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15분, 창밖을 보니 오늘도 날씨가 흐리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분명 쾌청 맑음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 가져온 음식 보따리를 풀고 처음으로 제대로 포만감 느끼도록 아침밥을 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점심은 김으로 비빔밥을 말아 준비했다. 일명 김말이 비빔밥. 해외여행에 있어서 힘든 일 중 하나가 먹는 일인데 머나 먼 이국땅에서 이렇게 매콤 단백한 한국 음식을 먹는 다는 일은 실로 행복한 일이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캉의 도시 풍경은 아침이 되어도 궂은 날씨 탓도 있지만 마음 바쁜 이른 출발시간으로 인해 아무런 기억도 없이 인연의 끈을 놓고 호텔 문을 나선다.
Cane(캉)의 Etap호텔..
호텔의 출입문은 이렇게 번호키가 부착되어 있다.
아침 일찍 몽생미쉘 가는길, 너무나 이지! 이지(easy) 하다는 호텔 아줌마와 아저씨의 말만 믿고 마음 놓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나는 호텔 앞에서 다람쥐 채 바퀴 돌듯 뺑뺑이만 몇 바퀴 돌았다. 그러다가 구세주처럼 발견한 희미한 불빛, 그것은 맥도널드 간판에서 뿜어내는 불빛이었다.
이른 아침 프랑스에서 또 한 번 친절한 시민으로 인해 감동을 경험해야 했다. 예상치 않게 출발부터 삐거덕 의기소침한 나에게 맥도널드 아저씨는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나는 무작정 엉털이 영어로 지도를 펼쳐서 몽쉘미셀을 가르치며 어떻게 가면 되는지 물었다. 마치 당연하게 답변을 요구해도 되는 사람 혹은 아랫사람 처럼 말이다.
맥도널드 아저씨는 내게 최선을 다해 슈아 슈아 한 참을 설명하더니 잠시 후 영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다. 곧 자신의 승용차를 타더니 자신을 따라 오라고 손짓을 한다.
자신이 이미 알고 일이니 당연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남도 쉬울 것이라는 판단으로만 easy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던 에탑 직원에게 냈던 불만은 일순간 사라졌다. 아무튼 맥도널드 아저씨의 헌신적인 안내로 무사히 캉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는 헤어지면서 감사의 인사로 별 다르게 표시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렇게 고마운 시민에게 뭔가 기념이 될만한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하면서 악수를 청하자 헛기침을 해 보이면서 감기에 걸려 악수를 할 수 없으니 그냥 잘 가라며 해 맑은 미소로 인사를 대신한다.
너무나 멋진 맥도널드 아저씨, 감기 다 나으셨나요? 그 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몽생미쉘 가는 길에 끝도 보이지 않는 초원 위에 지어진 예쁜 풍차 건물을 만났다. 정말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몽생미쉘가는 길가의 초원 위의 나무 한 그루.. 봄이 오면 아기 손 같은 싹이 곱게 나겠지요..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홍역을 치루고 캉을 빠져나와 몽생미쉘로 가는 길, 우와 나는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빛깔의 그림 같은 초원을 만났다. 그림엽서에 나올법한 예쁜 집들 그리고 점점이 풀을 뜯고 있는 양과 말을 보면서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만다. 너무나 눈부신 풍경을 보면서 나는 음악 볼륨을 올려 그 흥분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자동차는 시속 170/kmh를 넘어 180을 지난다.
그렇게 한참을 넋 잃고 달려오다가 휴게소에 들렀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주유도 하고 나오려는데 무지개가 떴다.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를 보며 우리들 마음에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빛 무지개를 그려 넣는다.
몽생미쉘 가는 길 휴게소에서 오랫만에 무지개를 보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무지개는 2차례나 더 보았다.
몽생미셀 입간판을 보면서 들어선 작은 시골마을 길은 더욱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며칠 만이라도 살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몽생미쉘의 모습..
성수기에는 이 넓은 주차장이 많은 차들로 꽉 미여져을텐데... 한가한 모습이다.
11:00, 드디어 몽쉘미셀에 도착을 했다. 뭍과 떨어져 뾰죽 뾰죽 솟아난 성을 보면서 나는 순간 마치 마법의 성 혹은 악마의 성 같은 느낌이 든다. 몽셀미셀은 원래 산이었는데, 해일 때문에 섬이 되었다고 한다.
육지와 둑으로 연결되어 이곳은 조수의 차가 매우 심해서 만조 시에는 반도가 되는데,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속도가 놀랄 만큼 빨라서 이곳을 찾던 순례자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한다.
수도원을 짓기 시작한 것은 708년인데, 완공된 것은 16세기라고 하니 얼마 동안 수도원을 지은 것인지 생각을 하면 도통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많은 전설과 함께 고성을 따라 걷는 일은 더욱 그 재미를 더하게 한다.
다음 일정도 있지만 갑자기 비가 쏟아져 긴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성 안에서 예쁜 엽서 한 장을 사서 붙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도 도착 되고 있지 않다.
몽셍미쉘성 안으로 들어가면 우체국(왼쪽)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많은 상점들이 손님을 맞고 있다.
호텔 입간판이 전시장에서 전시라도하듯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성으로 들어서는 길목마다 가득한 선물을 파는 상점과 레스토랑들...
성벽에서 한 컷... 빗방울이 갑자기 떨어져 이 사진을 끝으로 몸을 숨겨야 했다. 그래서 결국 성벽을 오르는 일은 이곳에서 중단이 되었다.
성벽에서 바라본 바다,
유럽의 우기는 이렇게 갑자기 비가 예고 없이 쏟아지곤 한다.
에구...어쩔 수 없다.
다음 일정으로 계획한 생말로로 발길을 옮길수 밖에 없다.
첫댓글 몽쉘미셀이 어디야?...덕분에 아름다움에 취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몽생미쉘이랑 에트르타,,꽤 멋진 곳이랍니다. 프랑스 갈 기회가 닿는다면 꼭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몽셀미셀...라스트 콘서트에 나오던 성이 아닌가?
그런거 같기도 하고...영 기억이 없어서리....ㅎㅎㅎ
와아~~정말 멋지네요~~~...해일에 산이 섬이 되다니..........
네,, 멋진 곳이지요?? 꼭 마법의 성 같습니다.
도착하지 않은 엽서를 기다리는 시간만큼 몽셍미쉘에 대한 추억이 더 오래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