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화전쟁-2nd
필자 ‘타무라 히데오’의 글 두 번째 글이다. 추가 기록하는 채굴업자에게는 대용량 컴퓨터의 대량 전력 사용의 대가로 가상화폐를 주기 때문에 마치 땅속에서 금을 캐내는 작업에 비유해 채굴이라 한다. 가상화폐의 가치는 2011년‘1BTC=0.2엔에서 2022년은 211만~560만 엔을 기록했다. 가상화폐의 종류도 10년 만에 1,500여 종으로 늘어났지만, 비트코인은 꾸준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41년에 채굴이 끝나면 그 이후에는 유통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향후 23년간 매년 그 희소가치가 점차 높아지는 것이지, 법정 화폐처럼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과 가치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혈안이 된 배경에는 위안화 약세가 있다. 시진핑 정권은 수출 주도의 경기 확대를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했는데, 이를 싫어하는 예금자들이 비트코인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렇게 막대한 자금이 유출되면 위안화 매도 압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위안화 시세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현행 외환관리제도는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고 위안화는 폭락한다. 그러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공산당 지도부가 이끄는 중국 경제 전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한다.
비트코인 박멸 작전은 두더지 잡기 게임이다. 시진핑의 대외 팽창 전략은 거대한 위안화 자금과 외환보유액이 담당한다. 외화 부족과 재정난에 빠져 있는 국가를 겨냥해 차관을 제공하고, 인플라 정비나 에너지 개발 투자를 제안한다. 중국산 제품을 팔고, 중국 노동자를 대량으로 보낸다. 채무를 못 갚게 되면 인프라나 부동산을 압류한다. 신실크로드 경제권이란 미명으로 불리는 시진핑 주도의 일대일로는 이러한 세력권 확대 시나리오의 극치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포괄적인 비트코인 거래 금지를 통보하고 거래소 폐쇄를 명령한 것은 2017년 9월이다. 중국 3대 비트코인거래소인 ’비트코인 차이나‘, ’후오비‘, ’오케이코인‘의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2018년 1월 10일 중국 당국은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 중단 명령을 내린다. 서방 세계에서도 중앙은행이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일·유럽의 경우, 금융과 자산 거래는 자유화되어 돈의 흐름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최소한에 그치면서 개방적이다.
시 정권의 야망을 막을 방법은 단 하나, 자본과 금융의 완전한 자유화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서방처럼 자유화되면 위안화는 비록 디지털 형태이더라도 달러·엔·유로처럼 자유롭게 변동하게 된다. 요컨대, 위안화가 신용을 잃게 되면 폭락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중국은 달러 기축 체제 잠식 노린다. 시 정권은 2019년 말부터 도시를 지정해 디지털 위안화 도입 실험을 시작했다. 1단계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대회장·선전· 쑤저우· 흉안 · 청두에 도입하고, 2단계로 상하이 등 10개 도시, 3단계로 톈진 등의 도시와 아시안 게임 개최지인 저장성 항저우까지 확대했다. 이에 ’마윈‘은 중국의 은행은 마치 “경로당”이며 “전당포” 정도의 감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시진핑은 격노했고 그의 야망은 끝이 없다. 일대일로를 통한 비즈니스 거래에 미국·일본·유럽·중남미와 무역 거래에서 디지털 위안화 결재가 확산하면 기축통화인 달러에 의한 금융 네트워크를 크게 무너뜨릴 수 있다. 미국이 패권국인 까닭은 달러의 유통을 매개하는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전 세계의 기밀 정보를 쉽게 입수하여, 적대적인 개인이나 기업, 정부를 핀포인트로 정확히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결제 거래가 타국의 통화와 교환이 여의찮은 현지 통화로 이뤄지면, 그 통화로 된 거액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달러를 통하지 않으면 다른 통화로 환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러 자금을 넉넉히 준비할 수 있는 미국 은행이 그때 역할을 하게 된다.
