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광화문·뷰] 철학 없는 포퓰리즘과 영국 보수당의 자멸
조선일보
김신영 국제부장
입력 2024.06.04. 00:05업데이트 2024.06.04. 02:03
14년 집권한 영국 보수당
내달 총선서 최악의 참패 전망
원칙 버린 '눈앞 한표'에 집착
결국 가치와 표 모두 잃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지난달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오는 7월 4일 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는 모습. 이날 비가 쏟아져 온몸이 젖었다. 수낙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은 지난 14년간 집권했지만 연속되는 실정(失政)으로 지지율이 20% 초반으로 곤두박질친 상태다. /AFP 연합뉴스
‘수퍼 선거의 해’인 2024년,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인 영국 총선이 다음 달 실시된다. 리시 수낙 총리의 깜짝 발표로 시행되는 조기 총선이다. 요즘 나오는 여론조사는 14년 동안 집권해온 보수당의 참패를 예고한다.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절반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보수당 200년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받아 들게 된다.
영국 보수당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보수 정당이다. 중산층을 기반으로 개혁을 추진한 19세기 벤저민 디즈레일리를 비롯해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 등 보수계의 거물을 배출했다. 한때 품격과 온정을 갖춘 전통 있는 정당으로 여겨졌던 영국 보수당은 2010년 집권 후 총리 다섯 명을 거치는 사이 조롱 대상으로 추락했다. 보수의 정신을 잃고 좌파적 포퓰리즘을 어정쩡하게 흉내 내는 고루한 정치 집단 취급을 받고 있다.
보수당의 정체성 와해는 2016년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러 반발에도 1990년대 유럽공동시장(유럽연합 전 단계) 합류를 이끌어낸 사람은 당시 보수당 총리 존 메이저였다. 그는 영국의 시장을 넓혀 경제·산업 성장을 촉진하자며 국민을 설득했다. 지금의 보수당은 반대로 “외국인이 일자리를 앗아간다”고 성내는 ‘목소리 큰 유권자’에 영합해 브렉시트에 동조했다. 자유시장 확대를 통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보수의 오랜 가치보다는 ‘눈앞의 한 표’에 집착한 결과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한 유권자가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에서 보수당인 리시 수낙 총리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이제 자동 항법장치를 끌 때. 선거로 쫓아냅시다'라고 써 있다. 14년 동안 이어진 보수당 집권을 끝내자는 뜻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기대했던 대로 보수당 지지율은 한때 약간 올라갔다. 하지만 브렉시트라는 역행(逆行)은 경고대로 영국 경제에 재앙이 됐다. 무역은 줄고 외국인 투자자는 떠나고 경제 규모가 감소하는 등 부작용을 피하지 못했다. 세수 축소와 재정 악화는 의료·교육 등 필수 시스템의 쇠락으로 이어졌다. “브렉시트를 완수하자(Get Brexit Done)”는 구호를 앞세워 총리에 당선된 보리스 존슨은 ‘병원 40개 신설, 간호사 5만명 증원’ 같은 비현실적 약속을 남발하며 예산 충당을 위한 세금 인상을 단행했다. 보수의 원칙인 ‘작은 정부’와 상반되는 정책들이다.
다음 총리 리즈 트러스는 갑자기 감세를 단행하며 정반대로 갔다. 세금 깎아준다니 좋아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닥친 극심한 인플레이션 와중에 나온 사실상의 돈 풀기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유발했다. 그는 ‘세상 물정 모르는 보수’의 대명사로 비난받으며 49일 만에 물러났다. 야채만큼도 오래 못 갔다는 뜻으로 ‘상추 총리’란 오명까지 얻었다.
