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러셨어요....그래도...비싼돈 내가면서 학원 다니는데 되도록 학원은 늦지 않게 좀 해
주세요..."
말문이 막힌 지은은 알았다는 짧은 대답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싫다.................'
'....학교보다는 학원이구나.........'
지은은 갑자기 몸에 힘이 빠졌다.
학년 지도실 층계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음과 같이 학교생활이 쉽지 않아 힘들다.
'나는 잘해보려고 그런 건데....................마음이 전해지지 않는구나....'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지은.
'박광'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지은이지만 눈물은 많았다.
친구들과 영화를 봐도 혼자 울던 지은이다.
"타닥타닥--"
급히 올라오던 행운마트 미남과 마주친 지은.
깜짝 놀라 일어나며 눈물을 훔친다.
'이런.......봤을까?'
"아....저기.....이거..배달.."
멋쩍어 하며 포도상자를 가리킨다.
"네...저기 학년실로..."
"아...목소리가....."
"..제가 준 귤이 효과가 없었나 보네요..."
"아니예요...제가 원래 감기에 잘 걸리고...오래가요.."
"아.....생강하고 대추를 다려서 먹어보세요...효과가 좋대요."
'미남이 머리까지 좋네...'
"고마워요....그런데 전 요리에는 소질이 없어서...."
"생강과 대추를 함께 다리는 것도 요리에 들어가나요?...."
남자가 반문하며 웃는다.
"아....아닐까요?....아니구나.....그렇구나....."
중얼거리며 지은도 따라 웃는다.
행운마트 식품 코너를 배회하는 지은.
"그래서 지금 대추랑 생강을 사러 마트에 와있다는 거야?"
"응!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야....."
동생 세은과 통화중인 지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리지....무리야...언니가 어떤 사람인데....이틀에 한번 꼴로 냄비를 태워먹는 사람에게...뭘
바라겠어.."
"시끄러...그럼 니가 다려서 언니한테 바쳐봐!.."
"안돼...우리 지훈이 스웨터 떠야 한단 말야..."
"또 염장질.............내가 왜 그때 도와줬을꼬...."
"쿡쿡...후회하면 뭐하냐! 아무튼 따뜻한 물이라도 매일 마시고 약 챙겨 먹어.."
"네네! 마님."
결국 포기하고 인스턴트 식품 코너에 들러 3분 짜장 산 지은.
마트를 나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날씨 한번 좋네......"
"아.................어디 착한 우렁이 총각 없나..........아.....처녀가 더 집안 일을 잘하려나??....총
각??...처녀???..."
"......................."
지은은 문득 쓸데없는 일로 고민하는 자신에게 웃음이 난다.
"바보냐! 박지은?"
너털스럽게 웃으며 걸어가는 지은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남자.
"차군 뭐하나! 차에서 물건 빼 어서 날라야지"
"아! 예! 예!"
이틀 후.
"지이이잉---"
"여보세요?"
"여기 행정실인데요. 택배왔습니다."
"네?........아...알겠습니다."
'택배? 이상하네......홈쇼핑으로 주문한 기억 없는데..."
지은은 행정실로가 택배를 들고 교실로 돌아왔다.
묵직하게 중량감이 있다.
조심스레 포장을 뜯는 지은.
"어라?..............뭐지?"
붉은빛이 도는 갈색액이 담긴 유리병이 나왔다.
살짝 열어 냄새를 맡아보니 생강과 대추냄새가 폴폴 났다.
'아!!! 세은이가 보냈나?"
보낸 사람을 확인하니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
"세은이 기집애는 보냈으면 보냈다고 전화한통이라도 했을 테고....."
문든 지은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설마...................아니겠지........'
"...흐음......"
#4 화를 내는 남자.
지은은 학예회를 마무리짓고 학교생활에 여유가 생겼다.
대추와 생강의 효능인지 목도 많이 나아졌다.
“지이잉-----”
“여보세요?”
“나야. 나랑 형부 곧 백일이시다. 선물준비해라”
“이봐! 솔로 앞에서 염장 지르기냐?”
“선물이 없다면 죽음뿐이다. 내일 오후 옴므에서 보자.”
“뚜---------”
자기 할 말고 하고 끊어버리는 민아.
통화스타일도 민아의 성격 그대로이라고 생각하는 지은이다.
달 달이 친구들에게 걸려오는 기념일에 지은은 익숙해 질만도 하지만 통화를 할 때마다 발
끈한다.
