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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를 그리며 정물화를 처음 배울 때 제일 먼저 사과를 그리는 경우가 많다. 사과는 누구에게 나 친숙한 과일이라 첫 스케치 대상으로 삼기에 적절하다. 적당한 크기의 캔버 스에 크다란 사과 한 알을 그리면 꽉 찬 느낌과 함께 성취감이 밀려온다. 사과 와 보낸 시간의 합이 그림에 고스란히 녹아들기 때문이다. 사과를 그려 자신감이 하늘 끝까지 차오르면 그다음으로는 주로 포도를 고른 다. 아주 오래된 기록에도 포도주와 잼, 건포도가 있는 걸 보면 포도는 사과보 다 더 긴 시간을 인간과 함께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유서 깊은 역사에도 포도를 그리기 시작하면 누구든 금세 후회한다. 포도 한 송이를 그리려면 둥근 사과를 30여 개 정도 그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포도알에 음영을 주고 흩어진 하얀 분을 표현하며 중얼댄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포도 안 골랐지..." 게다가 포도알은 전부 다 다르게 생겨서 하나하나 제대로 그 리기가 힘들다. 어찌저찌 포도알 하나를 겨우 완성하고 나니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른다. 1747년, 독일의 한 화학자가 건포도에서 순수한 당을 뽑아냈다. 바로 포도당이 다. 포도당은 곧장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인간은 포도당을 혈액에 녹인 뒤 온몸으로 보내 생명 활동을 유지한다. 우리 몸은 적정 수준의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혈당이 높으면 당을 간이나 근육에 저장하고자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고, 낮으면 아드레날린을 분비해 저장한 당을 혈액으로 흘려 보낸다. 이 과정은 전부 자동 으로 이뤄지므로 우리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 자동 장치도 오래 쓰면 무뎌진다. 곡물이나 설탕, 과일 같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된 당이 혈액으로 풀려 나가고, 혈액내에 갑자기 들이닥친 당 분을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돼야 한다. 그런데 매번 혈액으로 많은 양의 당이 들어오면 췌장이 지쳐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남아도는 당분은 헤모글로빈 같은 단백질 끝에 붙는다. 말단의 모양이 바뀐 헤모글로빈은 산소와 결합하지 못하고, 그 결과 혈색소는 풍부해도 빈혈이 생기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이처럼 모습이 바뀐 단백질을 '당화 혈색소'라고 한다. 당화 혈색소의 농도가 기준치보다 높으면 제2형 당뇨병이 올 확률이 높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안에 있고, 적혈구의 수명은 약 100일이므로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다는 말은 지난 3 개월간 혈당이 높았다는 뜻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귀중한 장기인 췌장이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과 당탓에 혹사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우리와 같이 늙어가는 췌장을 도와줄 방법을 생각해 보자. 인슐린은 혈액에 녹아든 당을 분해하기 위해 분비 되므로 혈액 내에 돌아다니는 당의 양을 줄이면 췌장을 도울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밥이나 간식을 먹은 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을 쓰면 된다. 대퇴근, 즉 허벅 지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다. 혈액에 풀린 당을 이 근육이 가져다 쓰기 때문에 인슐린이 분해할 혈액 내 당의 양이 줄어든다. 걷거나 뛰는게 귀찮다면 팔을 흔 들기만 해도 혈당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10분인가, 아니면 30분인가.' 적당한 식후 운동 시간이 얼마큼이냐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지만 식후에 움직이면 혈당을 떨어트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만 큼은 확실하다. 포도알 하나를 완성하고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의자에서 일어나 화실 친구들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마신다. 아이고, 이제 포도알 스물아홉 개만 더 그리면 되는구나! 이지유 | 작가 |
Have You Ever Seen The Rain (cover - Michaela Papajov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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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안녕하세요
동트는아침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깊어가는 가을날의
좋은 아침이네요,,
쌀쌀해진 날씨에
감기 유의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좋은 일들로 가득하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포도를 그리며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핑크하트 님 !
다녀가신 고운 흔적
감사합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