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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말이다.
結 : 맺을 결(糸/6)
草 : 풀 초(艹/6)
報 : 갚을 보(土/9)
恩 : 은혜 은(心/6)
유의어(類義語)
각골난망(刻骨難忘)
각골명심(刻骨銘心)
결초보은(結草報恩)
결초함환(結草啣環)
난망지은(難忘之恩)
난망지택(難忘之澤)
명심불망(銘心不忘)
반포보은(反哺報恩)
백골난망(白骨難忘)
음수사원(飮水思源)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위무자(魏武子: 위주)에게 젊은 첩(조희 祖姬)이 있었는데 위무자가 병(病)이 들자 본처의 아들 과(顆)를 불러 "네 서모(庶母)를 내가 죽거들랑 개가(改嫁) 시키도록 하여라" 하였으나, 위무자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위독한 지경에 이르게 되자 아들 과(顆)에게 다시 분부하기를, "내가 죽거들랑 네 서모는 반드시 순사(殉死)케 해라" 라고 명하였다.
그리고 위무자가 죽자 아들 과(顆)는 "사람이 병이 위중하면 정신이 혼란해지기 마련이니 아버지께서 맑은 정신일 때 하신 말씀대로 따르리라" 하고는 아버지의 처음 유언을 따라 서모를 개가시켜 드렸다.
그 후 진환공(秦桓公)이 晉나라를 침략하여 군대를 보씨(輔氏)지역에 출전시켰다. 진(秦)의 장수 두회(杜回)는 천하에 둘도 없는 유명한 장사였다. 본래는 백적(白翟) 사람인데 일찌기 청미산(靑眉山) 밑에서 살다가 하루는 산으로 사냥을 나가서 주먹으로 호랑이 다섯 마리를 때려잡아 모두 가죽을 벗겨 가지고 돌아왔다.
秦의 환공(桓公)이 두회의 용맹함을 소문으로 듣고 불러 우장군으로 삼았다. 두회는 장군이 되자 삼백명의 군사만을 데리고 아차산(嵯峨山)에 할거하고 있던 산적 만여명을 잡아들여 이름이 秦나라 안을 진동시켰다. 그 공으로 두회는 대장군이 되었다.
보씨(輔氏)지역에 있던 晉의 장수 위과(魏顆)는 진을 펼치고 두회와의 싸움에 대비하였다. 두회는 말도 타지 않고 큰 도끼를 손에 들고, 역시 손에 도끼를 든 역전의 용사 삼백명을 거느리고 아무 것도 거칠 것이 없다는 듯이 진군(晉軍) 쪽으로 돌입해 왔다. 두회와 300명의 용사들은 밑으로는 말의 다리를 찍고 위로는 장수들을 베는데 마치 그들은 모두 하늘에서 하강한 악귀처럼 보였다.
晉의 병사들은 그렇게 생긴 악귀를 그때까지 본적이 없었다. 두회와 그 부하들을 막을 수가 없었던 당진군(唐晉軍)의 전위부대는 크게 패하였다. 위과는 당진군에게 후퇴 명령을 내리고 陣을 굳게 봉쇄하고 절대 출전하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렸다. 두회가 삼백의 도부수(刀斧手)를 데리고 진군(晉軍)의 진영 앞으로 나와 삼일 밤낮을 욕설을 하며 싸움을 걸어왔지만 위과는 감히 싸움에 응하지 못했다.
위과는 막사에서 앉아서 여러 가지 궁리로 고민을 하였으나 별 뾰쪽한 방법이 없었다. 이윽고 시간이 삼경(三更)이 되자 피곤을 못 이기고 몽롱한 상태에서 깜빡 잠이든 중에 누군가가 귀에 대고 청초파(靑草坡)라고 말해 주는 것을 들었다.
위과는 얼떨결에 꿈에서 깨어났으나 그 뜻을 풀 길이 없었다. 다시 잠을 청하여 자는데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위과는 동생 위기(魏綺)를 불러 자기가 꿈속에서 들은 이야기를 했다.
위기가 꿈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보씨들이 사는 땅 왼쪽으로 십리를 가면 큰 언덕이 한 개 있는데 그 이름을 청초파라고 합니다. 혹시 우리가 이곳에서 섬진군(陝秦軍)을 물리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 떼의 군마를 끌고 먼저 가서 매복을 하고 있으면 형님께서는 남은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여 이곳으로 적군을 유인하여 좌우에서 협공한다면 승리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가 매복을 하기 위하여 먼저 가고 위과는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진채(陣菜)를 거두어 모두 여성(黎城)으로 돌아간다."
