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활에는 익숙한 것 투성이다. 아침이면 밝아오는 해부터 밤에 뜨는 달까지, 어제도 그랬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어쩌면 익숙함밖에 없고 낯섦은 찾기 힘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모든 것들에는 나는 낯섦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SNS 사용에 있다. 하루 중 눈 뜨고 잠들기 전까지 거의 항상 나와 함께 하는 것은 바로 내 손 안에 있는 작은 휴대폰이다. 이제는 이 휴대폰 하나로 공부도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여 정보도 얻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더욱더 휴대폰에 매달리고, 없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우리는 휴대폰 속에 있는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하고, SNS 앱을 활용해 일상도 공유하면서 그렇게 우리의 연결망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이 이렇게 편리하고 익숙하기만 할까? SNS 속에서 공유되는 수많은 정보 중 특히 연예인과 관련된 정보를 접할 때 나는 익숙하지만 낯선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드라마, 영화, 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 친숙한 이미지로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산 한 연예인의 사생활 폭로 글이 올라온 적 있었다. 이 폭로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마치 아는 사람이 사기를 친 것처럼 큰 배신감을 느끼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게 SNS에 올라온 글 하나로 해당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과 함께 사람들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우리가 익숙하게 검색하는 정보가 어느 순간 글 하나로 모든 게 낯선 것들로 바뀌어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 올라온 미담에 대해 칭찬했던 익숙한 사람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제는 모두 연예인을 험담하기 바빴다. 나는 이를 보면서, 익숙했던 연예인의 이미지에 대해 낯섦뿐 아니라 이제까지 나에게 늘 익숙하고 편리한 정보망이었던 휴대폰이 이제는 휴대용 총과 같다는 낯섦이 들었다.
이렇게 내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사용했던 휴대폰에서 낯섦을 느껴보니 문득 익숙함과 낯섦은 공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항상 친숙하고 익숙한 것들은 모두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순식간에 다 바뀐다. 익숙함, 낯섦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기에 사람마다 다 다르고 판단의 결과도 다 다르다. 그래서 마치 인간에게 선함과 악함을 구별할 수 없듯이, 익숙함과 낯섦도 상반되지만,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에 숨어 있는 낯섦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낯설다는 감정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항상 우리 곁에 깃들어 있음을 잊지 말고,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 듯이 익숙함에 속아 낯섦을 잃지 말아야 한다.
첫댓글 SNS에 올라오는 글들은 모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요? 그것은 혹시 누군가가 나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올린 그럴싸한 이미지와 내용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 글에서 기록하고 설명한대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면 왜 나는 그걸 진짜라고 생각할까요? 철학은 이렇게 질문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당연히 SNS에 올라온 사건은 실제 벌어졌고, 그것을 단 한 사람이 조작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생각을 올린 것이라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의문을 던져야 속고, 속이지 않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