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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산유국 되어, 잘 살아 보세
자유일보
김용식
"하느님은 아마도 자원을 골고루 나눠 주었을 것이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기름이 어디엔가는 숨어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만큼 컸으니 우리 손으로 기름을 한 번 찾아보자" 1975년 3월 5일, 신직수 중앙정보부장에게 포항 석유 시추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박정희 대통령의 발언으로 알려진다.
12월 3일 새벽 소량의 경질 원유가 생산됐고, 해당 기름병을 받아 든 박 대통령은 ‘아이처럼’ 좋아했다고 한다. 함께 있던 비서실장에게는 "하느님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어. 우리도 이제 산유국이 될 수 있구나"라는 말까지 하며, 이후 며칠간 기쁜 마음으로 각료들과 지방 장관 등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첫 ‘산유국의 꿈’은 거기서 끝이었다. 생산성 있는 원유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석유 자립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원유 탐사 지역을 포항 일대에서 전국으로 넓혔고, 1979년 3월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하면서 자력으로 석유를 개발하는 정책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1998년 동해-1 가스전에서 양질의 천연가스층을 발견하면서 첫 번째 결실을 얻었다. 시추공을 11번 뚫어서 11번째에 천연가스층을 찾았을 정도로 극적인 발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천연가스를 생산하면서 마침내 우리나라는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하지만 2021년 약 4500만 배럴의 가스를 생산하고 고갈되면서 산유국의 지위도 잃었다.
2024년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제8광구 지역인 포항시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실제 140억 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이 맞다면, 국내 소비량의 4년치 석유, 29년치 천연가스 수준이라고 한다.
21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110억 배럴)보다 많은 탐사 자원량으로, 추산 가치는 삼성 시총의 5배인 약 2260조 원에 달한다. 농업국가였던 가이아나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18년 6000달러에서 2022년 1만 800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2022년 경제성장률은 62.3%, 2023년은 38%를 기록했다.
기술이 없어 막무가내로 팠던 70~80년대 수준의 분석이 아니다. 2023년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 존재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평가 전문기업에 심층 분석을 의뢰한 결과다.
많은 국민의 기대와 성원과는 달리,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음습한 기도 소리도 여기저기 곡소리마냥 울려 퍼진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기도하는 여당 내 일부 세력의 분위기다. 12월부터 실제 시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는데, ‘신의 축복’이 콸콸 쏟아져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대한민국 잘되는 꼴조차 보지 못하는 세력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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