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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종교혼합적 신앙 양태 | ||||||
[ 긴급기고 ] 대한민국, 사이비 종교가 통치하나?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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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익 교수 / 대전신학대학교 7. 최태민의 영적 후계자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최태민은 1994년 노환으로 만 81세의 나이로 죽었다. 이 때부터 최순실이 최태민의 영적 후계자로서 그 역할을 대신 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민이 최순실을 총애한 이유는 “아버지의 현몽, 꿈을 통한 예지력을 이어 받았기 때문”1)이며, 실제로 최태민은 여러 자녀 중에서 최순실이 ‘자신처럼 예지력이 있다’고 박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한다.2) 최순실의 4촌 최용석의 증언을 따르면, 최순실에게 남자 형제들이 있었으나, “최순실씨에 (영적) 파워를 몰아주기 위해 큰 어머니(임순이)께서 남자는 전부다 호적을 팠다”고 한다.3) 최순실은 최태민과 그의 다섯 번째 아내인 임선이 사이에서 다섯 째 딸로 태어났다. 최태민은 6명의 아내들 사이에서 3남 6녀를 두었다. 최순실이 1975년 단국대학교에 입학했다고 알려졌으나 청강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녀가 박근혜와의 본격적 인연이 시작된 때는 1977년으로 추정된다. 이 때 새마음 전국대학생연합회가 출범한 바 있고 그 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1979년 6월 10일에는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제전에 참석해 개회선언을 했다. 이 행사에서 새마음봉사단 총재 박근혜의 옆자리에 앉았다. 당시 최순실이 박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4) 1982년 김영호와 결혼했고 1983년 아들을 낳았으며 1986년 이혼했다. 1995년 최태민의 비서 출신 정윤회와 결혼했고 1996년 딸 정유라를 낳았다. 2014년 ‘결혼 기간 동안 서로가 알게 된 일은 일채 비밀로 한다’는 조건으로 합의 이혼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는 박근혜에게 영남대 재단 이사장직을 맡긴다.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몇 달 만에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1988년까지 이사직을 유지했다. 박근혜가 이사로 있는 동안 부정입학, 장학금 횡령, 영남대병원 비리 등이 불거져 영남학원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재단운영을 좌지우지해온 4명 중 두 명이 최태민의 인척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남학원 산하 영남투자금융 등을 관리하며 재단의 실세였던 조순제는 최태민 처의 전남편의 아들이었다. 영남대병원 관리부원장을 맡아 의료원 관련 비자금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손윤호는 조순제의 외삼촌이었다.5) 1986년 박근혜가 이사장으로 있던 육영재단 운영의 여러 비리가 다시 부상한다. 이번에도 최태민과 다섯째 딸 최순실이 등장한다. 최태민 부녀가 “회관 운영에 개입해 전횡을 한다”는 요지였다. 박근혜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가졌던 직함 중 대표적인 게 육영재단과 영남학원 이사와 이사장이다. 박근혜가 맡았던 이 두 기관 모두 부실경영과 비리부패로 인해 풍비박산의 위기를 겪었다.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으로 ‘정치적 감각’이 남다르다는 평가는 받지만, 업무를 실제로 관장하는 ‘행정 능력’의 평균이하 인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 두 기관의 부실운영에 공교롭게도 최태민과 이번엔 최태민의 비서였던 정윤회가 박근혜의 비서실장이 되었고, 그와 재혼한 최순실이 개입되어 전횡을 저지르는 것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다. 1998년 15대 국회의원 대구 달성구 보궐선거에 박근혜가 출마하여 당선됨으로서 정계에 진술한다. 정윤회는 이 때 박근혜 후보의 입법보조원 활동을 하였다. 박근혜는 당시 최순실 정윤회 부부와 같은 아파트 생활을 했으며, “그때도 최순실이 머리 만져주고 의상 코디”해 줬다는 것이다.6) 2002년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하고 총재가 됐을 때 정윤회는 총재비서실장이었다. 이 때 정윤회가 ‘문고리 3인방’으로 통하는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는 제19대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6년 한나라당대표로서 참석한 서울시장 선거 유세 현장에서 면도칼 피습을 당한 일이 있었다. 이때 최순실은 박근혜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박근혜를 극진히 간호했다. 이를 전후하여 최순실이 가족이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 되어 사생활을 보살펴 주는 역할을 하여온 것이다. 2012년 제19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는 새누리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되어 2012년 12월 19일 실시된 제18대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영세교 교주이자 자칭 ‘영세계에서 조물주가 보내신 칙사(勅使)’였던 최태민의 ‘육여사 현몽’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최태민과 그의 영적 후계자 최순실을 절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체험적 신앙’이 더욱 확고하여진 것이다. 2014년 말에 경찰관 박관천이 박근혜 정부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그리고 3위가 박근혜이라 주장했다. 