위과가 후퇴를 한다고 군대를 물리치자 과연 두회가 그 뒤를 추격해 왔다. 위과는 두회와 몇 합을 겨루다가 못 이기는 척하며 전차를 돌려 도주하여 두회를 청초파까지 유인하였다. 그러자 두회의 뒤쪽에서 갑자기 큰소리가 나며 위기의 복병이 쏟아져 나와 두회의 군사를 공격해 왔다.
위과도 도망을 치다가 몸을 돌려 위기와 함께 두회 양쪽에서 포위하여 공격하였으나 정작 두회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120근 짜리 도끼를 상하좌우로 힘껏 마구 휘둘러 많은 장졸이 두회의 도끼에 죽어 나갔다.
비록 두회가 거느린 살수들이 위씨(魏氏) 형제들의 포위 공격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으나 싸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위씨 형제는 군사를 독려하여 두회와의 싸움에서 끝까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잠깐 사이에 청초파의 중간 지점까지 달려온 두회는 갑자기 헛발을 내딛고 앞으로 넘어졌다. 마치 신발 밑창에 기름을 바르고 빙판 위에 걷다가 미끄러지는 것처럼 두 다리로 버티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晉의 군사들이 지르는 함성을 듣고 위과가 두 눈을 크게 뜨고 秦軍쪽을 자세히 살펴보니 한 노인이 멀리서 보이는데 도포를 걸치고 짚신을 신은 것이 마치 농부의 모습을 하고, 파란 풀들을 한 가닥으로 묶어 두회의 발목을 붙들고 있었다.
위과와 위기의 전차 두 대가 두회에게 다가가서 둘이 동시에 창을 겨눠 땅바닥에 쓰러트린 다음에 군사를 시켜 생포하여 결박을 지우게 하였다. 두회가 거느렸던 살수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다가 晉 병사들의 추격에 거의 다 죽고 도망갈 수 있었던 사람은 사오십명에 불과 하였다.
위과가 사로잡힌 두회에게 물었다. "너는 스스로 영웅 행세를 해 왔는데 어찌하여 포로가 되었는가?" "나의 두 발이 마치 무엇에 걸리는 것 같아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라 내 힘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위과가 속으로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위기가 두회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말했다. "두회는 힘이 무쌍한 사람이라 군중에 그대로 놔두면 큰 변이 일어나지 않을까 근심이 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위과는 즉시 두회를 참수토록 하고 직산(稷山)에 있던 진(晉) 경공에게 전과를 보고했다.
그날 밤이 되어 위과가 막 잠이 들자 꿈속에서 한 노인이 읍(揖)을 하면서 다가와 말을 했다. "장군은 두회가 어떻게 해서 잡히게 된 줄 아십니까? 그것은 이 노구(老軀)가 결초(結梢)하여 두회로 하여금 발이 걸려 넘어지도록 해서 잡게 된 것입니다."
위과가 놀래어 꿈속에서 노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본래 노인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처지인데 이렇게 큰 도움을 얻었으니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곧 조희의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장군이 부친의 치명을 받들어 부친이 돌아가신 후에 내 딸을 좋은 배필을 골라 개가시켜 주어 노구가 구천 지하에서 딸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가 이번 차제에 미력한 힘이나마 사용하여 장군으로 하여금 군공을 이룩케 한 것입니다. 장군께서는 부단히 공덕을 쌓기를 노력하시면 후세에 이르러 영화롭게 되어 존귀한 왕후의 열에 서게 될 것입니다. 부디 이 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염선(髥仙)이 시(詩)를 지어 칭송했다.
結草何人亢枓回(결초하인항두희)
누가 결초하여 두회를 잡게 했는가?
夢中明說報恩來(몽중명설보은래)
꿈속에서 노인이 나타나서 은혜를 갚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勸人廣積陰功事(권인광적음공사)
사람들에게 음덕을 널리 쌓으라고 권하노라
理順心安福自該(리순심안복자해)
마음을 순리에 맞추어 편안히 하면 스스로 복 받지 않겠는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이 전하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유래다.
자전(字典) 설문(說文)은 은(恩)을 고마움(惠)이라고 했고, 시경(詩經)에서는 사랑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상대를 사랑하고 혜택을 베푸는 것이 곧 恩(은)이요,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곧 보은이다.
같은 말로 반포보은(反哺報恩)이 있다. 까마귀는 엄마 까마귀가 늙으면 반대로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反哺)는 전설에서 유래된 말이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도 한다. 까마귀도 부모를 섬기는데, 사람이라면 더 지극히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뜻이다.
