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술도장중 80프로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무토게시판)
나는 무술도장중 80%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2015년 까지 5조 3천 5백억원을 투입하여 공공체육 시설을 조성한다고 한다.
각종 국민체육시설과 생활체육의 장소를 만들고, 기존의 체육시설과 학교에 있는 체육시설등을 복합적으로 연결하고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도보 800m이내에 접근 가능한 체육시설을 짓는다는거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무술도장은 모두 다손에 손잡고 한강물로 들어가는 상황이 된다.
공멸이라는건 이런걸 말하는거다.
왜냐하면 현재 도장비를 7-10만원 받고 있는데, 체육시설은 3만원대 전후로 월회비가 책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의 본질은 가격경쟁이 아니라는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대형 복합체육시설보다 싼 월수업료를 받는다고 해서
영세 무술도장에 경쟁력이 생기는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무술도장이 생존 가능한 시장은 인구 5만명당 한개의 도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수치는 술먹고 방바닥 굴러다니다가 그냥 나온 수치가 아니다.
무술에 그저 관심을 가지는 사람과,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고 나와서 수련하는 사람간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이 두가지 집단은 약 30배수의 차이를 갖는다.
30배수라는 정수는 내가 다년간 무술계를 관찰하며 얻은 결론이다.
일반인중에 무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매우 많으나,
수련 행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소수다.
일반인중에서 무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10%를 상회하지만,
그중에 실제 수련하러 나오는 사람은 0.2%정도에 불과하다.
즉 인구 1천명당 2명의 사람이 수련에 참여할 수 있는 인구라는 것이다.
인구 1만명이면 20명, 인구 5만명일 경우 100명이 된다.
도장에 회비내고 나오는 수련생이 100명 이하일 경우,
한마디로 경제성은 없다.
월 수업료를 일인당 8만원을 받는다고 볼때,
관원이 100명이면 도장의 월 총수입은 800만원이 되고,
도장 임대료 200만원, 각종 제세공과금 50만원, 도장 봉고차 유지비 100만원과 기사 월급 150만원을 제하고 나면,
관장에게 남는 수입은 300만원이 된다.
그러면 연봉 3600이 되는셈인데, 관장들은 개인사업자이므로 복지혜택과 노후와 퇴직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경비를 적립해야 함을 고려한다면, 연봉 3600만원의 관장은 연봉 2400만원의 샐러리맨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연봉 2400만원... 전혀 많은것이 아니다.
요새 대학나와서 직장근무 1년차면 이정도를 받고도 남는다.
연봉 3600만원... 요새 대기업 과장이면 4500-6000만원 정도 받는다.
과장은 보통 직장근무 7년 이상이면 가능한데, 30대 중후반정도의 나이에 불과하다.
무술은 적어도 십년이상 꾸준히 수련해야 지도가 가능한 기예이다.
주말마다 12주 특강을 받고 강사자격증을 받는 요가보다, 습득하기가 백만배 힘들며,
꽂꽂이 강사나 초등학교 선생과도 비교가 어려운 정도의 고급 기술이다.
원래 많은 사람들이 배울 필요도 없으며,
많은 인구가 생길수도 없는 분야였다.
이런 무술분야를 사업으로 인식해서 대규모 프랜차이즈를 했던것이
바로 현재의 해동검도와 자칭 전통무예, 그리고 중국무술계였다.
톡까놓고 말해보자.
70년대에 쿵푸도장을 했던 사람중에서
10년정도 꾸준히 수련해서 사범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는가?
그저 2-3년 도장 다니다가, 관장이 좀 키워준다고 하면 그냥 도장을 차리지 않았더냐.
이소룡 영화가 붐이던 시절,
대부분 조금 열심히 반년쯤 도장 다니고는 다른 지역에 가서 덜컥 도장을 열었다.
그게 우리나라 중국무술 도장의 현실이었다.
한국 합기도도 마찬가지.
한국 합기도의 창시자 지한재씨 역시 고등학교때 2년 배운후,
서울에 상경하여 20살 나이에 도장차리고 협회만들어 스스로 회장이 되었다.
고등학생이 2년 무술배운 수준이 대단해 봐야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전통무예 주장하는 몇몇 협회장들도 역시 그렇다.
1주일 어깨넘어 배우고도 협회 차렸고,
3개월 독선생으로 모시고 배워 협회 차렸다.
그렇게 단기간에 배워 협회차려서 거액받고 고단자증 남발하면서
지난 30여년간 잘먹고 잘 살았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무척 많다.
하지만 이런 단기연수로 사범된 사람들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무술시장은 이제 공멸의 위기를 맞는다.
오랫동안 성실하게 무술한 사람들까지 함께 망하게 생겼다.
한참때의 해동검도는 수백만원 내고 3박4일 특강만 들으면
4단, 5단증과 함께 도장을 내도 좋다는 지관허가를 마구잡이로 내 주었다.
그래서 해동검도 도장이 전국에 수천개로 늘어났다.
현재 전국에 무술도장이 약 12,000개 정도 될텐데, (태권도장 7천개 포함)
한국인구가 4500만명이라고 볼때, 3750명당 한개의 도장이 된다.
내 계산으로는 한 도장당 10명 이하의 관원이 배정되야 하는데,
7천개의 태권도장은 유치원으로 변신했으니 제외하고,
인구 9천명당 한개의 도장꼴이 된다.
즉 현재의 무술도장은 공급이 400%정도 초과된 시장인 셈 이다.
이정도면 여태 망하지 않은게 신기하다.
이 초과공급된 무술시장의 거품이 강제로 빠지는것이 바로 지금이다.
전체 무술도장중에서 약 80%가 망해야 한국의 무술이 산다.