이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최순실과 밀접하게 지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의 입학부터 학점 취득까지 각종 혜택을 받았다는 문제가 제기 되어 2016년 10월 21일 이화여대 총장이 사퇴하게 이른다. 이를 전후하여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2016년 10월 24일부터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 각종 정부보고 문서, 국무회의자료, 심지어 국제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외교문서까지 사전에 받아보고 개입했 다는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었다. 10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 대선 당시 연설문이나,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일부 자료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개인적 소감을 주고받은 차원이 아니라 둘 사이에 종교적 의존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여러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여권에서조차 “황당하지만, 최순실이 교주여야 이 모든 상황이 설명된다”는 한탄이 나온다.7) 마침내 10월 27일자 「노컷뉴스」에는 “대한민국, 사이비 종교가 통치하나?”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8) 8. 박근혜 대통령의 종교혼합적인 신앙 양태 2016년 10월 29일에는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표시절 자신의 다음과 같은 현몽을 전여옥 전 한나라당 대변인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 “대표 시절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한 적이 있다. 꿈에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나타났다고. 그리고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밟고 가라.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최태민 목사와 상의하라’. 귀곡 산장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9) 그동안 박태민 모자의 ‘영적 메시지’를 추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스스로 증거하는 대목이다. 박근혜는 자신의 일기에서 각 시대마다 하늘이 성인을 통해 주어지는 계시가 최고의 지혜이며, 예언이 있고 그 예언은 이루어지므로, 하늘이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해야 한다는 신앙을 가졌다는 것도 확인된다. “최고의 지혜란 바로 바름이다. 이 지혜를 하늘은 각 시대를 통해, 성인들을 통해 누누히 계시해 주셨는데도 잘난(?) 인간들은 그것을 귓등으로 듣고 무시하면서 오히려 그 바름의 반대편에서, 또는 다른 데서 그 지혜와 평안을 찾으려 한다.”(1992년 11월 11일)10) “예언이 있다는 것. 또 그것대로 일이 이루어진 예들을 볼 때 역사와 인간의 운명도 모두 다 천명에 따라 각본에 따라 이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1991년 2월 22일)11) “하늘이 일을 시키시면 그 일을 충실히 묵묵히 완수하여 하늘을 기쁘시게 하고 자기 생을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보람과 기쁨은 충분한 것이다.”(1991년 7월 12일)12) 위에서 인용한 박근혜의 일기 내용에서 다음과 같이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육영수 여사 현몽’을 ‘이 시대의 하늘이 보내신 성인’인 최태민을 통해 ‘계시’한 것이다. 이러한 ‘최고의 지혜’와 ‘예언은 그대로 이루어 질 것’이며, 그것이 나의 운명이다. 이를 위해 ‘하늘이 시키는 이 일’을 묵묵히 하겠다. 이러한 자신의 종교적 신앙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박근혜는 조물주가 하늘에서 보내신 칙사(勅使)로 자처한 최태민의 현몽과 자신의 현몽은 바로 ‘영적 메시지’이므로 하늘의 ‘계시나 예언’처럼 절대 신뢰하였던 것 같다. 또한 육 여사의 뒤를 이를 ‘국모나 되고 아시아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자신의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확신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최태민 목사와 상의 하라”는 존경하는 어머니의 현몽을 절대적인 신앙으로 지켜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독특한 종교혼합적인 무속 신앙은 그의 특이한 발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13)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경제 활성화를 해야 된다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염원하는데 그것에 대한 하늘의 응답이 바로 (중동 진출이라는) 메시지라고 읽어야 된다.”