음수사원(飮水思源) 역시 같은 뜻이다. 남북조시대 양(梁)나라 장군인 유신(庾信)이 남긴 징조곡(徵調曲)에서 나오는 말로 낙실사수 음수사원(落實思樹 飮水思源)이 원전이다. 과일을 딸 때는 나무를 생각하고, 물을 마실 때는 원천(源川)을 생각하듯 항상 고마워하라는 의미다.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
은혜를 잊지 않고 꼭 갚는다(報恩)는 뜻으로 잘 알려진 이 말에 왜 풀을 맺는다(結草)는 말이 나올까. 의외로 유래는 덜 알려진 고사에는 죽어서도 은혜를 꼭 갚는다는 애절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공자(孔子)의 춘추(春秋)를 노(魯)나라 좌구명(左丘明)이 해석한 책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데 백골난망(白骨難忘)과 같이 죽어서까지 은혜를 갚는다는 보은설화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성어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기원전 770년~403년 때, 진(晉)나라 장수 위과(魏顆)가 전공을 세운 이면에는 자신도 모르는 은덕을 베푼 데서 온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
위과의 부친 위무자(魏武子)에게 첩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자 유언을 남겼다. 자신이 죽거든 새어머니를 가시키라고 해놓곤 실제 죽기 직전에 자기와 함께 묻어달라고 했다.
위과는 장례를 치른 뒤 '사람이 병환이 들면 올바른 정신이 아닐 수도 있으니 덜 위중했을 때 하신 말씀대로 따르기로 하겠습니다' 라고 하며 새어머니를 개가시켰다.
강국 진(秦)나라 환공(桓公)이 晉나라를 공격해 오자 진왕은 위과를 시켜 대적하게 했다. 秦의 장수 두회(杜回)는 맨주먹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아 장군으로 발탁된 사람이라 기세에 눌린 위과는 아무리 욕설을 하고 싸움을 걸어도 감히 대적을 하지 못했다.
하루는 위과가 진영에서 깜빡 잠이 든 새에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적군을 초원으로 유인하라고 속삭였다. 다음날 초원으로 도주하는 척하고 후퇴하자 두회가 맹렬히 달려들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 날랜 용장이 힘을 못 쓰고 풀밭에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두회를 사로잡고 대승을 거둔 위과가 그날 잠이 들자 노인이 나타나 자기가 개가시킨 새어머니의 아비라며 '자기 딸을 순장 않고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풀을 묶어 적장을 쓰러지게 했다'고 말했다.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위무자(魏武子)와 그 애첩 그리고 그 아들 魏顆(위과)에 얽힌 고사이다. 위무자에게는 젊은 애첩이 있었는데 병이 들자, 아들 魏顆(위과)를 불러 “내가 죽으면 네 서모(庶母)는 반드시 개가시키도록 하여라.”라고 유언하였다. 그런데 위무자의 병세가 더욱 깊어지자 다시 아들 魏顆(위과)를 불러 유언하기를 “내가 죽으면 네 서모를 반드시 나와 함께 순장하여라”라고 유언하였다. 그러다가 위무자가 죽었다.
아들 魏顆(위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를 고심하다가 사람이 병이 들면 정신이 혼미해지기 마련이니 정신이 맑을 때 한 유언이 옳은 유언이라 여기고 서모를 개가시켜 드렸다. 그 일로 인해 애첩의 부친이 魏顆(위과)가 진(秦)나라의 장수 두회와의 일전을 벌일 때 역부족이었으나 두회의 발 앞의 풀을 엮어 넘어지게 하여 魏顆(위과)가 두회를 사로잡게 하였다.
그리고 그 노인이 위과의 꿈에 나타나 나는 당신 서모 되는 사람의 아비로서 당신이 서모를 순장시키지 않고 개가시켜서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을 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소중한 은혜는 죽어서도 갚는다는 의미로 은혜는 반드시 갚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1. 보은(報恩)은 항상 값진 것
은혜에 보답하는 일은 항상 아름다운 일이다. 그리고 은혜를 갚는 일은 선한 사람의 행위이다. 자식이 착하면 효심이 지극하여 부모의 은혜에 보답게 되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이 아니라도 자기에게 도움을 준 사람의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은 항상 착한 사람이다. 그러나 마음과 행실이 착하지 못한 사람은 그 은혜를 저버리고 심지어는 은혜를 입은 사람을 이용하거나 오히려 핍박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은 악인이다.