침몰하는 보수당을 이어받은 부유하고 젊은 총리 수낙은 10여 년간 이어진 실정(失政)을 수습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하락하는 지지율을 붙잡으려는 절박함 때문이었을까. 화려한 언변으로 이름난 그는 난민을 소포처럼 비행기에 실어 르완다로 보내겠다는 식의, ‘듣기는 그럴듯한데 비현실적인’(텔레그래프) 정책들을 다수 쏟아냈다. 결국 보수당 14년 집권의 막을 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낙이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한 날 런던엔 비가 쏟아졌다. 폭우를 피해 실내로 가자고 이끌거나 우산을 받쳐주는 이는 없었다. 비싸 보이는 양복 재킷이 흠뻑 젖은 채 추워서 오들거리는 그의 모습은 영국 보수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수낙은 차기 총선 대표 공약으로 둘을 내걸었다. 청년 대상 징병제 부활, 그리고 연금 수급액에 대한 과세 철폐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징병제와 막대한 감세안을 동시에 내놓는다? 철학을 알기 어려운 이 두 정책을 관통하는 테마를 이코노미스트는 “노인 지지층에게라도 애처롭게 매달리는 절박함”이라고 표현했다. 난파선에서 뛰어내릴 기회만 기다렸을까. 보수당 의원 5분의 1인 78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신영 기자
先進韓國
2024.06.04 01:30:23
유럽은 보수와 진보겠지만 한국은 우파와 좌파다. 유럽과 한국이 다른 점은 유럽은 진보라 해도 사회주의이지 공산주의는 아니지만 한국은 좌파가 공산주의인 점이 다르다. 아무튼 유럽의 보수가 자기 정체성을 잃고 사회주의로 가면서 몰락했다는 게 한국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우파가 정체성을 잃고 공산주의에 빠지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그러니 국민의힘은 절대로 자유민주주의를 버리면 안 된다. 시장경제도 지켜야 한다. 민주당은 북한과 중공의 공산주의를 사모하는데, 국민들이 그런 공산주의 정당에 빠지면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아무리 윤석열 정부가 무능하고 미숙해도, 윤석열 정부가 탄핵당하지 않고 임기를 마치도록 국민이 지지해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는 우파 국민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우파로서 정체성이 확실한 정책을 펴서 보답해야 한다. 우파 국민이 바라는 것은 첫?, 문재인과 이재명과 조국을 청산하라는 것이다. 둘째, 선관위를 수사해서 부정선거의 싹을 없애라는 것이다. 셋째, 경제 살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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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_K
2024.06.04 01:38:10
우리나라 우파 국힘은 사전선거 조작에 눈 가리고 입 다물어서 망할거다. 사전선거 조작 못 막으면 우리나라는 일당독재 공산화한다. 두고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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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24.06.04 00:15:08
우리나라 보수정당인 국민의힘도 영국의 보수당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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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6.04 04:45:44
한국은 저질 정치인에다 저질 국민 수준으로 절반은 공산화 됐다. 지옥의 문은 선의로 포장돼 시나브로 열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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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ba
2024.06.04 07:32:32
진정한 보수는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함이 첫째이다. 대통령은 임기중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백년 대계를 선두에서 이끌어야한다. 재임중 인기 영합해서 퍼주고 계산된 미소로 국민 앞에 군림했던 지도자로 인해 훗날의 세대들은 이유도 모른체 고통을 안고 산다.달콤한 사탕이 이를 썩게 하듯 민주와 평등이라는 고귀한 단어를 앞세워 국민의 시선을 굴절시키고 중공과 북괴를 찬양을 넘어 숭배까지 하는 종족들을 가리는 국민의 판단이 어느때보다 절실할 때이다.보수를 참칭해서 사리사욕을 챙기는 가짜 보수를 구별하는 것도 우리 국민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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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6.04 06:57:22
각나라의 보수당의 침몰은 예견된부분.. 우리도 이대로가면 대통령도 국회도 다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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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잡이
2024.06.04 06:08:59
국짐당은 보수도 우파도 아니다. 그저 기회주의정당에 민족반역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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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01
2024.06.04 08:33:56
의대증원이라는 포퓰리즘에 의지한 윤석열의 운명이다. 사시 공부만 했지 윤석열에게는 이념도, 정책도, 상식도, 지혜도 없다. 명령에 따라 박근혜도 잡아넣었던 정권의 개로 한 평생 살아온 그런 인물이 바로 윤석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