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南山(종남산)
왕유(王維)
태을산(太乙山)은 천도(天都)와 가까운데
연이은 산은 바다 끝에 닿아 있다
흰 구름은 돌아보니 합쳐 있고
푸른 안개는 들어가 보니 없어지네
별들의 구역이 중봉(中峰)에서 변하고
개이고 흐림이 골짝마다 다르다
사람 사는 곳에 투숙하고파
물 건너 나무꾼에게 물어본다
太乙近天都 (태을근천도)
連山接海隅 (연산접해우)
白雲回望合 (백운회망합)
靑靄入看無 (청애입간무)
分野中峰變 (분야중봉변)
陰晴衆壑殊 (음청중학수)
欲投人處宿 (욕투인처숙)
隔水問樵夫 (격수문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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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태을산은 수도인 장안 가까이 있는데, 산이 끝없이 연이어져 바다 끝에 닿아 있다. 산중에서 구름을 헤치고 걷다가 뒤돌아보니 구름이 합해져 운해(雲海)가 되고, 푸른 안개 속으로 들어가 보니 막상 안개는 보이지 않더라. 산이 너무도 높기에 별자리에 따라 나눈 구역이 중봉에서 경계를 바꾸고, 골짝에 따라 어느 곳은 흐려 있고 어느 곳은 개어 있다. 인가를 찾아 오늘밤을 묵으려고, 물 건너 나무꾼에게 소리쳐 물어본다.
[解題] 왕유의 산수시 중 대표작이다. 조전(趙殿)이 찬한 ≪王右丞集箋注(왕우승집전주)≫에는 제목이 ‘終南山(종남산)’으로 되어 있는데, 송촉본(宋蜀本) ≪王摩詰文集(왕마힐문집)≫과 ≪文苑英華(문원영화)≫에는 ‘終南山行(종남산행)’으로 되어 있고, ≪樂府詩集(악부시집)≫에는 뒤의 4구만을 취하여 ‘陸州歌第一(육주구가제일)’이라고 되어 있다.
왕유가 40세 이후 終南別業(종남별업)에서 은거와 출사를 반복하던 시기에 지은 작품으로, 종남산의 광대하고 웅장한 모습을 빼어나게 묘사한 명작이다. ‘欲投人處宿(욕투인처숙) 隔水問樵夫(격수문초부)’는 장엄한 산수 속에서 메아리치는 한 줄기 목소리를 묘사하여 자연과 인간의 절묘한 대비를 표현한 명구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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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역주1> 终南山(종남산) : ‘太一山(태일산)’, ‘地肺山(지폐산)’이라고도 칭한다. 오늘날 서안시(西安市) 장안현(長安縣) 남단 지역으로, 동쪽 남전산(藍田山)으로부터 서쪽 진령산맥(秦岭山脈)의 주봉인 태백산(太白山)까지 걸쳐 있다.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성이 의지하고 있는 산으로, 웅대하고 수려한 산세로 인하여 예로부터 ‘선도(仙都)’라 칭해지기도 하였다.
역주2> 太乙(태을) : 太一(태일)이라고도 하며, 종남산의 주봉(主峰)으로 종남산을 태을산이라고도 칭한다. 太乙神(태을신) 또는 太一神(태일신)이 거처하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역주3> 天都(천도) : 天帝가 거처하는 천상의 궁성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황제의 도읍지, 즉 당나라의 수도 장안을 지칭한다. ‘天宮’, 즉 천상의 궁전 또는 하늘로 해석하기도 한다.
역주4> 連山接海隅(연산접해우) : ‘山’이 ‘天’으로, ‘接’이 ‘到’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5> 分野(분야) : 하늘의 별자리인 28수에 따라 중국의 전역을 분할한 것을 지칭한다. 주나라 때 태을산太乙山을 중심으로 국토를 28宿으로 나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양에서는 달은 날마다 하늘에 나타나는 위치가 달라지다 28일쯤 지나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다. 그래서 달의 위치를 기준해서 별자리를 28개로 나누어 28숙이라 했고 주나라는 이를 본떠 국토를 28 지역으로 나누었다.
역주6> 中峰(중봉) : 태을봉을 지칭한다.
**壑(학): 골짜기
**樵夫(초부): 나무꾼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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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종남산(終南山)-왕유(王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