‘그러나 저러나...뭘 사야하나....’
시내 한 복판.
잠자코 지은과 함께 걷던 세은이 투덜거린다.
“그런데 내가 왜 언니랑 시내에 나와 있는 거냐!”
“내 친구들은 학예회 준비로 바쁘고 시내 혼자 돌아다니기는 싫고! 마침 너는 집에서 뒹굴
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된 거지 머”
“민아 언니랑 형부가 백일이란 말야?”
“그런거지...독한것들! 그렇게 지지고 볶고 하더니 백일이나 가더라구..”
민아는 중학교 동창으로 세은의 친구인 형부와 사귀고 있는 중이다.
한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연상연하 커플이다.
“선물은 생각해 놨어?”
“뭐 있냐....뻔하지...”
“사이즈는 알아?”
잠시 길 한가운데 서서 골똘히 생각하는 지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때 남자 둘이 지은을 스쳐지나간다.
“음........저 사람!! 그래! 저 사람만 하겠다!”
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는 남자의 옷자락을 붙잡는다.
세은은 그런 지은 옆에서 낭폐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스스로의 목을 조르고 있는 지은이다.
옷자락을 붙잡힌 남자는 당황스러운듯 지은을 내려다보고 있다.
“아...저기 그게......”
“박지은 선생님 아니세요?”
놀라 옆을 보니 행운마트 미남이 반가운 얼굴로 지은을 보고 있다.
옷자락을 붙잡힌 남자의 일행이었던 것이다.
“아......안녕하세요.”
“목소리가 좋아지셨네요. 목감기는 다 낳으셨어요?”
“네.....덕분에...”
지은은 접대용 미소를 짓는다.
미남도 시원스레 웃는다.
“저기.............두분 인사하는 건 좋은데 이 옷 좀 놓고 이야기하시죠.”
행운마트 미남 옆에 묵묵하게 서있던 남자가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지은의 손을 가리
키며 말을 꺼낸다.
“어머! 죄송합니다...”
지은은 재빨리 옷자락을 놓는다.
“비슷한 사이즈를 만나 반가워서 그만...”
“?”
“사실 형부 속옷 사이즈를 모르던 참에 그쪽이 덩치가 비슷해서요.”
옆에서 잠자코 보고 있던 세은이 말을 꺼낸다.
“아! 동생이예요.”
지은은 미남 쪽을 보며 세은을 소개한다.
“............아...........네.......”
하지만 왠지 미남의 표정이 좋지 않다.
“미남씨 친구분은 사이즈가 어떻게 돼요?”
“105입니다만...”
“그렇군요..고마워요..”
지은이 웃으며 인사를 한다.
하지만 미남은 화난 듯 지은을 잠시 응시하다 조금은 상기된 목소리로 입을 뗀다.
“제 이름은 미남이 아니라 차성우입니다. 차! 성! 우!”
성우는 자신의 이름을 내뱉고 휙 돌아 뚜벅뚜벅 가버린다.
성우의 친구도 성우의 갑작스런 반응에 놀란 듯 멋쩍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 성우를 쫒는다.
‘뭐야.................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건데...........’
성우의 걸음걸이에 항상 웃음이 났던 지은이지만 왠지 지금은 웃을 수 없다.
“언니! 저 사람 그 팔자걸음 맞지? 그런데 왜 저러는 거야..... 이름 기억 못
해줬다고 화내는 거야?”
“글세...나도 모르겠는데......그리고...저 사람 나에게 이름 가르쳐 준 적 없어.....”
"흐음...언니 말대로 잘생겼네?...잘해보지 그래!"
세은이 장난스레 웃으며 지은의 옆구리를 찌른다.
"난 미남이 싫다...한 남자두고 여자들과 투기하기 싫어.."
"재미없긴..."
“그런데 언니! 영화 볼 거라면서!”
세은의 질문에 미남이 간 쪽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은은 정신을 차리고 세은 쪽을 본다.
“응..........”
“혼자 봐도 괜찮겠어?”
“공포영화도 혼자 본 사람이야! 걱정하지 마셔!”
평일이라서 인지 영화관은 꽤 한산했다.
표를 끊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온 지은은 좌석을 확인하고 앉는다.
소위 남들이 말하는 예술영화인지라 그다지 많지 않다.
지은의 옆자리에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털썩 앉는다.
