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베어스의 박철순선수가 힘차게 공을 뿌리는 것을 보고 OB팬이 된 국민학교 (5학녕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시절이후 단 한번도 OB/두산 베어스를 떠나본 적 없었습니다. 대구에 사는지라 OB(혹은 두산) 가 삼성하고 경기를 할 때면 숨죽이고 응원하곤 했죠. 저에겐 첫째도, 둘째도 베어스였습니다. 그리고 작년까지는 한화는 그냥...팬들이 불쌍한 팀...정도... 베어스와 경기할 때 보면 프로팀인가 싶을 정도로 어설픈 것이 많았던... 팀으로 제 기억에는 남아있습니다만...
참..40몇년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기네요. 어느 순간 제게 한화의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 이 되어 있네요.
많은 분들이 그랬었겠지만 저도 감독님 따라 한화 경기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에게 몰입하기 시작하게 되더군요.
물론 저보다 한화에 애정이 더 깊은 분들처럼 통계자료를 보고 평을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한화 경기가 있는 날은 인터넷 창을 조그맣게 열어놓거나 아니면 수시로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어 결과를 확인했죠.
이기는 날은 경기 하이라이트 몇번씩 보고 지는 날은 아예 스포츠 채널 근처도 안가고...T.T
신성현 만루홈런 친 것은 한 스무번은 봤을거에요...ㅋㅋ..
그 중간에 감독님 그리고 몇몇 선수들이 융단폭격에 가까운 비난을 듣는 것을 보고 너무 가슴 아파서 아예 야구를 보지 않은 적도 있었고 이놈의 카페 당장 탈퇴하고 내년부터는 다시 베어스 원년팬으로 돌아가야지 하다가도... 사람 마음이 제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또 한화 경기 보고 또 속상하고... 이 카페 들어와서 글보고 더 속상하고....T.T
그러면서도 또 관심 가지고 속상할 줄 알면서도 글들을 읽었습니다.
이제 이것도 거의 마무리군요..ㅋㅋ..
제가 언제 이렇게 까지 몰입하면서 경기를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OB가 95년인가?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 정도 그때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이후로 이렇게 몰입해보기는 처음입니다. 야구 졌다고 하던 일이 안되는 경우도 올해는 여러 날 있더군요...ㅋㅋ..
사람들에게 있어서 호불호는 있겠습니다만... 전 한화의 모든 구성원 하나하나가 좋습니다.
잘하면 잘해서 좋지만 못하면 안타깝고 짠해서 마음이 갑니다.
팬들을 위해서 한발 뛸 거 두 발 뛰고 어깨가 천근만근이어도 던지고 또 던지는 우리 선수들이 전 너무 좋고..또 고맙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많은 (특히 올해는...) 김성근 감독님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베어스팬들에게 김성근 감독님은 그리 좋은 평을 듣지는 못할 겁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서 패배를 안긴 팀의 수장이었으니까요...그것도 아주 화나게... 벤치 클리어링이 몇번이나 있었는지.. 그 와중에 나주환선수 ㅆ ㅂ 하는 입모양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구요...)
전 우리 선수들이 그들의 역량 120%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정신력으로 극복하면서요. 물론 단기전이 아닌 장기 레이스에서 정신력은 한계가 있고 때문에 말미에는 실수가 속출하고 널어놓은 빨래처럼 축 쳐지기도 하구요. 그런 면에서 권용관 선수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해주었는데 두 경기 결정적인 실책 때문에 ...T.T
그들 모두에게 참 감사합니다. 그들 때문에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고 또한 그들 때문에 내년 3월을 한화팬으로써 기다릴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참 아쉬운 한 해였지만 내년은 더 나아질거라 생각하며 기다려볼랍니다. (아니...전 더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기는 날은 기뻐하고 지는 날은 슬퍼하며 또 7개월을 보내겠지요... 그게 행복임을 올해 배웠습니다...)
참... 김성근 감독님 내년에는 좀 바뀔까요?
전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왜냐하면 감독님 나이가 70이 넘었는데 나이 50만 되어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하다가 사라지는 사람들 정말 부지기수입니다. 감독님 연세에 현역에 있을 수 있다는 건 지난 몇십년동안 나름 변화를 해왔다는 것 아닐런지요. 변화해오지 않았더라면 살아남지 못했을 테니까요. 우리 삶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누구 변화없이 몇십년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있나요? 우리가 기억하는 시기에는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땐 그 방식이 통했었기 때문에 변화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올해는 나름은 실패했다고 생각하실 것이고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원인을 찾고 본인의 방식에서 옳지 않은 부분을 바꿀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희망사항이지만... 또 믿음이기도 합니다. 어떤 구체적인 자료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전 그렇게 믿습니다. 올 초에 감독님 물개박수 치시는 거 보고 코리안시리즈에서 SK 를 이끌던 그 분 맞나 싶었습니다. 큰 변화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성이 차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변화가 있었고 내년에는 좀 더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하겠죠... 뭐 하고 기다려야 하나요?
아...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가보니까 선수 피규어 있던데요..정말 귀여운...ㅋㅋ..
그거 사서 책장에 진열해 놔야겠어요. 특히 권혁이꺼... 내가 이 인간 때문에 한 두어번 눈물을 흘렸더니... 남같지 않네요..ㅋㅋ..
내년에 대구 직관 오실 분 계신가요?
오시면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튀김 골목에서 소주 한 잔 하십시다요...물론 제가 쏘겠습니다...ㅋㅋ..
내년에 뵈요..ㅋㅋ...
첫댓글 Mr봉님ᆞ마지막경기패에ㅡ아쉬움인지ㅡ슬픔인지ㅡ맘뒤숭숭해ㅡ잠뒤척이다ㅡ하루일과된카페방문ᆞ늦은밤이리들어와ㅡ서툴지만가슴와닿는ᆞ동감하는글이기에ㅡ잘밤댓글다네요저와비슷한사례로이곳카페가입하신것에기쁘고ㅡ힘나는글이네요ㅡ카라스마넘치시고독불장군처럼보이시고ㅡ웃음없는모습으로기억된감독님께서ㅡ올해ㅡ한화로부임하신이후ㅡ넘많은변화있으신걸느꼈지요ㅡ이런ᆞ일련의ㅡ변화된노감독님뵈면서ㅡ많은걸느낀한해였고그로인해ㅡ여기카페분과도ㅡ언쟁아닌언쟁도하고ㅡ화해도한이카페ㅡ내년에도변함없이ㅡ한화이글스팬으로이곳서희로애락할것입니다늦은밤독백하듯ᆞ글올려봅니다편한밤되세요
저두 행복 했었 유~ 그런데유 후반기 중요한 순간 4경기 유격수 실책은 너무합니다. 체력한게로 보입니다.
엇 봉님 방가워요 저도대구살아요 ㅋㄷ
앗...저도 반가워요..ㅋㅋ.. 삼성하고 경기할때 숨죽이며 응원하는 심정...아시죠?? (나만 그런가..??ㅋㅋ..)
@Mr_봉 전대놓고 응원ㅋㅋ
전 원년 팬이지만 느끼는 감정은 저랑 비슷하시네요.. 내년에 대구구장 가서 님을 찾으면 되나요? ㅋㅋ
넵...!! ㅋㅋ..평화시장으로 모시겠습니다..ㅋㅋ..
한해동안 수고 하셨어요~~
내년에 또 변함없이 응원해요~~^^
공감합니다. 25년 한화 팬으로 내년엔빙그레 시절의 열정적인 선수단을 기대해 봅니다. 비슷한 사십 후반의 여성팬으로 한화를 응원하며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