한바퀴 도는 산책로 ‘상생의 길’이 만들어지면서 한 마리도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컷다.
윗동네 남원 광한루에 가면 원앙을 볼 수 있다하여 갔더니 그야말로 떼로 모여 사는 원앙천국이다.
그런데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진다.
눈보라 치는 매운 날씨인데도 원앙들이 물 밖 눈밭까지 나와 먹이 주는 관광객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다.
야생에서는 살금살금 발자국 소리에도 소스라쳐 날아가던 녀석들이 먹이를 주는 사람들의 손바닥까지 쪼아대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맘이 편치 않다.
야성을 잃어버린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짝짓기 철이라 수컷들의 혼인색은 언뜻 내비치는 햇살을 받아 너무 아름다웠다.
-섬진강 / 김인호
첫댓글 어떻게 저렇듯 예쁜 색으로 옷을 입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