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백아도
지도
백아도 개요
백아도(白牙島)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리에 소속된 섬이다. 덕적군도(德積群島) 서쪽 끝머리에 위치한 백아도는 면적 1.76km2, 해안선길이 12.1km, 41가구, 70명이 살고 있다. 덕적도에서 남서쪽으로 18km 떨어져 있다. 1973년에는 55가구 270명, 초등학생은 51명, 분교가 아닌 본교가 두 마을 중간인 대촌 마을에 있었다.
이름의 유래를 보면 1861년 김정호(金正浩)가 제작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배알도(拜謁島)라 하였는데, 섬의 모양이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것’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주민들은 ‘빼아리’ 또는 ‘삐알’이라고도 부른다. 현재는 백아도가 되었는데, 섬의 모양이 흰 상어의 이빨처럼 생겼다는 의미라고 한다.
섬의 형태는 섬 전체가 ㄷ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다. 산높이는 142m, 131m, 133m, 144m 등의 산으로 구성되었다. 섬의 뒤쪽 부분인 북서쪽 해안은 가파르고 파도가 그치지 않는다. 반대쪽의 동쪽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다. 이 섬은 산지가 대부분이며 전답은 거의 없다. 급경사의 산을 개간하여 약간의 농산물을 생산한다. 주요 소득은 먼바다에 속해 어업이 성행하였으나 현재는 어족 자원의 고갈로 소형 어선 몇 대가 근해에서 낚시와 고기를 잡는다.
백아도 둘러보기
백아도는 이름과 달리 섬은 아늑하다. 아니 아늑하다 못해 너무 조용하다. 대부분 주민들도 60-70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변변한 해수욕장도 없어 옹진군의 타 섬과 달리 여름철에 피서객도 그리 많지 않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단번에 백아도로 가는 배가 없다. 백아도에 가려면 덕적도에 내린 뒤 다시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 순으로 한바퀴 도는 나래호로 갈아타야 한다. 도착 즉시 나래호와 연결되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하루에 한번씩 배가 다니기에 들어가면 반드시 일박을 해야 한다. 덕적도에서 나래호를 타고 1시간 40여분을 달려가면 기차바위가 반겨주는 백아도에 도착한다. 백아도 선착장 우측에 보이는 기차바위는 증기 기관차 비슷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덕적도와 굴업도는 여름 휴가철에 피서객들이 많이 들어오지만 백아도와 울도, 지도, 문갑도 등 나래호 코스에 있는 섬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낚시꾼들이다. 먼 바다에 위치한 까닭에 그만큼 낚시가 잘 된다.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없는 만큼 자연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백아도만의 매력이다.
중심마을이 된 작은 마을
작은 마을 선착장에서 남봉, 오봉, 삼봉을 보면 백아도 산들은 정말 장관이다.
이 산 밑 골짜기에 사람들이 터전을 잡고 농사와 어업을 하면서 살아간다. 백아도에는 큰 마을과 작은 마을이 있는데 큰 마을은 발전소마을로, 작은 마을은 보건소마을로 명칭이 바뀌었다. 백아도에는 4개의 선착장을 가지고 있다. 서남쪽의 큰 마을에 있는 부대 마을 선착장과 여객선이 닿는 작은 마을에 선착장이 있다. 물이 많이 빠지면 갯벌로 변하고 물이 들면 배가 들어오는 곳은 마을 근처의 보건소 마을 선착장이다. 큰 마을과 작은 마을 중간에 학교가 있는데 학교가 있는 곳이 대촌이며 여기에 대촌 선착장이 하나 있다. 작은 마을에 있는 선착장에서 발전소가 있는 큰 마을까지 거리는 2.4km, 최소한 30분 정도의 거리다.
1994년에 이곳을 답사 왔을 때는 학교가 있는 대촌 선착장에 배를 대고 작은 마을을 돌아보았다. 다시 2004년 가을에 안익현 선생과 왔을 때는 백아도 일주를 했고, 2008년 6월 MBC 공익 프로 느낌표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울도, 문갑도, 백아도 등을 답사했다. 2014년 8월 15일에는 다시 등대호를 타고 5명의 일행과 섬 일주를 하면서 큰 마을로 들어갔다. 너무 마을이 고요했고, 조그만 배가 한척이 떠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의 차도선 나래호가 다니기 전에는 일반 여객선 해양호가 이 섬을 다녔다. 필자가 1994년도 방문 당시에는 두 마을 간 사이에 오솔길은 있었지만 차 길은 없었다. 두 마을을 가려면 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서로 떨어져 교류가 없는 마을이었다. 당시 해양호는 두 마을 다 정박했지만 이제는 찻길이 나면서 작은 마을에만 배를 댄다. 이동하는 시간이 좀 길어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여객선을 타고 큰 마을에 갈 때 한 가지 좋은 점은 백아도 뒷면에 있는 특이한 지형 때문이다. 이곳은 기암괴석과 멋진 절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백아도는 4개의 선착장과 세 개의 해변을 품고 있는데 큰 마을과 대촌마을 그리고 작은 마을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긴 해변은 모래결이 곱고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하기 좋다.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이 백아도 해수욕장은 너무 조용하여 오붓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근사한 장소이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조개를 채취하면 된다.
