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부자녀 캠프를 다녀와서
( 강원일보 오피니언 2006-6-26 기사 )
6월 16일, 금요일 오후 4시는 5학년 아들 녀석과 특별한 약속이 잡혀 있던 시간이었다. 개영식이 있은 후, 각자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비가 막 오고 난 뒤라서인지 하늘은 맑고 청명하여, 마음이 상당히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1회 부자녀 캠프 - 아빠랑 나랑'은 그렇게 서서히 막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직 해가 한 뼘쯤 남아 있는데, 운동장에 모이라는 스피커 소리가 울린다. 그러자, 저마다 자기 아들이나 딸의 손을 잡고, 마치 운동회를 하는 것처럼, 운동장 한 모퉁이에 옹기종기 모여 들었다. 약 60여명의 아버지와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운동장 중앙으로 입장을 하였고, 때마침 드리워진 노을과 뒤따라온 아늑한 어둠 때문인지, 아버지들은 모두 옛날 동심으로 돌아가고들 있었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에 맞추어 율동을 하고, 눈에 안대를 가린 다음 내 자녀와 부모 찾아내기, 음악에 맞추어 포크 댄스 춤추기, 자녀와 함께 꼭지점 댄스, 부모님 나와서 훌라후프 돌리기 등을 따라하면서, 하마터면 눈물이 나올 뻔 하였다. 곧 이어 진행된 3부 캠프파이어! 아주 먼 옛날을 회상하며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에 대하여 각자 한 마디씩 풀어내는 시간도 주어졌다.
4부 순서에는 아버지들과 선생님들만의 만남의 시간으로 꾸며졌다. 교장 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섬김의 모습들, 불고기 파티와 은근히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아이들을 위하는 행사이기도 하였을 뿐 아니라, 더 깊이는 아버지들을 위한 교장 선생님의 지극한 배려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평생교육적인 차원에서 동심을 회고하도록 배려하신 성낙철 교장 선생님과 사재천 교감선생님, 모든 행사를 주관하고 진행하신 차재연 교무 선생님, 그리고 각 순서마다 최선을 다하심으로 학부모님들에게 감동을 준 선생님들과 기사님들께, 가슴 가득한 인간적인 박수를 보낸다. 아주 소중한 `추억 만들기'를 해 주시느라고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나는 용하초등학교 졸업생이 아니었는데, 이제 용하초등학교는 제2의 모교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이며, 좋은 추억은 삶의 긍정적 활력소가 되어, 이 험난한 세파를 헤치고 나아갈 힘을 공급해 주는 희망이 아니던가! 이번 행사에 상당한 예산도 투입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돈은 이런 데에 쓰는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진다.
서경원<양구 용하초교 서정웅군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