영화가 시작하고 30분이 지났음에도 지은은 영화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화를 내며 가버린 성우 생각이 자꾸 나는 것도 그렇다지만, 옆에서 졸고 있는 남자가 자꾸
신경 쓰인다.
영화가 시작한지 10분만에 졸기 시작한 남자가 자꾸 지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기 때
문이다.
남자에게 주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기대오자 지은도 포기해 버렸다.
지은은 문득 뒤통수가 따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뒤를 돌아보았지만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괜스레 머리를 쓸어 내리는 지은.
#5 고백하는 남자. 그리고 내가 사랑하게 된 남자.
“싫다니까!”
“선물에 보답하는 의미로 미팅 시켜주겠다는데 왜 튕기는 거냐!”
"아직도 기적 함께 부를 사람 찾고있냐?"
"그거야 당연한 거고!"
“그러면....혹시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
“................................."
"...없어......그냥 남자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을 뿐이야!”
“없다면서 대답은 왜 이리 또 늦어!”
“연애도 너무 오래 쉬면 안 좋다.....언니가 기적 함께 부를 수 있는 남자로 섭외 할테니 이
언니를 믿고 나와! 알겠냐! 토요일 5시 카페 옴므다! 예쁘게 하고 나와라!”
“뚜-------”
역시 민아다.
또 할말만 하고 끊어버린다.
‘혹시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
민아의 말을 들은 순간 왜 그 남자가 생각났을까....
카페 옴므.
“딸랑딸랑----”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민아가 지은을 향해 손짓한다.
“기집애..예쁘게 하고 왔네?”
“너 체면 세워 주려고 그래. 임마.”
“그런데 남자는?”
“아직이야!”
“매너하고는....”
투덜거리는 지은에게 눈을 흘기는 민아.
“딸랑딸랑----”
문 쪽으로 시선이 간다.
여자다.
긴 생머리에 왠지 섹시하고 위험한 향기가 풍긴다.
여자가 자신의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나 화장실좀 다녀올게”
지은은 백을 들고 자리를 뜬다.
화장실로 들어간 지은은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첫 출근 때 입었던 분홍색 레이스 원피스 치마와 짧은 흰색 자켓을 입은 지은은 평소보다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립글로스를 한번 더 발라준 후 화장실을 나오던 지은은 깜짝 놀란다.
조금 전의 섹시한 미인의 맞은편에 성우가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지은아! 여기!”
지은이라는 이름에 성우가 지은 쪽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뭐야...............예전엔 먼저 아는척하며 인사하더니...........'
왠지 섭섭하다.
민아가 지은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상대방 남자가 도착한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지현석 입니다. 민아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네....안녕하세요.”
지은은 조건 반사적으로 미소를 짓는다.
차를 시키고, 상투적인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상대방은 27세의 대학원생으로 건축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소개를 주고받던 와중에 민아는 자리를 떳고, 남자는 계속해서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중이
다.
하지만 지은의 신경은 온통 옆 좌석을 향해 있을 뿐이다.
지은을 보고도 모른 체 고개를 돌려버린 성우가 신경 쓰인다.
“그래서....지은씨는 교사 일에 만족하십니까?”
“네.....아이들도 예쁘고...보람도 있고...좋아요.”
준비된 대답을 한다.
오늘도 조신한 처녀 선생님 모드인 지은이다.
“성격이 참...조용하시고 여성스러우시네요...”
‘이사람..........여자 보는 눈이 없군..........’
“그렇게 보이나요?”
반문하며 웃는 지은.
“네...현모양처감인 것 같은데요....”
“아...감사합니다..”
‘이 남자야...나 같은 부인 만나면 고생 한다구요....’
“저는 지은씨가 마음에 드는데 지은씨는 어떠신가요?”
상대방남의 갑작스런 말에 당황스러운 지은.
‘요즘은 이렇게 빠른 거냐.....’
“저기.....만난지 2시간도 안됐는데요.....”
“시간이 중요합니까? 저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스러우신 지은씨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아.........실수다.......괜히 조신한 처녀 선생님 모드를 했나...’
“저기...그렇지만..”
“그 여자 어디가 조용하고 여성스럽다는 겁니까!!!!!!!”
놀라 보면 성우가 씩씩거리며 지은의 테이블 앞에 서 있다.
“누구십니까!”
남자의 말을 무시한 채 성우는 말을 이어간다.
“저 여자가 얼마나 덜렁대고 웃긴지 아십니까?”
“현모양처?!!!! 하-! "
성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콧방귀를 뀐다.