디지털 위안화에 등 돌리는 중국인들. 소비자와 기업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결제하던 것을, 중국 당국은 최종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앱으로 통일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독점해 온, 14억 인구 시장의 전자거래 데이터는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당이 지배하는 인민은행으로 통합된다. 중국 돈과 관련한 진정한 애국자는 없다. 위안화 국제화의 비장 카드로 시진핑이 보급을 추진 중인 디지털 위안화는 자본도피 방지가 큰 목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23년 현재 당국의 보급 노력 자체가 중국으로부터의 자본도피를 가속하는 상황이 되었다. 자금의 추적을 두려워한 중국 내 부유층과 어느 정도 자산을 가진 시민들이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중국인들은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의무화되기 전에 해외로 자산을 옮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가 본격화되면, 자산 은닉이나 해외 반출도 금지될 수 있다. 부유층과 아파트를 두 채 이상 보유한 상하이 등의 중산층 상위 시민을 필두로 디지털 위안화 사용 강제화 이전에 자산을 해외로 빼내기 위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상하이에서는 돼지국밥이, 베이징에서는 담배가 공짜? 중국은 과잉생산을 막지 못하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것이다. 경제의 모순은 사막화, 극심한 환경오염 등 국토 전체의 붕괴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식수로 쓰는 상하이 황푸강에 병들어 죽은 돼지 사체가 1만 마리가 불법으로 버려진 것과, 베이징에서 하루만 머물면 초미세 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담배 21개비를 피운 것과 같다는, 것을 자조적으로 비꼬는 내용이다. 거품 붕괴로 흔들리는 사상누각 중국은 단순히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을, ’거품 붕괴’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거품 붕괴는 금융의 현상이며, 결국은 금융시장 위기 폭은 파산으로 인해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돈이 얼어붙어 대불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현대 경제의 변동에는 ’부채의 법칙‘이 있다. 민간 부채가 많을수록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더 이상 빚을 낼 수 없게 되는 순간 대불황에 빠지게 된다. 즉 현대 세계의 경제 성장은 부채가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과 중국이다. 부채주도 형 성장은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단번에 붕괴하고 말았다. 즉 민간이 금융시장에 돈을 묶어두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정부가 민간에서 돈을 빌려 금융시장에서 돈을 흡수해 재정지출을 늘리거나 세금 감면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중국의 경제모델은 미국과는 매우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부채 주도라는 점에서 미국과 동일하다. 미국과 중국은 빚을 지고 있는 주체는 다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동산 가격이다.
집권 3기 시진핑의 초조함. 중국은 당 주도로 미국의 패권을 무너트리려 한다.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맺고, 반도체 왕국 대만 합병을 서둔다. 하지만 무리가 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달러 금융과 미국 첨단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통화 패권을 노려도 거기서 오는 취약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공산당은 당대회에 최고지도부가 68세 이상이면 은퇴가 불문율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당시 69세로 연임하며 측근으로 채웠다. 위안화 제국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중국에는 전술은 있지만 전략은 없다. 그 전술은 “적이 한발 물러서면 중국이 두 발 앞으로 나가고, 상대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면 중국이 두 발 물러서는 것“이란 견해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맞다. 위안화의 잠식 방식은 국공내전 시 해방구인 변구에 부패한 국민당 정부를 버리고 모인 고학력 금융계 인재들이 변구마다, 발권은행 제도를 구축했다. 위안화는 공산당 전략의 산물이며, 그 사고방식은 여전히 지침으로 계승되고 있다. 관리변동환율제로 위안화 국제화 시도. 통화 변동이 자유로워지면 통화는 한 번에 폭락할 수도 있다. 통화가 폭락하면 그 나라 경제는 황폐해진다. 그래서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관리변동환율제라면 투기 세력은 환율 변동 위험을 두려워해 투기하기 어려워진다. 일대일로는 위안화 결재 확대의 유도 경로다. 일대일로의 프로젝트의 특수성에 있다. 금융 측면에서 보면 외화가 아닌 위안화만 주고받으면 되므로 현지에서 손실되는 외화, 즉 직접투자로 계산하는 달러는 최소화할 수 있다. 중국 기업과 은행의 수익을 보장하고, 중국산 자재와 제품을 수출하고, 중국인의 고용을 촉진하는 중국을 위한 프로젝트인 동시에 귀중한 외화를 절약하는 국가 정책이다. 상대국과 계약은 달러화 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달러화 채무에 이자를 붙여 상환을 압박한다. 달러 금리는 런던의 은행 간 금리에 프리미엄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상환하지 못하면 완성된 항만, 고속도로, 철도, 공항 등의 이용권은 중국 측이 획득한다. 이를 ’부채의 덫‘이라고 부른다. 스리랑카의 ’함반도타‘ 항구가 99년간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것이 전형이다.
부채의 덫은 위안화 경제권 편입의 수순을 보인 단면이 2017년 ’일대일로 정상회의‘라는 베이징 국제회의이다. 위안화 차입국들은 위안화 상환 재원 확보를 위해 대중 무역에 묶인다. 대중 수출이 늘지 않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만 늘어나면 대중 부채가 늘어난다. 시 정권은 거기서, 중국이 채권자가 되어 항만 등 프로젝트를 압류하고 중국의 지배하에 두게 될 것이다. 미국 조사기관 ’로디움‘에 따르면 대출 785억 달러가 상환 곤란에 빠져, 재협상 또는 상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한다. 일대일로 차입국 150개국 중 대규모 차입국 정부의 채무 상환 불이행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상환이 어려운 국가는 벨라루스, 레바논, 가나, 스리랑카, 잠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스리남, 우크라이나 등 9개국이다. 중국 국유은행이 상대국에 위안화 자금을 대출하고 그 자금으로 상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상대국의 대중 부채가 달러화에서 위안화로 바뀐다. 중국에서는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지만, 채권 자체는 위안화로 회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상환을 못하게 되면 인프라 설비를 압류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4.08.27.
미국 통화전쟁-2nd
타무라 히데오 지음
정상우 옮김
오픈하우스 간행
첫댓글
돈도 전쟁인 세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가 오면
시원하지 않고는
못배기겠지.
시원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