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 생일에는 친구들과 논산 탑정 저수지에서 기쁜 시간을 가졌었다.
그 날에는 친구가 찍은 음력 7일의 저 달이, 내가 찍자 찬란한 색상으로 둥글게 나타났으며 이를 축소하자 십자가로 변했었다.
2017년 생일을 맞아 다음 날 익산 친구들이 계획한 덕유산행을 같이 했는데
온종일 즐거움이 가득했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상운이 부인이 준비한 쑥송편과
호두과자로 배에 준비운동을 시켰다.
산행 시작부터 토종 막걸리와 오뎅을 먹는데 막걸리 한 병 값이
6천원이었지만 막걸리 맛에 4명이 3병을 홀딱 비웠다.
등산객들이 많게도 왔다.
상운이는 컨디션 관계로 아내와 창녕이 부인과 함께 자동차 두 대를
무주 리조트쪽으로 이동시킬 겸해서 떠났다.
종회는 아내와 다짐했다던 종주를 포기하고 은근슬쩍
상운이 일행에 낄려고 하는 것을,
우리 모두는 용기를 북돋어서 종주를 권했더니
아내와의 약속을 거뜬하게 지켜냈다.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주차장에서 향적봉 정상과 곤도라까지 이어진다.
풍성히 준비해 온 간식으로 주변 등산객들에게도 한 입 한 입 권했다.
의정부에서 오신 부부와 터키에서 오신 아가씨,
멋진 썬그라스를 착용하고 오르던 아저씨가 행운의 당첨자다.
터키 아가씨는 우리 말을 무척이나 잘했다.
종회가 가져온 사과 겉저리는 모두 다 평생 처음 먹어보는 요리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난 과수원을 하시는 형수님께 이 요리를 소개하기로 마음먹었고,
나또한 집에와서 모니카에게 이 요리를 소개했더니 담아 보겠다고 한다.
여러 친구 부인들이 준비해온 음식들이 무척이나 맛있고
영욱이가 "사대부가 이정도는 먹어야지!" 일성을 덕유산 산신령님께 고한다.
내 스틱의 핀이 빠져나갔음을 발견하자 진근이가 예비로 휴대한 아이젠을 준다.
내 스틱은 마침 아이젠과 스틱없이 등산하시는 아주머니께 드렸다.
"아까 누군가가 핀을 주어서 주인을 찾았었는데..." 하시며 고맙게 받는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진근이가 "거꾸로 찼다. FRONT 써진 쪽이 앞이야."
양쪽 다 거꾸로 찬 것이다. ㅋ ㅋ
진근이 덕분에 편하게 적설된 산길을 걸었다.
"아까 힘 있을 때 차려고 했는데 왜 지금 차라고 하냐?"
이 어록이 누군가(영욱이?)에게서 나왔고 나는 얼른 메모하였는데
누가 했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배꼽을 잡으며 모두가 웃던 상황이었는데...
나도 끝이 보이는가 보다. 벌써 기억력이 이렇다.
하긴 며칠 전에 아내에게 보내주는 서류에 내 주민번호를 적어 보냈는데
평생 처음으로 뒤의 숫자를 엉터리로 적어 보낸 적이 있었다. 휴우~~
덕유산 백련사 입구에서 다리 들고 포즈 취한 사진을 촬영하는 영욱이 부인의 멋진 폼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기 위해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
상운이 일행은 탑승 마감으로 향적봉으로 올라오지를 못하게 되었고
커피 한잔에 비싼 빵만 사 먹으며 우리를 기다렸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 상황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상운이 일행에게 알리며
막걸리를 사 먹으며 기다림의 시간을 즐겼다.
안성컨트리골프장 입구에 있는 그린 가든에 가서
식사 전에 홍규의 목디스크를 경추돌봄마사지로 풀어준 후
삼겹살 파티를 했다.
버섯전골을 먹기로 했는데 하영씨가 고기를 먹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아마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메뉴를 바꾸어 준 것 같아
하영씨와 모두에게 고맙고 또 고마웠고
생일 축가를 불러주는 우정의 환호에
나도 감사의 환호로 화답했다.
24일 광양에 1박 2일로 가서 생닭 요리와 등산을 한다는데
집에 와서 모니카에게 말했더니 다녀오라고 한다.
익산시내에서 등산 멤버들이 도착하기를 학수고대하던
금택이와 창림, 창녕이는 9시가 넘어서야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진근이가 원광대에 내려주어 편하게 귀가할 수 있었으며
생일 축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성엽이와는
내일 하기로 하여 귀경 시간을 연장했다.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모니카가 말하기를
"나는 아까 잠을 다 잤고 당신은 코골면서 푹 잤으니
아침 출근 전(6시 40분)까지 마사지 해줘라~" 한다.
이때가 새벽 2시다.
"응! 알았어~!!!" 마사지를 받던 아내 모니카가 잠시 후에 잠이 들었고,
졸리웠지만 천상에 있는 꼬마친구에게 생전에 간병 해준 것보다
더 잘해주자라는 생각으로 4시까지 해주고서,
술 냄새 피해주려고 반대편으로 누워 나도 잠들었다.
성엽이와 점심시간에 만나 함열 시장에 있는 달인 추어탕을 먹고
한층 행복해진 내 자신을 기차에 실었다.
참 좋은 친구들 덕분에 생일 기념을 흥겹고 정겹게 할 수 있었고
이 좋은 친구들의 향기를 맡게 해주시는 은혜에 감사하며
성엽이의 조언대로 잠들었다.
내 생일을 맞아 내 몸에 찍힌 혈인이다.
큰 혈인이 11개이고 그 사이사이에 작은 혈인들이 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친구들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