"대추와 생강을 넣고 다리는 것도 요리라고 하는 여잡니다!! 마트에서는 항상 3분 카레를
살까 3분 짜장을 살까 10분 이상을 고민하는 여자란 말입니다!”
지은은 너무 놀라 할말을 잃었다.
상대방남도 꽤나 놀란 모양이다.
“말해보세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아니..저 그게...”
갑작스런 성우의 반문에 말이 막힌 지은이다.
“이거 다 내숭 아닙니까?”
내숭이라는 말에 반박할 여지가 없는 지은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기 시작한다.
점점 궁지로 몰리는 지은.
“그리고 유부녀가 이렇게 처녀 행세하면서 미팅이나 하고! 남편은 알고있습니까? 유부녀면
유부녀답게 하고 다니란 말이야!”
성우의 언성은 점점 높아져갔고, 말은 어느새 반말이 되어있었다.
성우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지은은 반말과 “유부녀”란 단어에 발끈한다.
“이 사람이...유부녀라뇨!!! 혼삿길 막히게!!!!!"
"그리고!!! 몇 살인데 반말 이예요!”
“반말한 건 미안해요...흥분해서...하..하지만 이전에 동생이라는 사람이 형부 치수가 어쩌고
하면서 제 친구에게 사이즈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그건 사람이름 이었다구요! 제 친구 남자친구 이! 형! 부!”
성우는 잠시 멈칫한다.
“영화관에서는 뭡니까! 남자가 다정하게 당신 어깨에 머리 기대지 않았습니까?!”
“그건 모르는 남자예요! 자꾸 졸면서 기대 오길래 자꾸 치우는 것 도 지겨워서 내버려 둔거
라구요!”
“박지은씨 바봅니까? 그런 건 성희롱입니다!! 왜 그냥 둔겁니까!”
듣고 있자니 점점 열이 받는 지은이다.
“현석씨 죄송해요! 이만 자리 옮겨요.”
“아직 내말 안 끝났어요!”
일어서는 지은을 다시 억지로 앉힌다.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지은.
“이봐요! 차성우씨! 도대체 당신이 무슨 상관 이예요! 멋대로 유부녀를 만들지 않나! 성희롱
당한다고 화를 내지 않나! 남이 내숭을 떤 덜지 말던지 당신 애인에게나 가보세요!“
갑자기 말문을 닫는 성우.
잠자코 앉아있던 섹시한 미녀가 일어나더니 성우에게 다가간다.
“성우야.....쿡쿡..저런 타입에게는 지금 니 방법 안 먹혀....."
"생긴 건 여운데....알고 보니 곰이군..."
미녀가 지은을 찬찬히 훑어본다.
"성우야..직구로 던지라구!!”
성우의 볼을 톡톡 치며 귓속말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 지은이다.
여자는 지은에게 시원하게 눈웃음치며 가볍게 목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간다.
말문을 닫았던 성우가 입을 뗀다.
"한번만.......한번만 더 불러주십시오."
" ? "
지은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성우를 계속 바라보자
“이름말입니다! 조금 전에 차성우 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한번만...더..불러주십시오.”
“......에에.?.”
지은은 어이가 없다.
혼자서 화를 내더니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한다.
“그거 아십니까?”
“저.......대추 알레르기 있습니다.!!"
" ? "
"대추 근처에도 가지 않던 제가 대추와 생강을 다렸단 말입니다."
"기껏 목이 좋아졌나 했더니 미팅에 나와 그 목소리로 다른 남자 이름 부르고....."
"보기 싫습니다.!!!!”
“...............”
“좋아합니다!"
"부르고 싶다면 제 이름이나 원 없이 불러 주십시오.”
당황스러운 지은.
"저....미남 싫어해요"
"미남 아닙니다!! 자세히 보면 새치도 있고!!!!눈도 짝짝이입니다.!!!"
"솔직히..지은씨에게 미남은 얼굴값 한다는 소리 듣기 싫습니다."
진지하게 말하는 성우의 모습에 지은은 웃음보를 터트려 버린다.
"그런데 방금 전에 그 여자분은...?"
"누납니다!!"
"아........혹시 기적이라는 노래 알아요?"
"아....저..그게....... "
성우는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아........성우씬 '말하자면' 밖에 못 부르려나?.........크..큭큭"
놀림조의 지은의 말에 성우는 얼굴이 붉어진다.
