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가족 23-2 "짝꿍 이 빵 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줘~"
경석씨는 두 달 만에 만나보는 어머니의 얼굴이 그리운지 이동하는 내내 직원에게 가족의 이야기로 자랑이 한창이다.
“짝꿍, 우리 엄마 목소리 어떤 거 같아? 좋지?”
“우리 엄마 얼굴 예쁜데...” “짝궁은 우리 엄마 보는 거 처음이야?”
“네~”ㅎㅎㅎ -직원
입이 귀까지 걸린 경석씨는 미소가 끊일 줄 모른다.
약속장소인 서청주 롯데 아울렛에 예정된 시간 보다 15분이 지체되어 도착했다.
현관에서 어머님께 확인 전화를 드렸더니, 1층 제과점매장 쪽에 계시다고 하셔서 경석씨와 함께 그쪽으로 이동하였다.
“엄마~”, 경석씨가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드린다.
“경석이 왔네!” 어머님과 누님도 경석씨를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안녕하세요?” 직원도 덩달아 기쁜 마음으로 웃으면서 첫 인사를 건넸다.
“죄송해요 저희가 좀 늦었네요!” -직원
“괜찮아요!” -어머니
때가 점심이라 바로 식당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경석이 뭐 먹고 싶어?” 라는 어머니의 물음에 지체 없이 “고기~”라고 경석씨가 답했다.
예전 짝꿍이랑 먹었던 식당은 예약을 하지 못하면 어렵다고 하여서 근처에 있는 ‘단홍갈비’식당으로 가기로 한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누나가 자청하여 경석씨의 휠체어를 전담하여 이동을 도우면서 그 동안의 나누지 못한 오누이간의 오붓한 대화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경석아~ 안 본 사이에 살이 좀 찐 것 같네~”라고 좋은 뜻(건강미)으로 건네는 누님의 말에 괜히 어리광으로 서툰 반응을 보이는 경석씨를, 이내 “괜찮아~괜찮아~ 살 안 쪘어~” 라고 어머님과 누나가 다시 경석씨를 달래며 토닥거린다.
가족의 품에 안겨서 응석을 떠는 경석씨의 모습이 복지사의 눈에는 마냥 행복해 보였다.
“경석이는 제가 먹일게요~” 식사는 어머님이 경석씨의 옆에 꼭 붙어 앉아서 손 수 챙겨 주셨다.
단홍갈비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돼지갈비의 맛은 경석씨에게 정말 일품이었을 것이다.
경석씨가 맛있게 고기를 씹다가 어머니에게 고개를 불쑥 내민다. “엄마 여기 가려워~”
어머니께 얼굴을 기대고 의지하는 30대의 모습은 어느새 영락없는 어린 아들로 변해 있었다.
‘그 동안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순간 직원의 뇌가 착각을 일으킨다.
“경석아, 엄마랑 뭐라고 얘기하는 거야, 크게 말해 안 들려~” 누나
연인처럼 간간히 귓속말로 속삭거리는 모자간의 대화는 테이블 맞은편에 동석한 누나와 직원의 질투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태석이 보고 싶어~” 경석씨는 인천에 있는 동생의 안부도 확인하며 그리워한다.
“태석이 군대 갔다 오면 그때 우리 함께 모이자, 경석아~” -어머니
“경석아, 누나도 태석이 본지 한참이야~, 엄마도 오늘 오랜만에 보고...”ㅎㅎㅎ -누나
누나는 회사에서 야근 후 지금까지 미수면 상태임에도 힘든 기색 없이 동생을 위하여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다.
“경석아, 고기 많이 먹어~” -누님
경석씨 아버님은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영상통화로 경석씨를 반겨주셨다.
“아빠~” 경석씨는 핸드폰에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드린다.
그 동안 보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얼굴, 비록 영상통화지만, 그 기쁨은 누구에게도 숨길 수가 없었다.
엄마랑 밥 먹으러 왔느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내 보이는 경석씨~
“아빠, 운전 조심히 하세요~!” 라는 짧은 인사말로 아쉽지만, 아버지와의 만남을 마무리 하였다.
“엄마, 나 빵 먹고 싶어~” 고기와 냉면으로 배를 채운 경석씨가 다시 어머니께 속닥거렸다.
“응 알았어~” -어머니
점심을 먹고 롯데 아울렛 1층 카페에서 경석씨 가족이 차를 마시며 다시 뭉쳤다.
중간에 화장실에 가셨는지 알았더니 어느새 어머님과 누나가 다온빌 입주자분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수박과 단팥빵, 꽈배기, 피자빵 등을 한 가득 챙겨 주신다.
그리고 경석씨는 그러한 엄마와 누나와 좀 더 오래 머물러 있고 싶은지 “차로 태워다 줄게~ 차타고 가~”라는 말로 강권한다.
경석씨의 거듭되는 권유를 마다할 수 없어 어머니는 가경동 터미널 시장앞까지 경석씨와 차량으로 동석을 하였다.
“어머님, 다음 달에 뵐께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직원
“엄마 안녕히 가세요!” 경석씨도 휠체어에 앉아서, 고개를 숙여 어머님께 겸손히 작별 인사를 건넨다.
다온빌에 도착하자마자 경석씨는 어머님께서 싸 주신 빵을 1층 입주자분들과 나누고 싶은지 “짝꿍 이 빵 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줘~” 라고 어깨에 힘을 주고 직원에게 부탁을 한다.
수박을 전달 받은 영양사님은 토요일 오후 즈음 간식으로 나갈 것 같다고 말하였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보내 주신 수박 맛있게 먹겠습니다.’
2023년 6월 23일 -유원욱-
어머니와 아들, 누나와 동생이 만나 식사하고 나누는 대화가 그저 정겹기만 합니다.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