오늘날 악인이 넘쳐나기도 한다. 간혹 전해지는 뉴스를 보면 자식이 부모를 때리고 심지어는 돈을 주지 않고 잔소리한다고 부모를 살해하는 일까지 종종 전해지고 있다. 연로하신 부모를 모시지 않고 방치하는 자식도 수없이 많다. 이제 자식의 부모 봉양은 그 허물만 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문명사회의 시대적 흐름과 여건이 그러하다고 하지만 아름다운 보은의 마음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따라 사랑과 보은이라는 인륜과 상식이 점점 무너지는 것 같아 아쉽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교제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여자 친구가 변심했다고 여자 친구를 폭행하거나 심지어는 살해하는 일가지 종종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도 한 의대생이 여자 친구를 무자비하게 살해하여 세상을 시끄럽게 하였다. 그만큼 오늘날은 인륜과 상식이 땅에 떨어지고 피폐해진 것 같다. 문명사회에 일어나는 문명의 야만적인 얼굴의 다른 모습이다.
세상이 문명화, 도시화 되면서 삶은 점점 각박해지고 사람들은 이기주의화 되어 가고 있다. 모든 것을 이해관계와 자본주의적인 논리로 따지고 계산하는 세상이 되면서 영원한 의리나 믿음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점점 인륜과 상식이 무너지고 그 자리에 이해관계와 이익 쟁취만 남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과정에서 은혜를 갚는 일 또한 점점 희석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사람들이 점점 간악(奸惡)해지는 것인가? 그렇다고 꼭 그런 것만은 또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은 점점 자본주의적 이기주의에 함몰되어 가니 타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에도 이르기를 “악인들은 꾸미기만 하고 갚지 않으나 착한 사람은 동정하고 후(厚)하게 준다(시편 37:21)”고 하였다. 다시 말하지만, 은혜를 갚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며 착한 사람의 행위이다. 반면에 은혜를 갚지 않는 사람, 심지어는 은혜를 저버리고 오히려 위해를 가하는 사람은 분명 악인이다. 어쨌든 아름다운 사회는 그가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사회이다. 착한 사람은 그가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옛날 고대에도 은혜를 갚는 일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전해오는 고사 結草報恩(결초보은) 도 은혜를 갚는 아름다운 미덕으로 전해오고 있다.
2. 結草報恩(결초보은)의 유래
結草報恩(결초보은)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편에 나오는 위무자(魏武子)와 그 아들 魏顆(위과)에 얽힌 고사이다.
중국 춘추시대였다. 진(晉)나라에 위무자(魏武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애첩이 있었는데 참으로 아름다웠다. 위무자가 나이 들어 병이 들었다. 병을 앓고 있던 위무자는 아들 魏顆(위과)를 불러 앉혀 놓고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든 네 서모(庶母)는 반드시 개가(改嫁)시키도록 하여라.” 효심 지극한 위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날아가도 위무자의 병은 나아지지를 않고 점점 나빠져 갔다. 거기다가 위무자의 정신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그럴 무렵 위무자는 다시 아들 위과를 불러 앉혀 놓고 유언하였다. “내가 죽거든 네 서모는 반드시 나와 함께 순장시켜라.” 아들 위과는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병석에 누운 위무자는 결국 죽었다. 아들 위과는 위무자의 장례를 치르면서 아버지의 유언대로 서모를 순장하려고 하다가 잠시 생각하였다. 아버지가 한 유언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서모를 개가시키라는 것이었고 하나는 순장시키라는 것이었다.
생각하다가 위과는 이렇게 판단했다. "사람이 병이 위중하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법이니 아버지께서 맑은 정신일 때 한 유언이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가 먼저 한 유언인 서모를 개가시키는 것을 따라야 하겠다."
위과는 자기의 판단대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서모를 개가시켜 드렸다. 그 후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 위과는 진(晉)나라의 장수가 되었다. 그런데 진환공(秦桓公)이 진(晉)나라를 침략해 왔다. 그때 진(秦)의 군대를 마주하여 싸우러 나간 장수는 위과였다. 두 나라 군대는 보씨(輔氏)에서 진을 치고 대립하고 있었다.
이때 진(秦)나라 장수 두회(杜回)는 위과에게 소리 높여 둘이 일전을 벌이자고 하였다. 다른 방도가 없었던 위과는 두회를 맞아 싸우러 나갔다. 그러나 두회는 워낙 진(秦)나라의 대역사(代力士)인지라 힘이 장사고 휘두르는 칼이 번쩍였다. 위과는 역부족이었다. 두회를 당해 낼 수 없었다. 목이 달아날 위기에 처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한 노인이 타나가 두회의 발 앞의 풀을 빠르게 엮어 (결초:結草) 두회가 풀에 걸려 넘어지게 하였다. 그때 위과는 잽싸게 두회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하여 위과는 두회와의 전투에서 이기고 진(秦)나라는 철수하게 되었다.