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태민 부녀의 종교혼합적인 무속 신앙은 박 대통령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추론의 ‘근거’가 될 만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날 개최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이다. 이 행사는 최순실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무에 장식돼 있던 물건은 ‘오방낭’(五方囊)’이었다. 오방낭은 다섯 가지 색으로 이뤄지는데 중앙의 흰색은 우주의 중심을, 바깥의 4색은 동서남북을 가르킨다. 우주의 기운을 담은 주술적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 외에도 최순실과 관련된 문양엔 '용'이 자주 등장한다. 미르재단의 로고에도 '용'이 그려져 있다. 승천의 의미로 해석되는 '용'은 사이비종교가 숭배하는 문양이다. '주술적' 정황은 대통령의 옷에서도 발견된다. 해외순방 중 입었던 옷의 색깔을 최순실이 사주와 궁합 등을 고려해 지정해 주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늘의 응답, 기도, 메시지, 우주, 혼… 국정을 논하는 공식석상에 주술적 의미가 내포된 이런 용어가 대통령의 입에서 튀어 나온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가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주술적 의존의 관계’는 아닐는지.”14) 전여옥 전 한나라당 대변인은 당시 박근혜 당대표가 연설문을 다른 곳에서 고쳐 왔고, 대변인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온 ‘메시지’를 자주 발표 했다고 한다. “대표 연설문이 모처에 다녀오고 나면 걸레, 아니 개악이 되어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우리가 당에서 만든 대표의 '메시지'말고 다른 곳에서 온 메시지를 자꾸 발표하는 거다. 이번에 보니 다 그게 최순실의 작품이었던 거다.”15)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어쩔 줄 몰라 하기에 “‘전화라도 해 보세요’라고 했더니 늘 결정 못 할 때는 어딘가에 전화를 했으니까. 그랬더니 정말 저쪽으로 가서 조용히 전화를 했다. 힘이 쫙 빠지더라.”고 하였다.16) 박근혜 후보가 그 때 전화한 사람이 최순실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하지 못하고 최순실의 메시지를 받아야 하는 주술적 의존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순실의 집안 사정에 밝은 A씨는 “최 씨는 항상 대통령과 연결된 직통 휴대전화를 갖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이어 최 씨가 대통령과 통화 직후 “대통령을 일일이 코치해야 해서 피곤하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17) 1977년 5월 30일자 동아일보에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이 주한 미8군 소속 군목과 대담에서 “신앙은 내 인생의 목표이며, 삶의 의미가 돼왔다. 특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신앙은 나에게 큰 힘이 돼주었다”고 하였다. 이 인터뷰가 진행되던 시점은 박 대통령이 최태민의 현몽을 믿고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펼칠 때이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자신의 인생의 목표가 된 신앙은 ‘육 여사의 뒤를 이어 아시아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 하늘의 계시라는 맹목적이고 주술적인 신앙임이 분명하다. 40여 년간이나 최태민 부자가 박근령·지만씨 등 박 대통령의 혈육을 제치고 박근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 이유가 최씨 부녀의 ‘종교적 아우라 내지 속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친한 언니, 동생 사이라면 박 대통령이 사생활은 물론 연설문, 인사안 등 국정 전반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종교적 예지력에 기대어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종교적 결재’를 받느라 난맥상이 벌어졌다는 얘기다. 이 관측이 맞다면 최씨는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박 대통령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주체라고도 볼 수 있다.”18) 이런 까닭에 정두언 새누리당 전 의원조차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내고 그래서 각별하다는 건 틀린 사실”이라며 이들의 관계는 “주술적인 것, 샤머니즘적인 것”이라고 했다.19)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한민국을 지배한 건 박근혜의 몸을 빌린 최태민의 혼백”이라며, “그 혼백은 최순실을 통해 말했고 국민은 이 원시 주술사들에 놀아났다”고 개탄했다.20)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건 독재도 아니고 한마디로 무서운 ‘신정(神政)정치’라고 할 수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대화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이 임명장을 준 공무원, 장·차관과도 대화하지 않고, 오로지 최순실과 심령대화를 했다”고 말했다.21) 세계의 주요 언론도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공영방송 NPR는 29일(현지시간) ‘샤머니즘과 