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돌이의 클래식 여행-잘츠브르크 에서는 모차르트 페스티발 해마다 열려-5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의 고향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는 당구광이며 도박에도 일가견 있어
7-8월에 열리는 Salzburg 음악축제는 세계적인 명지휘자들과 최고의 명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최고의 음악축제로 1877년부터 1910년 8회에 걸쳐 개최된 모차르트 축제가 효시라고 한다. 음악회 시즌에는 수편의 오페라와 수십여 종의 연주회·연극·발레 공연이 펼쳐져 공연 수에서도 세계최고로 평가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와 음악을 언제나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여름 축제 외에 1월에는 실내악과 독주회나 빈 필하모니의 콘서트가 주로 열리는 모차르트 페스티발이 있고, Salzburg 출신인 지휘자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1989이 창설한 부활절 페스티벌도 있다. 카라얀Karajan은 1989년 여름축제를 준비하던 중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숨졌는데, 그는 베를린 필하모니 상임지휘자로 있으면서 고향 Salzburg 여름 축제를 진행하기 위해 들르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더 전 세계 음악계와 뉴스프로그램이 이 작은 도시를 집중하게 하였다. 물론 이 모든 Salzburg의 음악축제는 모차르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Salzburg에 온 김에 모차르트와 관계없는 이야기를 덧붙여 보면,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 오베른도르프Oberndorf 마을에 성 니콜라우스 성당이 있었다. 181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르가니스트 그루버Franz Xaser Gruber가 신부 모어Joseph Mohr의 시에 곡을 붙여 급히 만든 곡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이 곡을 만들어 당시 고장난 오르간 대신 그루버의 기타반주에 맞추어 이 곡을 불렀다 한다. 지금은 성 니콜라우스 성당은 흔적밖에 없고 조그만 기념관을 만들어 친필 악보를 보관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모차르트를 생각하며 커피 한잔으로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과 이야기하며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었다. Salzburg에 가면 넓지 않은 지역이라 하루 동안 걸어서 다 구경할 텐데 다리가 조금 아프다가도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리네 나하트뮤직Eine kleine Nachtmusik, KV 525을 들으며 발맞추어 걷다보면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 다리 아픔은 멀리 달아난다.
도착과 함께 모차르트 생가를 급히 찾았다가 호텔을 못 찾아 헤매고 있을 때 호텔을 찾아 길을 안내해 주었던 오스트리아의 에릭이라는 젊은 청년과 미국에서 삼성전자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은퇴했다는 미국인 부부를 만났다, 예쁘게 장식한 맥주집에서 모차르트와 잘츠부르크 그리고 대한민국의 삼성이야기로 아름다운 Salzburg에서의 즐거운 밤을 보냈다. 비록 맥주를 마시는 자리이지만 모차르트의 비극적 어둠과 한줄기의 빛, 감미롭고 로맨틱한 정서로 표현하기도 하는 피아노협주곡 20번을 들어보자.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아끼고 사랑했던 그였기에 이처럼 주옥같은 피아노곡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곡은 어디에서 어떤 분위기에서 들어도 아름답다는 느낌 뿐이다.
혹시 Salzburg에 가면 지도를 놓고 어디를 어떻게 갈까 궁리할 필요가 없다. 그냥 밖으로 나가면 된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 관광객들이기 때문에 그냥 그 사람들 사이에 끼여 따라다니면 가볼 곳은 다 가본다. 나의 관광하는 방법은 어디에 가더라도 안내자가 있는 관광그룹의 뒤를 따라다닌다. 그러면 좋은 곳을 다 구경하고 안내자가 유적의 설명에다 사진촬영 장소까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어 관광안내자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영어권 관광안내자를 슬슬 따라다니며 설명을 컨닝하면 좋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나는 당구를 잘 치지 못한다. 친구들을 따라 당구장에 가면 나는 그냥 기다리곤 한다. 그 이유는 학창시절 자장면 그릇을 옆에 두고 담배를 입에 물고치는 모습들이 스포츠와 거리가 있어 보였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에게는 풍겨오는 담배 냄새가 무척이나 싫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런 광경이 사라지면서 당당한 체육 종목이 되었다고 하니 한번 배워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긴 하다.
그런데 모차르트가 당구 광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모차르트는 당구뿐만 아니라 도박에 조예가 깊은 편이었다. 그는 당구와 케겔슈타트Kegelstatt그리고 파로라는 트럼프를 좋아했다. Kegelstatt를 구주희九柱戲라고 번역하여 기록하기도 하던데 참으로 기이한 번역이 더욱 더 외국어 같은 어려운 이름이다.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에도 구주희는 영어로 Ninepins로 “중세 유럽 대륙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볼링 경기”라고 되어있긴 하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행사장에 전시한 것을 현장에서 봤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었는데, 9개의 핀을 놓고 조그만 공을 굴려 쓰러뜨리는 것으로 지금의 보링 같은 게임이다. 18세기 말에 빈에서 유행했던 게임이라는데, 유난히 호기심이 많았던 모차르트는 곧 재미에 푹 빠졌다한다. <호른을 위한 12개의 2중주곡2 Duos for Two Horns, KV487>은 친구와 게임을 즐기는 틈틈이 작곡한 곡으로 자필 악보에 “1986. 7. 26일, Kegelstatt를 하면서”라고 적혀있다. 3악장으로 12분 남짓한 짧은 이 곡은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모차르트는 Kegelstatt 치면서도 아름다운 곡을 만들었나보다!
또한 <피아노 3중주Trio for Piano, Clarinet & Viola, KV498)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Kegelstatt"라고 붙여졌으니 모차르트가 얼마나 좋아했던 게임인지를 알 수 있다. 당구는 잘 하지는 못하면서도 무척 좋아해서 작곡실에 당구대를 설치해두고 작곡 도중 짬을 내기도하고, 혼자서 밤새 당구를 치면서 좋아했단다. 파로(트럼프)도 좋아해서 돈을 걸고 내기를 했고, 작품마감일이 다가와도 핑계를 대면서 이런 도박 게임을 즐겼던 모차르트였다. 말년에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것이 아내 콘스탄체만의 잘못이 아니라 모차르트의 이런 도박과도 무관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전시회 “Viva Mozart"서도 그런 느낌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행동에서도 도박을 즐겼던 개구쟁이 천재였음은 분명한 것 같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양형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