그날 밤이었다. 위과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 서모의 아비 되는 사람이오. 그대가 그때 아버지의 유언을 옳은 방향으로 따랐기 때문에 내 딸이 목숨을 유지하고 개가하여 잘 살 수 있게 되었소. 내가 낮에 풀을 엮어 두회를 넘어지게 한 것은 당신의 그 은혜에 보답(報恩)하고자 한 것 뿐이오."
그렇게 위과의 서모의 아버지는 죽은 영혼으로 위과에게 은혜를 갚은 것이었다. 은혜를 갚은 일은 살아서의 일만이 아니라 죽어서도 할 일이다.
3. 結草報恩(결초보은)의 고사가 주는 삶의 지혜
모든 고사(古事)는 단순하게 그 언어와 문자가 갖는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것에 얽힌 유래와 거기 담긴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結草報恩(결초보은)의 고사 역시 그 안에는 단순하게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 이상의 뜻과 교훈을 지니고 있다. 그 의미를 새겨보자
첫째, 유언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위과의 아버지는 위과에게 자신이 죽고 난 후의 서모 처리에 관한 유언을 두 가지 남겼다. 그것은 극과 극이었다. 그런데 위과는 아버지의 유언을 올바르게 해석하였다. 사람이 정신이 맑을 때 하는 유언이 진짜이며 병이 위중하고 정신이 혼미할 때는 유언도 흐리게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서모를 개가(改嫁)시켰다. 그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
오늘날 부모의 유언과 유언장 해석을 놓고 남은 자식 간에 다투는 일도 많다. 드라마 등에서 많은 재산을 가진 부모가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써 놨는데 자식들 혹은 며느리들이 시아버지를 간호하다가 곁에 있으면서 다시 유언을 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유언을 녹음하여 진짜 유언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집안 다툼이 벌어진다. 그러나 結草報恩(결초보은)의 고사에서 위과의 판단을 옳았다고 여긴다면 부모가 건강할 때 남긴 유언이 진심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대화할 때나 글을 읽을 때도 상당히 자기중심적으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모든 해석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자기편의 대로 해석하게 된다. 그것은 이기주의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바르게 해석하려면 말이나 글을 한(쓴) 사람의 정황과 입장과 의도를 생각하여야 한다. 그래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언어의 올바른 해석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언어는 말과 글로 표현되는 것으로 그 안에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이 100%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것을 듣고 읽는 자의 몫이다. 언어 안에는 그 말(글)을 한(쓴) 자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 즉 진심을 읽으려 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유명한 철학자 하이데거가 ‘언어(言語)는 사고(思考)의 집’이라 하였다. 따라서 말은 바르게 읽고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특히 정치적인 상황과 마주하여서는 말이 왜곡되고 또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둘째, 은혜를 갚는 일은 감사한 마음의 표현이다. 우리는 매사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부모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자식은 부모에게 불효를 저지르지 않는다. 친구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친구를 배신하거나 이용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동료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동료를 배신하거나 이용하지 않는다. 감사하는 일은 매우 아름다운 미덕이다. 감사는 보은의 기본 마음이요 행동이기 때문이다.
셋째, 은혜에 보답하는 감사의 마음은 겸허(謙虛)한 마음과 행동에서 나온다. 겸허(謙虛)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며 그 행위를 더욱 순후(淳厚)하게 한다. 사람을 오만과 편견에 빠지지 않게 하며 항상 합리적이며 착하게 살아가게 하는 마음의 힘이다.
사람이 오만하면 타인의 은혜를 입어도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되었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기 쉽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교육자들이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똑똑한 아이들을 가르치면 제자가 없다. 그 아이들은 모두 자기들이 잘 나고 똑똑해서 명문대학을 하고 유능하게 되었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들은 선생의 은혜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을 분석해 보면 어쩌면 똑똑한 아이들은 겸허를 잃어버리기 쉽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결국 結草報恩(결초보은)이란 말에 담긴 은혜에 보답하는 일은 감사하는 마음과 겸허한 마음이 어우러져 행동으로 표출된 착한 행동의 표현이다.
