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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에 이미 같은 글을 찐적이 있는데
요즘 말이 많은 한국의 페미니즘, 메갈, 남혐논란을 보며 말콤 엑스가 떠올라서 예전 글을 재구성 해봤긔
1950년대 흑인인권운동가의 이야기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은거같긔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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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ANY MEANS NECESSARY! "
우리는 이 땅에서 인간으로서 존중받기 위해 우리의 권리를 쟁취해낼 것이다-
그 무슨 수를 써서라도!
- Malcolm X (1925-1965)
말콤 엑스의 대표 인용구로 뽑히는 'by any means necessary'는
말그대로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즉 필요하다면 폭력도 허용한다는 뜻을 내포하긔
이 짧은 문장만 봐도 말콤 엑스가 어떤 성향이었는지 아시겠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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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지금도 흑인인권운동의 대세는 마틴 루터 킹으로 대표되긔
마틴 루터 킹은
1. 평화주의를 내세우고
2. 비폭력 운동을 진행하며
3. 흑백통합론, 흑인과 백인의 통합사회를 주장하였긔
그에 반해 동시대에 활동한 말콤 엑스는 그때도 지금도 주류와는 거리가 멀긔
말콤 엑스는
1. 과격파로 불리던 급진적 흑인인권운동가로서
2. 비폭력주의를 비판했고
3. 흑백분리론, 제발 좀 따로살자며 흑백분리를 외쳤긔
딱봐도 마틴 루터 킹이랑 정반대긔
말콤 엑스는 당시 대세인 흑백통합론을 두고 백인한테 이용당하는 거라며 대놓고 욕하기도 했긔
이렇게나 대세의 흐름을 등지고도 말콤 엑스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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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의 말콤 리틀(Malcolm Little) - 말콤 엑스의 본명
말콤 리틀의 굴곡진 가정사는 그의 인권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긔
말콤은 외가쪽으로 쿼터 혼혈인데,
백인 외할아버지가 흑인 가정부를 강간하여 낳은 것이 말콤 리틀의 어머니긔
아버지는 마찬가지로 흑인인권운동가였으나 그 때문에 백인들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했고,
말콤이 어릴때 아버지는 사고로 죽고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입원해버리긔
이런 험난한 환경에서도 반 1등에 반장까지 맡았던 말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따르던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엇나가게 되긔.
자신의 꿈이 변호사라고 말한 말콤에게
선생님이 변호사말고 목수로 꿈을 바꿔보는건 어떻겠냐고 대답했기때문이긔
(반대로 백인 학생들에겐 더 큰 포부를 심어주었긔)
이후로 학업에 흥미를 잃은 말콤은 14살에 학교를 자퇴하고
도시를 떠돌고 범죄를 저지르며 남은 십대를 보내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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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 말콤 리틀의 머그샷
결국 1945년 말콤 리틀은 백인 여성 두명과 함께 강도 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혀 징역 8년형을 선고받긔
(참고로 범행을 먼저 주도한 백인 여성들은 훈방 조치로 끝나고
말콤은 '감히 선량한 백인 처녀를 사주했다'는 괘씸죄로 징역이 늘었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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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의 삶은 말콤에게 터닝포인트가 되긔
학교는 안다녔어도 머리가 워낙 좋았던 말콤은 교도소 도서관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해 재미를 붙였고,
심지어 영어사전 A-Z의 모든 단어를 외워버렸다는 일화도 있긔
이 때 말콤은 극단적인 흑인우월론 사상을 접하게 되고, 흑인민족주의에 심취하게 되긔
그리고 '리틀'이라는 성을 버리고 말콤 엑스로서 흑인 운동을 시작하긔
"리틀이라는 성은 결국 악마같은 백인이 노예에게 붙여준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긔.
'엑스'는 알 수 없는 자신의 본래 아프리카 성씨를 의미하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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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이후 말콤 엑스는 뛰어난 연설 실력과 수완으로 사람들을 조직으로 끌어모았고
선동적이고 과격한 연설로 단시간에 전국적인 인물로 급부상하긔
"백인이 흑인에게 '나를 증오하는가'라고 묻는 것은
강간범이 피해자에게, 늑대가 양에게 '나를 증오하는가'라고 묻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의 선조가 못된 뱀에게 물렸고 나 자신도 뱀에게 물려
내 아이에게 뱀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는데,
바로 그 뱀이란 놈이 '왜 미워하는 것을 가르치냐'며 비난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백인은 악마다. 그 악마는 우리의 적이다."
"나는 누군가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면서도 그저 가만히 그 대접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범죄라고 믿는다. 만일 이것이 기독교와 간디의 철학이 가르치는 바라면
나는 그것들을 범죄의 철학이라 부르겠다."
"노예 시절 흑인들이 '흑백통합'을 외쳤다면
그들은 바로 목이 잘려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흑백분리'를 주장하자
백인들은 우리가 증오밖에 모르는 파시스트라고 비난한다."
"예수가 지금 여기 미국 땅에 왔다면 그는 백인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백인은 압제자다.
