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문학이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
수필문학이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 격조의 높음에 있습니다.
필자가 정혜옥 초대회장님을 존경하고 따르면서 무언(무정설법)으로 배우던 중에 선생님께 여러번 여쭌게 있는데 '왜? 수필이 온화우미에 갖혀 있어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수성못 호반 카페 이층에 앉아서 차를 나누며 담소 하던 자리에서 제가 또 예의 그 질문을 좀 더 짓궂게 드렸는데 요약하면 "선생님, 곳곳에 러브호텔인데 사람살이가 온화우미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수필은 온화우미하게만 써야 합니까?"하고 질문을 했지요. 내 질문에 화가 잔뜩 나신 선생님께서 제게 말씀 하시길 딱 한마디 " 지 쪼대로 쓰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선생님께서 그렇게 화가나서 비속어로 말씀하시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선생님께 '왜? 수필이 온화우미에 갖혀 있어야만 하는가' 하는 질문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보이는 육신은 동일 하지만 각인이 지닌 정신세계(혹은 영적인 세계)는 내신등급처럼 등급이 있습니다. 그 등급은 저급한 등급에서 부터 최고급 등급까지 있는데 그 정신세계의 등급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화엄경에는 십지등각에 이르기 까지 52등급으로 나눠 놨더군요).
수필문학은 인간정신세계의 최고급 등급을 지향하는 문학입니다. 그게 곧 금아가 말한 "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자연적과 같다"는 표현입니다.
나는 이 문장에 걸려서 "내가 난이 아닌데 어떻게 난의 향기를 토해낼 수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 "지 쪼대로 쓰라!"는 것은 틀린 말씀이 아닙니다만 그 속에는 육신의 눈으로 보는 것만 다가 아니니 먼저 수필작가인 자신의 정신세계부터 "더 높이 고양시키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짧은 인연이었지만 선생님께서 화를 내신 것을 그날 처음 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송구한 마음입니다. 참지 못하고 버럭버럭 화를 잘 내던 내 마음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수필가입네 하던 것이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