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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서 몇 년 전 백수로 지내던 겨울이었다. 우체국에서 명절을 앞두고 택 배 상차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기에 지원했다. 내가 건네는 이력서 를 받아든 직원에게 옆에 있던 직원이 말했다. "이분은 작가님이셔." 나는 '작가'인지는 모르겠으나 글을 쓰고 있긴 했다. 등단은 하지 못했고 공모전마다 투고는 꾸준히 하고 있었다. 특히 신춘문예에 응모한 지는 올해로 10년째다. 해마다 11월이면 겉면에 빨간 글씨로 '신춘문예 응모작'이라고 적은 서류 봉투를 들 고 우체국에 갔다. 연말에 몇 번 찾은 것뿐인데 나를 기억하고 있 던 것이다. 사실 그해에도 두어 차례 우체국에 들러 글 몇 편을 신 문사에 보내긴 했다.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문도 투고하러 우체국에 들렀다가 본 것이었고. 나를 무려 '작가님'이라고 소개하다니. 어쩌면 그분은 그동안 내게 소리 없는 응원을 보내 준 게 아닐까. 나는 감사를 표현하지는 못 할망정 어색한 웃음만 짓고 뒤돌아 나왔다. 이제 다른 우체국에 가 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덜컥 면접에 합격했다. 조금 부끄러웠던 것 같다. 창구에 앉아 공무를 보는 성실한 사람 앞에서 여전히 낭만 넘치게 꿈을 꾸는 모습이라니.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 투고가 희망이 아니라 습관이 된 탓일 수도 있겠다.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열흘 동안은 나도 성실한 사람이었다. 저녁 먹고 출근해서 해가 뜰 때까지 팔다리에 멍이 들도록 상자를 날랐다. 물류 창고에는 새벽 내내 서로를 격려하는 말이 오갔다. 너무 힘들어 시간 가는 것도 모르고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내 짝 꿍 아주머니는 내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어딜 가서 무슨 일을 해도 잘할 거라며 엉덩이를 두드려줬다. 그건 정말 응원이었다. 나는 여전히 갖가지 공모전에 투고하고 있다. 그사이 취업도 했다. 어느날엔 성실한 사람이, 또 어떤 날엔 꿈꾸는 사람이 되어 일도 하고 글도 쓴다. 새벽 택배 상차 일도 소설의 글감으로 사용해 이 듬해 신춘문예에 응모했다. 이제는 투고가 희망인지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내 의지가 된 것만 은 분명하다.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 같기도 하다. 작년 연말, 여느 해와 다름없이 11월을 맞았다. 겉면에 빨간 글씨 로 '신춘문예 응모작'이라고 적은 서류 봉투를 들고 우체국에 갔다. 빠른 등기로 접수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한 직원이 다급히 나를 불러 세웠다. "손님! 이거 언제까지 제출인가요?" "내일까지요." "빠른 등기는 웬만하면 내일 도착하는데, 늦어질 수도 있어서 여쭤봤어요." "괜찮아요. 제출 날짜를 소인 찍힌 날로 보거든요." "그럼 다행이네요!" 역시 응원이었다. 전혜지 | 직장인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세요. 가능한 한 자주 상대가 정신적 으로 성장하게 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게 있으면 그 빛을 마음껏 뿜어내게 하세요. _ 다니엘라 베른하르트 |
Starship - Nothing's Gonna Stop Us Now(아무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어요) guitar cover by Vinai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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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생 사노라면 좋은일도 있꼬..?
안녕하세요
다녀가신 고운 걸음
소중한 멘트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백구사랑 님 ~!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초록 상록수 님 !
공감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 공기 마시며,
몸도 마음도 힐링하는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좋은글 감사 합니다
다녀가신 고운 걸음
공감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동트는아침 님 ~!
망실봉님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었군요.
누구이든 훌륭하고 본보기가 될 멋진
삶입니다.
반갑습니다
소산 님~!
소중한 멘트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한 주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우체국에서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다녀가신 고운 걸음
소중한 멘트 감사합니다~
행복한 화욜보내세요
핑크하트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