예수는 탄압받는 자, 비천한 자, 하찮은 자, 무시받고 경멸받는 자-이를테면 흑인으로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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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세였던 흑백통합론을 조롱하고 평화주의를 오히려 범죄라 불렀으며
예수가 당연히 백인이라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일침을 날리긔
백인을 아예 악마고 적으로 선언해버리기도 하긔
대세를 거스르는 거친 발언들이라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욕을 먹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신랄한 비판들이 솔직히 넘나 속시원했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고 볼 수 있긔
백인들한테 당하고 산 세월이 얼만데 자꾸 평화만 외치고요?
백인 욕 쫌만 해도 비평화주의자 되버리고요?
때려도 맞고만 있어야 되고요?
그 와중에 말콤 엑스는 백인이 널 때리면 너도 존나 때려라
걍 우리 따로 살자ㅋ겉으로만 평등이고 어차피 니네 우리 차별할거 다 앎
우리 흑인들이 사실 세상에서 제일 우월한 민족임; 다들 어깨피고 다니시긔
하고 말해준거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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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인기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청렴하고 깨끗한 사생활이었긔
뭐하나 잡아보려는 FBI의 끝없는 도청에도 불구하고 추문 하나 없었고 평생 아내만을 사랑했긔
(마틴 루터 킹은 의외로 도청으로 들킨 여자 문제가 좀 있었긔. 이부분에서도 정반대쟈나)
수입은 대부분 기부해버려서 그가 죽은 후 가족들에게 남은 재산이 없어
말콤의 추종자들이 모금으로 겨우 살 집을 마련해줄 정도였긔
이동시간에는 무조건 독서, 남는시간에 들리는 곳은 무조건 도서관이었다고하긔
정말 백인들 패는거에만 인생을 바쳤긔...너무 좋아...인권만을 위해 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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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말콤 엑스가 끝까지 "백인은 악"이라고만 주장한 것은 아니였긔
말콤 엑스는 후에 자신의 사상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거권 획득을 위해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연대를 하기도 했긔
말년에 서로 단결하고 노력하는, 과거를 인정하고 변화를 꾀하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긔
"백인이 무방비상태의 흑인에게 저지르는 만행과 죄악을 낱낱이 드러내는 것"
방법은 달라도, 마틴 루터 킹과 자신의 목표는 이것 하나라고 말했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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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보다 더 성숙해진 말콤 엑스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긔
"나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마다, '오늘도 하루를 빌렸구나'하고 생각한다."
말콤 엑스는 그 인권 운동 때문에 많은 이들의 미움을 샀고
자신이 언제라도 암살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긔
1965년, 4000명의 청중 앞에서 연설을 준비하던 도중 16발의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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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을 위해 일하고 싶은 백인들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아무것도 없다!"라고 대답했던 것을 후회한다.
다만, 그들이 그 양심을 증명해야 하는 곳은 흑인 사회가 아니다.
인종차별로 얼룩진 백인 사회, 바로 그들의 사회이다.
나는 양심을 가진 백인들에게 말한다.
"우리 함께 일하자,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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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긔
마지막으로 그의 자전적 영화, 1992년작 <Malcolm X>를 추천하긔
3시간이 넘는데다 다큐멘터리st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봐야되지만
로튼토마토 91%에 달하는 꽤나 평이 좋은 영화긔
우선 주연을 맡은 젊은 시절 덴젤워싱턴 외모가 말콤이랑 싱크로율 쩔긔
(포스터 말콤엑스 본인 아니고요? 배우고요?)
연기도 쩔어서 그냥 자서전 읽는 느낌으로 보면 좋긔.
첫댓글 와 정독했는데 성차별에 대입해서 읽게 된다 잘 읽었어! 덕분에 말콤엑스에 대해 알아가네
진짜 존나멋있다
좋은 글 고마워!
흑인과 백인에게 모두 욕을 먹었다는 문장에서 지금 페미니즘상황이 떠올랐다 8_8.......
맞아ㅠ나는 말콤 엑스 같은 급진파 때문에 백인 기득권이 마틴 루터 킹 같은 온건파랑 타협한 거라고 생각함ㅠㅠ마틴 루터 킹 존경한다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말콤 엑스 존경한다는 사람은 진짜로 거의 못 봄. 내 생각이지만 인권운동에서 온건파만 존재한다면, 기득권 세력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거 같음ㅠ 항상 그렇잖아. 모든 사회운동엔 뭔가 급진적인 어떤 게 있어야 주목받고. 그제서야 사람들은 온건파의 말이라도 듣기 시작하는 거. 기득권은 급진파를 비판하려고 온건파의 말을 근거로 들고ㅠ 어쨌든 결국 둘 다 필요한 존재라는 거 아닐까? 그래서 나는 모든 인권운동에서 급진파는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함. 글 잘 읽었어!
평생 인권을 위해 살았다는 게 존경스러우면서도 마음 아프다
와 진짜 똑똑한 사람이었구나....
우리 함께 일하자,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