무술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하급지도자들에 의한 교육은 구민회관이나 대형복합체육시설에서
시간제강의로 충당하면 충분하다.
보다 고급무술, 고급지도가 필요한 사람은
한달에 20만원, 30만원씩 내고 전문 도장을 찾아가게 되어야 한다.
이런 고급 전문무술도장은 인구 100만명당 한개만 있어도 충분하다.
미국인 원어민 영어회화도 웬만한곳은 한달에 30만원이 훨씬 넘는다.
예체능계 고3 수험생의 한달 레슨비가 한달에 200-300은 기본이다.
그런데 도장비를 20만원 받으면 비싸다고 난리가 난다.
정말 무술전문가라면 한달에 1백만원을 받아도, 지탄해서는 안된다.
무술이 바이올린이나 영어회화보다 저질의 배움이라는 말 밖에 더 되는가.
택견도장이 서울에 몇백개씩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본부도장을 겸한 도장이 강북에 한개, 강남에 한개 있으면 충분하다.
검도도장이 왜 동네마다 있어야 하는가.
20년전에 내가 검도 배우던시절처럼 서울에 2-3개 있으면 될 일인데 말이다.
80년대에 검도 배우려면 중앙도장에 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때처럼 돌아가도 검도는 퇴보하지 않는다.
태권도 도장은 이미 무술도장이 아니라 유치원이니까 논외에 포함시키지 않겠다.
한마디만 한다면....
성인만 출입 가능한 성인전문 태권도장이 생기지 않는한, 태권도의 미래는 없다는것이다.
무술의 종류를 다 떠나서,
무술도장은 서울에 200개만 있으면 충분하다.
서울인구가 1천만이니까 200개의 도장은 충분하고 남는다.
서울 25개구에, 각 구마다 검도도장, 택견도장, 쿵푸도장, 합기도 도장이 각각 한개씩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1개구마다 무술도장이 10개 이내로만 존재한다면,
무술도장은 공멸을 면할 수 있다.
도장에 봉고차 운행할 필요도 없다.
요새 구내 마을버스 시스템이 훌륭하고, 환승제도가 잘 되어 있는데 뭐가 걱정인가.
배울 사람, 특히 성인은 알아서 다 찾아온다.
봉고차 운행하지 않는다고, 자식을 보내지 않는다는 학부모들 꽤 있다.
그런 애들은 오지 말라고 하라.
자신의 발로 도장을 찾아올 수 없다면,
무술을 배울 필요도, 자격도 없는 어린이이다.
그러면 80%의 도장이 망해야 한다면,
그 도장으로 생계를 영위하던 영세 관장들은 뭘 해야 하느냐고?
간.단.하.다.
무술교습 하지말고, 다른 직업을 찾아라.
스스로 생각할때, 자신이 Best 수준의 무술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미련 갖지 말고 깨끗하게 전업하라.
19세기말에 산업혁명때,
일자리를 잃은 분노한 노동자들이 기계를 때려 부수기도 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결과, 인류는 더욱 발전했고,
당시에 실업자가 된 노동자들도 전부 굶어죽은거 아니다.
한국 무술계의 거품이 폭발하고, 구조조정되는 격변기에
무술실력도 없으면서 혼자 먹고 살겠다고 발버둥쳐봐야 헛수고다.
어디다가 원망하고 비난할데도 없다.
자칭 전통무예의 일부 관장 여러분,
당신들은 돈이 쉽게 벌린다고 해서,
원래 수백만원내고 단기연수해서 사범자격증 따지 않았더냐.
정부 원망 할 필요없다.
해동검도의 일부 관장 여러분,
그대들은 그동안 오전에 사우나에 가서 잠이나 자고, 저녁에 골프나 치러 다니면서도
한달에 1천만원씩 벌기도 했잖은가. (새끼사범에게 월급 50만원 주면서 말이다...이건 노동착취였다)
지역 관장회의때면 검은색 그랜저가 수십대씩 줄을 서던 광경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해동검도에서 관원이 2백명이면, 관장의 한달수입은 2000만원이 넘었었댔다.
월사금이 1500만원에, 승급승단비에 진검과 도복 강매한 대금까지 합치면 그랬다.
수백만원내고 한달도 안되는 기간동안 단기속성으로 검법을 배워,
나이 서른도 안된 젊은이가 관장이 되고, 한달에 천만원씩 벌던 모습을 나는 알고 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러시아 댄서들 나오는 성인나이트에서 물처럼 돈 쓰던 모습도 나는 알고 있다.
그런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들은 정신병자다.
그런 것이 거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당신들은 바보다.
이 날이 올 줄 알았어야 한다.
정부의 생활체육 확산방침때문에
조직화가 잘 된 태권도계를 중심으로 대책논의가 활발하다고 한다.
대형 쓰나미앞에서 대책 논의해봐야 공염불이다.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생존차원에서 이직할데나 찾는게 좋겠다.
전업하여 다른 직업을 갖고 살면서,
그래도 무술이 좋거들랑,
배우겠다는 사람들 모아서 동호인 클럽을 운영하라.
Two Job이 되는데다가, 과외수입도 짭잘하고
비교적 조금 존경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원래 현대에서 무술은 이렇게 교습되는게 맞는거다.
개인사업자로 학원업구조로 운영된 지금까지의 무술도장은
세계적인 트렌드를 외면한 구식 사업방식이었다.
나는 십년도 더 이전부터 한국의 무술계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도장이 80%정도 망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실력있고 훌륭한 도장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그저 마케팅잘하고 사기 잘치는 관장이 살아남을까봐 그것이 걱정이다.
역사는 합목적적으로 움직인다고 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