여기가 대촌마을이다. 큰 마을과 작은 마을 중간에 학교가 있었는데 1991년에 폐교됐다고 한다. 폐교 터에는 건물이 철거되어 흔적조차 없고 수풀이 우거져 있다. 백아도는 2012년 3월 KBS의 ‘1박2일’ 프로에 나오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운동장 한 구석에는 누군가 묶어놓은 염소 몇 마리가 노닐고 있다. 조그만 잔디운동장이 있고, 그 바로 앞에는 넓은 백사장이 있어 지금까지 탐사한 옹진군의 섬들의 폐교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해안도로는 산 허리를 깎아 만들었다.
큰 마을
지금은 두 마을이 연결되어 편리하지만 과거에는 좁은 산길로 다녔다. 작은 마을 보건소를 지나서 발전소 마을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는 남봉, 왼쪽으로는 당산으로 올라간다. 이곳에서 남봉 정상까지는 1.6km 정도이다. 갈림길에서 5분 정도 산을 올라가면 전망바위에 이른다. 원시림이 무성한 산 꼭대기 올라가면 군부대가 주둔했던 흔적이 있다. 철수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는 모습이다. 얼마전까지 규모가 큰 해군 레이더 부대가 있어서 부대마을이라고 했다. 주민들도 이곳에 많이 살고 있었지만 군부대가 철수하여 인구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지금은 보건소마을에 여객선이 닿으면서 사람도 많아져 백아도 중심 마을이 되었다.
남봉으로 가는 길은 바위능선과 깎아진 해안절벽이 아찔하게 보이고, 좌측에는 거북섬, 광대도, 멀리 울도 주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남봉은 불과 145m의 산이지만 해안절벽 위에 높이 솟아 있어 공룡의 능선처럼 생겼다. 남봉 정상에 서면 바로 아래 오섬 전망바위가 있다. 오섬은 큰 마을과 지척거리다. 아쉽게도 수심이 깊어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무인도이다. 오섬의 전망바위는 수십미터 낭떠러지로 사진촬영 중에 자칫 실수라도 하면 추락하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야 한다.
오섬의 경관을 즐긴 다음 다시 남봉능선을 넘어서 발전소마을로 내려간다.
이 섬은 시멘트포장길이 잘 되어있다. 그것은 바로 군부대가 있기 때문이다. 백아도에는 폐허가 된 군부대 막사가 있다. 몇 년 전 덕적도로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지금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여기서 내리막길을 조금 더 가면 마을이 보인다. 이곳 역시 집들은 산재해 있고 열 손가락에 들 정도다. 대신 이곳은 평지가 제법 많다.
좌우로 낮은 산이, 앞으로는 바다를 낀 전형적인 섬마을이다. 마을 이름은 대촌. 큰말이란 뜻이다. 해안도로는 반원형의 모습으로 해안 끝에까지 이어진다. 디귿자 형태로 된 도로 끝으로 가면 오른쪽 해안 쪽에 발전소가 있다. 북서부 해안은 가파르며 그 반대쪽은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섬 주민들은 주변 해역에서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의 주민들은 급경사의 산비탈을 개간해서 밭농사를 짓기도 한다.
백아도의 큰말 입구에는 지난 2000년 5월 준공된 내연발전소가 있다. 발전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전에도 백아도 주민들은 전력 공급에 불편을 겪지 않았는데 이는 1990년 중반까지 해군 레이다 부대가 주둔했기 때문이다.
큰말 뒷산을 다져서 만든 해군의 레이다 부대는 큰말에 각종 혜택을 안겨 주었다. 전기가 없는 동네에 전기를 주고 군에서 일반 가정에 유선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직업 군인 자녀들의 교육을 해결하기 위해서 백아분교장을 열었다.
젊은 군인의 도움으로 매년 농사를 지을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1996년 해군부대가 덕적도로 철수를 하면서 백아도는 점점 활기를 잃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떠난 자리가 너무 커서 공허함만 남았고 분교도 학생이 감소하여 폐쇄되고 말았다. 필자가 2008년 5월 MBC 느낌표 출연차 두 번째 방문했을 당시 2006년 초 착공된 두 마을간의 도로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발전소 앞 해변 역시 꽤 아름답다. 발전소 좌측에는 남봉능선 낭떠러지 절벽과 오섬이 병풍처럼 쳐져 있고, 우측에도 기암괴석이 바람을 막고 있다.
발전소 마을 해안은 어항처럼 생겨서 배들이 정박하기에 좋았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발전소 옆에 작은 선착장이 있다. 여기서 해안은 거의 막힌 공간처럼 보인다. 말 그대로 강풍을 막아주는 천혜의 포구다. 큰 마을에는 여객선 선착장이 폐쇄되면서 배가 들어 오지 않기 때문에 폐허가 된 부대마을 여객선 대합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을 안쪽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있어 가보니 천주교회였는데 문을 닫고 폐쇄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