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우유와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하루 계획을 얘기했다.
“어르신, 오늘은 어제 비 와서 못 간 곳 가기로 했었죠.
자갈치시장, 송도 케이블카, 광안리, 가기로 했어요.
자갈치시장 구경하고 생선구이 먹고, 케이블카 타고 송도 스카이파크 구경하고,
광안리로 넘어와서 돼지국밥 먹고 광안대교 구경하기로 했죠.”
자갈치시장에 가는 길에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어서 케이블카를 먼저 탔다.
움직이는 케이블카에 빨리 탑승하는 게 어려웠다.
자리에 앉아 긴장을 풀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도 보고, 반대편에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보며 신기하다고 하신다.
예전에 목포에서 케이블카 탔었던 이야기를 해주신다.
케이블카에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노래를 틀 수 있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노래 부르니 어느새 내릴 시간이 되었다.
직원이 어르신의 손을 잡고 함께 내려주신다.
덕분에 편하게 내렸다.
송도 스카이파크를 구경했다.
소리 나는 고릴라 모형을 보고 진짠 줄 알고 놀라신다.
어린왕자 모형들과 엄청나게 쌓인 타임캡슐탑을 보고 재밌게 구경했다.
자갈치 시장에 왔다.
해산물이 엄청 많았다.
어제 아쿠아리움에서 봤던 물고기보다 더 다양했다.
근처에 깡통시장이 있어서 김수경 선생님의 부채와 물드림공방 원장님, 하혜숙 씨의 선물을 사러 갔다.
부채부터 사려고 샅샅이 찾았다.
염순홍 선생님이 부채를 찾아주셨다.
“어르신 이거는 대나무로 만든 부채예요.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이거는 꽃이 그려져 있어요. 어떤 거로 살까요?”
“꽃이 예쁘지.”
물드림공방 원장님의 선물을 사려고 고민하던 중 주변에 모자와 가방이 보였다.
“어르신, 깡통 시장에 모자와 가방이 많네요. 선물로 모자나 가방 어떠세요?
물드림공방 원장님 곧 여행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예쁘게 들고 다닐 가방으로 선물해 주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근처에 가방이 많이 걸려 있는 매장에 들어갔다.
직원이 누구 선물인지 나이대를 물어보시고 가방을 추천주신다.
“요즘 유행하는 가방은 빨대가방이에요.”
“지퍼가 달려 있어야 해요.”
“저희 매장에는 지퍼 달린 가방이 없어요. 지퍼 달린 가방은 맞은편이나 시장 안에 들어가시면 많아요.”
어르신이 지퍼 달린 가방을 얘기하시니 지퍼 달린 가방을 파는 매장을 알려주신다.
가방 파는 매장을 찾아보다가 다기를 파는 매장에 들어갔다.
가격이 비싸서 다른 곳에서 머그컵을 사기로 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
카페에 들어가 잠깐 쉬기로 했다.
광안리에 있는 ‘밀락더마켓’에 왔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에스컬레이터였다.
염순홍 선생님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올렸다.
케이블카만큼 어려웠지만, 손을 잡고 타니 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
배부르다고 하셨으면서 케이크와 음료를 맛있게 드신다.
마켓을 구경했다.
귀여운 물건을 파는 곳에 가서 살만한 선물들을 살펴보고,
유명한 커피집에서 말차티백을 선물하기로 했다.
기도 해주신 목사님, 점심 식사 초대와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 주신 물드림공방 원장님, 같이 저녁 먹으면서 내년에 울릉도 같이 가자고 하고 용돈 주신 하혜숙 씨 선물을 샀다.
어르신이 성요 씨와 학생들에게 저녁을 사주기로 했다.
해운대에서 물놀이하는 성요 씨와 학생들을 만나러 해운대에 왔다.
해변을 걸으며 어디서 놀고 있나 찾았다.
그런데 이미 다 놀고 근처 화장실에 갔다고 했다.
해변이 너무 넓고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 어제오늘 뭐했는지 얘기하신다.
“아까리웅(아쿠아리움)도 가고 케이블카도 타고 노래도 부르고 해운대도 가고 자갈치 시장도 가고….”
우리가 갔던 곳을 다 기억하시고 성요 씨와 신은혜 선생님, 학생들에게 얘기해주셨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내일 뭐 하는지 이야기했다.
“어르신, 내일 사우나 몇 시에 가기로 했어요?”
“6시쯤 가기로 했으니까 5시 반에 출발 해야겠네.”
“어르신 동백섬이 계단이 많더라고요.
근처에 달맞이길이라고 있는데 저번에 해변열차 타기로 했던 곳이에요. 걸으면서 구경할 수 있더라고요.
달맞이길 갈까요?”
“내일 거창 가네, 학생도 가는 날까지 8일 남았어.”
“학생 가기 전에 영화 봐야지.”
높은 건물을 보며 몇 층일까 궁금해하던 어르신,
하늘이 맑게 개고 푸른 바다와 위에 떠 있는 배들을 보며 드디어 바다에 온 것 같다던 어르신.
어르신의 말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내일 여행, 남은 8일 동안 좋은 추억 만들어요.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임재경
첫댓글 강석재 어르신이 사준 돼지국밥!! 맛있었어요!
어르신 감사합니다.
어르신이 이날, 그러니까 여행 이튼날부터 남은날을 세기 시작했지요. 온종일 손을잡아드리며 함께 지내니 애틋한 마음이 드셨나봅니다. 헤어짐의 아쉬움은 연세가 많으셔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강석재 어르신, 부산 이곳 저곳 다니셨네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케이블카'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제가 어르신이었더라도 임재경 선생님이 무서울까 싶어 그렇게 선택했을 것 같아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7.21 09:42
여행하며 임재경 선생님은 강석재 어르신을, 강석재 어르신은 임재경 선생님을 생각하셨죠. 우리는 사회사업가가 당사자를 돕는다 생각하지만, 많은 경우 당사자도 사회사업가에게 맞춰 주시고 도와주신다는 걸, 단기사회사업하며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