다시 말하지만 은혜에 보답하는 일은 착한 행동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이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고 순후하게 만드는 길이다. 우리는 춘추시대에서 유래한 위무자의 結草報恩(결초보은)이란 고사를 통해 단순하게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를 넘어 남의 말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려는 노력과 감사와 겸허의 마음을 실천하는 생활을 일상화하였으면 좋겠다.
▶️ 結(맺을 결, 상투 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吉(길)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吉(길, 결)과 실(糸)이나 끈으로 묶어 맺는다는 뜻이 합하여 맺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結자는 '맺다'나 '모으다', '묶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結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吉(길할 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吉자는 신전에 꽂아두던 위목(位目)을 그린 것이다. 結자는 이렇게 상하가 결합하는 형태인 吉자에 糸자를 결합한 것으로 '(실을) 잇는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은 길이가 한정돼 있다. 그래서 비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을 이어주는 과정이 필요했다. 結자는 그러한 의미를 표현한 글자로 吉(결합하다)에 糸(실)자를 합해 '실이 이어지다'를 뜻하다가 후에 '맺다'나 '모으다', '묶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結(결)은 (1)조세(租稅)를 계산하기 위한 논밭의 면적의 단위. 목 (2)결전(結錢) 등의 뜻으로 ①맺다 ②모으다 ③묶다, 매다 ④꾸미다, 짓다 ⑤다지다, 단단히 하다 ⑥엇걸리게 하다 ⑦굽다, 구부러지다 ⑧굽히다, 구부리다 ⑨막다, 못하게 하다 ⑩엉기다(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 ⑪늘어 세우다 ⑫마치다 ⑬바로잡다, 책(責)하다 ⑭끝 구(句), 결구(結句) ⑮번뇌(煩惱) ⑯매듭, 그리고 ⓐ상투(장가든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 올려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맨 것)(계) ⓑ매다, 연결하다(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맺을 계(契), 묶을 속(束) 맺을 유(紐), 맺을 체(締), 맺을 약(約)과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어날 기(起)이다. 용례로는 문장에서 끝을 맺는 어구를 결구(結句), 잇대어 붙임을 결부(結付), 둘 이상이 서로 관계를 맺고 합치어 하나가 되는 결합(結合), 남녀가 부부 관계를 맺는 결혼(結婚), 일의 끝장 혹은 일의 귀결되는 마당을 뜻함을 결국(結局), 일이 잘 맺어짐을 결실(結實), 단체를 조직하여 이룸을 결성(結成), 어떤 원인으로 인하여 이루어진 결말이라는 결과(結果), 끝장 또는 일을 맺는 끝을 결말(結末), 한 덩어리가 되게 묶음을 결속(結束), 물이 얼어 붙음을 결빙(結氷),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두 팔이나 다리를 묶음을 결박(結縛), 의리로써 남남끼리 친족과 같은 관계를 맺음을 결의(結義), 끝맺는 말이나 설명하는 글을 결론(結論), 한데 모이어 뭉침을 결집(結集), 마음을 결합(結合)하여 서로 의탁함을 결탁(結託), 계약이나 조약 등을 맺음을 체결(締結), 두 편이 서로 좋도록 협의나 절충하여 일을 마무름 또는 그 일을 타결(妥結), 서로 이어 맺음을 연결(連結), 자산이나 자금 등의 사용 및 이동을 한동안 금지함 또는 그 상태를 동결(凍結), 많은 사람이 한데 뭉침을 단결(團結), 끝을 냄을 종결(終結), 끝을 맺음을 귀결(歸結), 아주 완전하게 끝을 맺음을 완결(完結), 교분을 서로 맺어 교제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결교지인(結交之人), 일의 결말을 짓는 데 가장 가까운 원인을 일컫는 말을 결국원인(結局原因), 총각과 처녀끼리 혼인한 부부를 일컫는 말을 결발부부(結髮夫婦), 귀밑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상투를 튼 부부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를 이르는 말을 결발부처(結髮夫妻), 남남끼리 의리로써 형제 관계를 맺음 또는 그런 형제를 이르는 말을 결의형제(結義兄弟), 은혜를 잊지 않고 기필코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결초함환(結草啣環),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 또는 무슨 짓을 하여서든지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결초보은(結草報恩),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뜻으로 의형제를 맺음 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욕을 버리고 목적을 향해 합심할 것을 결의함을 이르는 말을 도원결의(桃園結義), 시문을 짓는 형식의 한 가지로 글의 첫머리를 기起 그 뜻을 이어받아 쓰는 것을 승承 뜻을 한번 부연시키는 것을 전轉 전체를 맺는 것을 결結이라 함을 이르는 말을 기승전결(起承轉結), 지나온 수레바퀴 자국을 따라 그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무사는 한번 전진에 임하면 발을 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불결철(不結轍) 등에 쓰인다.