이전 벅스클럽에서의 그의 노래를 기억해 낸 것이다.
"우리..노래방부터 시작할래요?"
"네?"
"데이트 말이 예요!"
"아..........!"
성우는 대답대신 시원스레 웃는다.
두달 후.
"까페 모카 두 잔 포장이요!"
가게 안에는 캐롤이 신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신나는 캐롤에 왠지 기분이 좋아진 지은은 창밖을 본다.
"아....눈올 것 같네..."
"까페 모카 두잔 나왔습니다."
따뜻하게 품속에 넣어 대학교로 향하는 지은.
"툭툭---"
"저기요....이거...드시고 하세요.."
아직 앳되어 보이는 여자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성부에게 캔 커피를 내민다.
"됐습니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딱 잘라 거절하는 성우의 모습에 여자는 무안한 듯 얼굴이 붉어지더니
이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바쁘게 나가버린다.
'휴..........지은이 봤으면 또 ....'
'헉!'
언제 왔는지 지은이 옆에서 베시시 웃고 있다.
'이런..!!!!!'
커피를 홀짝이며 지은이 묻는다.
"오늘은 몇 번이야?"
"...으..응? ...뭐가?"
"이봐 모른 척 할꺼야?"
지은이 귀엽게 눈을 흘기며 성우의 볼을 잡아당긴다.
"아...아야......2명..!!!!"
"하지만 모두 딱 잘라 거절 했다구!"
"으이구!! 이래서 미남이 싫단 말이야!!"
"또! 또!. 내가 그 말 싫다고 했잖아.."
지은은 성우의 말을 무시한 채 볼을 더욱 잡아당긴다.
"아...아..아야야..야!!..아퍼!!"
"싫어!! 너 얼굴 넙데데해 질 때까지 잡아당길래.."
"제발 참아줘라...."
성우가 우는 시늉을 한다.
"흐응.....그럼...오늘은 이정도로..봐줄까?"
지은이 성우의 볼에서 손을 떼자마자 성우가 지은의 입술에 기습뽀뽀를 한다.
싫지 않은 듯 웃으며 눈을 흘기는 지은.
"노래 연습은 많이 했어?"
"아...그..그게말야..."
노래라는 단어에 안색을 바꾸며 뒷걸음질치는 성우.
도망치듯 도서관 대여실로 들어가 버린다.
쫒아가는 지은.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지은은 보이지 않는 성우 찾는다.
순간 대여실 구석 창가 쪽에서 나즈막히 노래 소리가 들린다.
"나 그대의 눈을 바라보면 이 모든 게 꿈인 것 같아요. 이 세상 많은 사람 중에 어쩌면 우
리 둘 이였는지~기적 이였는지도 몰라요...."
"찾았다!"
보면 낮은 창문턱에 성우가 앉아있다.
"나 잘 불렀지? "
"뭐.....처음에 비하면...."
첫 노래방 데이트 때 성우의 노래가 생각나는지 지은은 쿡쿡 웃는다.
"상 주세요! 선생님~!"
웃으며 성우가 양팔을 벌린다.
안기라는 신호이다.
순순히 안기는 지은.
그런 지은을 보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힘을 주어 꼬옥 안는다.
"지은아!"
"응?"
"지은아...."
"왜!! 박광 열 받으면 무서운거 알지?"
지은은 성우의 품에서 나와 성우에게 장난조로 협박한다.
그런 지은을 보며 웃는 성우.
"어련하시겠습니까!!! 하하"
성우는 지은을 뒤에서 끌어안아 무릎에 앉히는 후 귓가에 대고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
작 한다.
자신의 귓가에 노래를 부르는 성우의 행동에 왠지 모르게 웃음이나는 지은.
"이봐! 지은~! 잘 들으라구!!..흠흠"
성우는 웃는 지은에게 사뭇 진지하게 말하며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사랑한다는 말
내겐 그렇게 쉽지 않은 말..
사랑해요..
너무 흔해서 하기 싫은 말...
하지만 나도 모르게...
늘 혼자 있을 때 내 입에서 맴도는 말...
사랑한다는 말...
네게 눈으로 하고싶은 말..
사랑해...난 맘으로 하고 싶은 말...
나..아끼고 아껴서 너에게 하고 싶은 그 말........"
첫댓글 귀여우신 커플. 유후,. 정말로 웃음이 절로 그려지네요.^^잘 보고 가요/
^-^코멘 감사합니다. ^ -^존주말요-