관련한 스캔들이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스캔들은 단순히 수백만 달러가 오고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샤머니즘에 기반해 영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는 최태민 일가의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최씨 일가가 얼마나 깊이 국정에 관여해 이권을 챙겼는지가 박근혜 정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22) ‘심리연구소 함께’의 김태형 소장은 ‘최순실이라는 종교에 빠진 박근혜’23)의 심리적 배경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면서 “누군가에게 40년 동안 이용당하고 조종당하면, 사실상 본성이 망가진다.”고 하였다. “박 대통령의 기본 심리는 두려움이다. 종교적인 걸 떠나서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어 있다.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는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 경호를 뚫고 들어온 공작원(문세광)의 총에 죽었다. 그리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최측근이자 실세 중 한 명이었던 사람(김재규)의 총에 죽었다. 이 상황에서 인간 '박근혜'는 누굴 믿어야 할까? 두 번의 사건만으로도 박 대통령이 세상을 두려워할 이유는 충분하다. 자신을 보호해주며 정신적 안정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의탁할 수밖에 없다. 그게 최태민 목사였다. 최 목사는 특히 종교(영세교)를 도구로, 효과를 극대화했다. 최순실 씨 또한 그런 최 목사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의 관계가 교주와 교인이라면, 더욱 강력할 것이다.”24)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영광과 비극은 이러한 ‘영적 메시지’를 제공하는 최태민과의 주술적 의존 관계로 끝나지 않고 그의 영적 후계자인 최순실로 이어져 왔고 그 햇수가 40년이라는 데에 있다. 박근혜는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최태민의 현몽을 믿었고 최태민 모녀의 ‘영적 가이드’를 받으면서 절대 추종하여 마침내 대통령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2016년 10월 24일 전후 폭로된 비선 실세 최순실 사태25)가 빚은 국기문란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국민들의 열화 같은 요구에 처하게 된 비극과 고난을 맞게 된 것이다. 물론 박근혜 자신의 남다른 정치적 감각과 ‘선거의 여왕’으로 여겨지는 대중적 득표력과 이를 이용한 보수 언론과 기득권 층의 공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중요한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하는 행정능력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참모들에 대한 신뢰가 없었으므로 대통령으로서 결단해야할 최종 결정이 늘 두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가 믿고 의지하는 최태민 모녀의 ‘영적 메시지’에 의존한 것이 40년 동안 학습된 행동 방식이 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그동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즈음에 폭로되곤 하였던 측근이나 친인척들의 ‘권력형 비리’와 본질적으로 차원을 달리한다. 사이비 종교들에 의해 자행될 수 있는 온갖 행태들의 ‘종교적 비리’의 중심에 대통령이 자신이 있다는 사실에 온 세계가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는 한 개인과 가정의 몰락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를 혼란시키고 나아가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역사적 실체를 지금 우리들이 슬픔과 분노를 가지고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아버지 박정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지극한 효심으로 정치 일선으로 나왔으나 그 결과는 오히려 ‘박정희 신화’를 무너뜨린 장본인이 되어 불효로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박근혜와 같은 인물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극우보수와 최순실이 박근혜 ‘사육’해 대통령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통령 하기 싫은 박근혜 대통령’ 분석했던 심리학자 김태형은 “핵심은 무자격자 정권연장 위해 포로삼은 것”이라고 하였다. “박 대통령의 심리라면 아버지가 죽은 후 최태민 밑에서(의존해) 살면서 그걸로 끝났으면 되는데, 누가 이 사람을 끌어낸 거 아니겠나. 박 대통령이 필요하니까 한국의 극우보수세력이 끌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개판’쳐놓으니 그 다음 정권 창출 가능성이 없었는데 박 대통령은 득표력이 있었다. 그 전부터 관리했겠지만 적극적 접근했을 것이다.”26) 이처럼 대한민국의 국정의 영적으로 미혹하는 일에 한국의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덩달아 대거 동참하였다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1) “‘무당’ 최태민, 예지력 이어받은 최순실 총애했다”, <고발뉴스> 2016. 10. 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