▶️ 草(풀 초)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풀의 뜻으로는 처음에는 艸(초)라고 썼지만 나중에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를 곁들여 草(초)로 쓰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草자는 '풀'이나 '황야', '초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草자는 艹(풀 초)자와 早(일찍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풀을 뜻하는 글자로는 艸(풀 초)자가 있지만 주로 부수 역할로만 쓰이고 草자는 단독으로 '풀'을 뜻할 때 사용되고 있다. 草자에 쓰인 早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조, 초'로의 발음 역할만을 한다. 草자가 흔해 빠진 '풀'을 뜻하다 보니 '엉성하다'나 '보잘것 없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草(초)는 (1)기초(超草) (2)초서(草書) (3)건초(乾草) (4)갈초 등의 뜻으로 ①풀 ②거친 풀, 잡초(雜草) ③황야(荒野) ④풀숲, 초원(草原) ⑤시초(始初) ⑥초고(草稿), 초안(草案) ⑦초서(草書: 서체의 하나) ⑧암컷 ⑨풀을 베다 ⑩시작하다, 창조하다 ⑪엉성하다, 거칠다 ⑫초고(草稿)를 쓰다 ⑬천하다, 미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이 나 있는 땅을 초지(草地), 풀이 난 들을 초원(草原), 사업을 일으켜 시작함을 초창(草創), 볏짚이나 밀짚 또는 갈대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초가(草家), 풀과 나무를 초목(草木), 서체의 하나인 초서(草書), 문장이나 시 따위를 초잡음을 초안(草案), 시문의 초벌로 쓴 원고를 초고(草稿),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인 초록(草綠), 푸성귀로만 만든 음식을 초식(草食), 풀과 티끌이라는 초개(草芥), 꽃이 피는 풀과 나무를 화초(花草), 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음을 사초(莎草), 무덤의 잡초를 베는 일을 벌초(伐草),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해초(海草),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로 민초(民草),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풀 사이 곧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풀잎 끝의 이슬 같은 천자라는 뜻으로 덧없는 대장으로 강도의 수령을 이르는 말을 초두천자(草頭天子),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마음 씀을 이르는 말을 초려삼고(草廬三顧),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온 산의 풀과 나무까지도 모두 적병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적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찮은 것에도 겁냄을 이르는 말을 초목개병(草木皆兵),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즉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린다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乙을 징계하여 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등에 쓰인다.
▶️ 報(갚을 보/알릴 보)는 ❶회의문자로 죄를 짓고(幸) 다스림을 받은(문자의 오른쪽 부분인 글자 복 사람을 복종시키는 모양, 다스리는 모양) 사람이라는 데서 갚다를 뜻한다. 죄받다, 대답하다, 갚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報자는 '갚다'나 '판가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報자는 執(잡을 집)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報자의 금문을 보면 수갑을 찬 죄수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글자의 형태로만 본다면 같은 시기에 그려진 執(잡을 집)자와 비슷하다. 다만 報자에는 又(또 우)자가 있으므로 수갑을 차고 있는 죄수를 붙잡아두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죄수를 붙잡아둔 모습이 왜 '갚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일까? 報자에서 말하는 '갚다'라는 것은 사실 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라는 뜻이다. 그래서 報(보)는 ①갚다 ②알리다 ③대답(對答)하다 ④여쭈다 ⑤치붙다 ⑥재판하다 ⑦판가름하다 ⑧공초(供招)받다(죄인이 범죄 사실을 진술하다) ⑨간통(姦通)하다, 간음(姦淫)하다 ⑩나아가다, 급(急)히 가다 ⑪갚음 ⑫알림, 통지 ⑬신문, 신문지 ⑭처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갚을 상(償), 갚을 수(酬)이다. 용례로는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알리어 바치거나 베풀어 알림을 보고(報告), 근로의 대가로 주는 금전이나 물품을 보수(報酬), 입은 혜택이나 은혜를 갚음을 보답(報答),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은혜를 갚음을 보은(報恩), 공훈에 보답함을 보훈(報勳), 남에게 진 빚이나 받은 것을 갚음을 보상(報償), 착한 일은 착한 대로 악한 일은 악한 대로 선악이 대갚음됨을 보응(報應), 사정이나 정황의 보고를 정보(情報), 널리 알리는 것 또는 그 소식이나 보도를 홍보(弘報), 통지하여 보고함을 통보(通報), 상대방의 정보나 형편을 몰래 탐지하여 보고함을 첩보(諜報), 신문 기사에서 일컫는 그 신문 자체를 본보(本報), 앞으로의 일을 예상해서 미리 알림을 예보(豫報), 반가운 소식을 낭보(朗報), 경계하라고 미리 알림을 경보(警報), 정보를 제공함을 제보(提報), 빨리 알리는 것 또는 그 보도를 속보(速報), 확실하게 알림 또는 그러한 보도나 소식을 확보(確報), 여러 가지 일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발행한 책자를 화보(畫報),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기사를 적어 벽이나 게시판에 붙이는 종이를 벽보(壁報), 그릇된 보도 또는 그릇 보도함을 오보(誤報), 근본에 보답하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천지와 선조의 은혜에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보본반시(報本反始), 남을 국사로 대우하면 자기도 또한 국사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뜻으로 지기知己의 은혜에 감동함을 이르는 말을 보이국사(報以國士), 조상의 음덕을 추모함을 일컫는 말을 보본추원(報本追遠), 자신의 삶의 은인인 군사부君師父에 대해서 죽음으로써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보생이사(報生以死), 원한 있는 자에게 은덕으로써 갚는다는 뜻으로 앙갚음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원이덕(報怨以德), 서로 대갚음을 하는 자연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보복지리(報復之理), 봉숭아에 대한 보답으로 오얏을 보낸다는 뜻으로 내가 은덕을 베풀면 남도 이를 본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투도보리(投挑報李), 자식이 부모가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포보은(反哺報恩),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린다는 뜻으로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서 뒷날 길흉 화복의 갚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과응보(因果應報),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일컫는 말을 결초보은(結草報恩) 등에 쓰인다.
▶️ 恩(은혜 은)은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因(인→은)과 마음(心)으로 도와 준다는 뜻을 합하여 은혜를 받음을 뜻한다. 因은 의지(依支)하는 일, 恩(은)은 의지(依支)가 되는 마음(心)→사람을 소중히 다루는 일, 본디는 惠(혜;자비를 베풀다)와 같은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恩자는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恩자는 因(인할 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大(큰 대)로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로 인하여'나 '의지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의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因자에 心자를 결합한 恩자는 '의지(因)가 되는 마음(心)'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恩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恩(은)은 (1)은혜(恩惠) (2)은공 (3)은덕(恩德)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은혜(恩惠) ②인정, 온정 ③혜택(惠澤) ④사랑하다 ⑤감사(感謝)하게 여기다 ⑥(은혜를)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은혜와 공로를 은공(恩功), 하늘이 내리는 우로의 은택 또는 임금이나 웃어른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은광(恩光), 은혜와 덕 또는 은혜로 입은 신세를 은덕(恩德),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은혜와 원한을 이르는 말을 은원(恩怨), 은혜와 위엄을 이르는 말을 은위(恩威), 은혜를 베풀어 관대하게 다룸을 은유(恩宥),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을 은인(恩人),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에 관하나 특전을 은전(恩典),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은총(恩寵), 은덕이 백성에게 미침이나 은혜로써 백성을 교화함을 은화(恩化), 은혜가 깊은 어머니를 은모(恩母), 은사로부터 물려받은 물건을 은물(恩物), 은혜와 사랑 또는 부모 자식 사이나 부부 간의 애정을 은애(恩愛), 갚아야 할 의리 있는 은혜를 은의(恩意), 은혜를 베풀어 격려함을 은장(恩獎), 은혜로 사랑하는 마음이나 은애의 마음을 은정(恩情), 자연이나 남에게서 받는 고마운 혜택을 은혜(恩惠), 사랑으로 남을 도움이나 은혜로 도움을 은휼(恩恤), 사면 또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일정한 죄인을 놓아 주는 일을 은사(恩赦),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은혜로 보살펴 주는 일을 은고(恩顧), 은혜가 도리어 원수가 됨을 이르는 말을 은반위구(恩反爲仇), 산과 바다같이 크고 넓은 은덕을 일컫는 말을 은산덕해(恩山德海), 은혜와 원수를 분명히 한다는 뜻으로 은혜를 준 자에게는 반드시 은혜로 원한을 품게 한 자에게는 원한을 갚음을 이르는 말을 은수분명(恩讎分明),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도리어 원망을 사게 됨을 일컫는 말을 은심원생(恩甚怨生),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베풂을 일컫는 말을 은위병행(恩威竝行), 은혜가 태산같이 큼을 일컫는 말을 은중태산(恩重泰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